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尹 인수위의 내로남불 인사

대우조선 알박기·내로남불 비판하면서
인수위도 배타적인 내로남불 코드 인사
여가부 폐지 비판 인사 쫓아낼 게 아니라
“국민 통합 최우선” 윤 당선인 약속 지켜야
  • 등록 2022-03-31 오후 5:35:55

    수정 2022-03-31 오후 9:21:35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이 정도 쓴소리도 포용하지 못합니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통합 노선이 걱정됩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월10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당선 소감을 밝히면서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하나다. 지역이나 진영, 계층 따질 것 없이 대한민국 국민은 어디에 계시든 똑같은 이 나라 국민이고 모두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며 “저도 이 나라의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DB)


김태일 장안대 총장은 수 차례 걱정을 토로했다. 김 총장은 합리적인 중도개혁 성향의 정치학자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창당한 국민의당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정당을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해왔다. 김한길 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이 김 총장을 정치분과위원장으로 삼고초려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김 총장은 3월30일에 임명된 지 하루도 채 안 돼 자진사퇴했다. 국민의힘에서 굉장히 강렬한 반발이 있어 정상적인 위원장 활동이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는 게 김 총장의 입장이다. 앞서 김 총장은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대선 공약에 대해 ‘국민 갈라치기’라고 쓴소리를 했다. 여가부 폐지 공약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쫓겨난 셈이다.

김 총장의 정치적 행보에 대해 여러 비판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은 이 같은 인사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인수위가 보인 ‘배타성’이다. 정치적 입장이 똑같지 않다는 이유로 융단폭격하고 배제하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 국민 통합을 추구하겠다고 밝힌 약속과도 배치되는 것이다.

인수위는 31일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대표 선출에 대해 비상식적 인사라고 비판했다.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 하지만 정권 말기에 이른바 ‘문재인표 인사’를 꽂는 ‘알박기’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또 하나의 내로남불 인사라는 비판도 제기했다.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 배타적인 내로남불 인사를 했다는 인수위 비판은 경청할 부분이다.

이 같은 잣대는 인수위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의 알박기 인사를 비판하면서 인수위 역시도 스스로 배타적인 내로남불 코드 인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말만 들으면 안 된다. 승자독식이 아니라 절반만 가진다는 생각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 통합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는 윤 당선인 약속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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