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발력으로 보이스피싱 막았죠"…웰컴저축 이선영·구주랑·서인혜씨

금감원 사칭 전화, 저축은행에 신분증 도용당했다며
사기연루되지 않기위해 돈 맡아 보관하겠다고 지시
저축은행도 사기 가담, 인테리어 비용 등 이유 종용
  • 등록 2022-01-19 오후 4:29:15

    수정 2022-01-19 오후 4:29:15

(왼쪽부터) 웰컴저축은행 강남역 지점의 구주랑 계장, 이선영 차장, 서인혜 계장.(사진=웰컴저축은행)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창구를 찾아온 한 고령층 고객이 다짜고짜 5000만원 가까운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겁니다. 상담 데스크 밑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의심스러웠죠. 서초 경찰서에 전화해 보이스피싱 협조를 구했습니다.”

5000만원 가까운 큰 돈을 날릴 뻔한 고객의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막아낸 웰컴저축은행 강남역지점의 이선영 차장은 19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7월 만 78세 여성 고령자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은 공으로 이 차장과 서인혜·구주랑 계장은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지난해 31일 감사장을 받았다. 특히 이 차장은 지난 2018년 4월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등의 공로로 금감원 저축은행 우수 영업인 상을 받았다.

이날 오전 11시께 최초로 고객을 마주한 서인혜, 구주랑 직원은 막무가내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고객의 말에 휘둘리지 않았다. 웰컴저축은행 자체 ‘금융사기 예방진단표’에 따라 보이스피싱 사례로 의심부터 하기 시작했다. 금융사기 예방진단표에 따르면 이러한 이유로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경우 보이스피싱 의심 사례로 볼 수 있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책임자이자 보이스피싱 냄새에 밝았던 이 차장은 “고객분이 오자마자 현금 인출을 요구하면서 ‘인테리어 자금으로 사용하려고 한다’, ‘사업자금으로 쓰려고 한다’, ‘시골로 가서 인테리어 비용 대납처리를 하려고 한다’, ‘아들이 가지고 오라고 했다’고 말하는 것을 봤을 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현금 인출을 요구하는 고객과 한 시간 이상의 실랑이 속에 이 차장은 결국 서초 경찰서에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다. 이 차장은 “(경찰에) 지점에 60세 이상 노인분이 있는데 ‘경찰 안전 귀가 서비스’를 요청했다”며 “60세 이상 노인분이 1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인출할 때 경찰서에서 인출부터 귀가까지 안전하게 돕는 서비스가 있어, 이것을 기억하고 협조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점에 도착한 경찰들은 고객을 상대로 현금 인출 등의 목적을 물었으나 30분 이상 실랑이를 벌일 뿐이었다. 이 차장은 “고객분이 경찰분들에게 외려 은행에서 왜 돈을 주지 않느냐, 경찰까지 와서 현금을 못 찾게 하느냐, 본인은 이상한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는 식으로 항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분이 아들 말만 믿을 수 있다고 해, 경찰분들이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며 “아들이 전화로 보이스피싱에 당한 것 같다고 말하자 고객분의 현금 인출 요구도 끝났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나중에 고객분과 따로 이야기를 해보니 금감원을 사칭한 쪽에서 고객에게 전화로 본인의 신분증이 저축은행에 도용돼 사기계좌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며 “사기사건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 돈을 모두 빼 보관해주겠다고 요구하며, 다만 저축은행도 사기사건에 가담해 있으니 아무 말도 해주지 말라는 식으로 고객에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테리어 자금 등의 이유로 찾으러 왔다는 식의 지시도 내린 것으로 들었다”고 부연했다.

한편 웰컴저축은행은 현재 전 지점에서 고령자 전담창구를 운영 중이다. 대면 응대에 익숙한 이들 고객이 더욱 믿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전담창구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또 전기통신금융사기 예방 전산 시스템도 구축했다. 창구에서 500만원 이상 고액 현금인출 시 보이스피싱 위험 노출을 알려 고객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응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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