[기자수첩]소비자 볼모 화물연대 파업, 합당한 책임져야

  • 등록 2021-10-25 오후 4:44:30

    수정 2021-10-25 오후 9:24:37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파리바게뜨에도 다시 빵이 풍성하게 채워지기 시작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노조가 운송 거부 약 51일 만에 파업을 종료하고 이달 23일부터 현장에 복귀하면서다. 지난달 3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SPC지부 소속 배송기사들이 파리바게뜨 물류센터 길목을 막아서며 파업에 돌입한지 51일 만이다. 해당 지역 배송기사들이 편한 배송 코스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마찰을 빚었던 게 노조가 개입하면서 돌연 ‘배송기사들의 노동 환경 개선’ 등이 파업 명분으로 내세워졌다.

▲지난 2일 오후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파리바게뜨 등 SPC그룹 가맹점에 빵과 재료 운송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노총 화물연대 SPC지부 소속 배송기사 노조원들이 대체 배송차량 통행을 막아서며 진출입로를 확보하려는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사진=화물연대 광주본부)
이 기간 전국 3400여곳 파리바게뜨 매장으로 가야 할 재료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매대 곳곳에는 빵이 없고 그 빈자리는 가맹점주들의 한숨으로 채워져 갔다. 이들의 운송거부 기간 동안 SPC 측은 대체 배송차량을 마련하며 피해 보전에 나섰지만 온전할 수는 없었다. 다행히도 지난 19일 화물노조가 SPC 측 지역 운수사와 합의안을 타결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이제 파리바게뜨 매장들은 여느 때처럼 평온함을 찾은 모습이지만 속사정은 조금 다르다. 화물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으로 애먼 가맹점주들과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었는데 보상 길은 막막해서다. 점주들은 매출 감소부터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단골고객 이탈 등의 비금전적 피해를 봤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때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없는 크고 작은 불편을 겪었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주협의회와 지역 물류사 측은 개별 피해 수준을 파악해 화물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화물노조는 잇속은 챙기면서도 ‘노조 탄압하는 손배소 중단하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며 나 몰라라 하고 있다. SPC 측은 소송은 당사자 간 문제로 본사가 직접 개입할 부분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결자해지’라고 했다. 툭하면 시민을 볼모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식의 구시대적 단체행동은 더 이상은 안 된다. 무리한 쟁의로 타인과 사회적으로 피해를 줬다면 합당한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이 현대 사회의 성숙한 노조가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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