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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부끄럽다”…러시아 외교관 공개 사직

“우크라이나 전쟁은 범죄” 비판
러시아 정부 측 공개 입장 없어
  • 등록 2022-05-24 오후 10:35:17

    수정 2022-05-24 오후 10:35:17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제네바 주재 러시아 외교관이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공개 사임했다. 이 러시아 외교관은 “조국이 이처럼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며 영원한 권좌를 누리려고 전쟁을 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정부 측은 이에 대한 공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CNN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주재 러시아 대표부의 참사관인 보리스 본다레프는 23일(현지시각) 외교관들에게 영문 서한을 보낸 뒤 공개 사직했다.

보리스 본다레프 스위스 제네바 주재 유엔사무국 소속 러시아 외교관의 여권 사진. 본다레프는 23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고 사임했다(사진=AP/연합뉴스).
본다레프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한 장짜리 성명서를 통해서도 “20년간 외교관으로 일하면서 외교정책 전환을 여러 번 겪었지만 2월 24일(침공일) 만큼 조국이 부끄러웠던 적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이번 전쟁이 극소수 권력계층의 욕망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본다레프는 “전쟁을 마음에 품은 이들이 원하는 것은 거만한 궁전에서 살고 크고 비싼 요트를 몰면서 무한한 권력을 즐기는 것”이라며 “이런 목적을 위해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러시아 국민까지도 희생됐다”고 비판했다.

본다레프는 직속상관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겨냥했다. 그는 “라브로프는 훈련된 엘리트 외교관으로 많은 존경을 받았지만 이제는 분쟁을 조장하고 핵위협을 일삼는 사람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러시아 외무부는 외교를 위한 조직이 아닌, 전쟁을 부추기고 거짓과 증오를 추구하는 곳이 됐다”며 “외무부는 내 고향이자 가족이지만 더는 피비린내 나고 어리석은 이 조직에 있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본다레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는 “솔직히 나의 사직이 큰 변화를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결국 큰 벽을 쌓는데 필요한 하나의 벽돌이 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한편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본다레프의 성명은 크렘린궁의 허위 선전에도 푸틴에 반대하고 그가 지구촌 전체에 끼친 위험을 공유하는 러시아인들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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