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WSJ 특파원 간첩 혐의로 구금…냉전 이후 처음(종합)

러 당국 "러 기업서 국가기밀 정보 수집"
WSJ "혐의 강력 부인…즉각 석방하라"
  • 등록 2023-03-30 오후 10:06:05

    수정 2023-03-30 오후 10:06:0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박종화 기자] 러시아 정보당국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간첩 협의로 구금했다.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체포된 것은 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날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미국 국적의 이반 게르시고비치(31) WSJ 모스크바지국 특파원을 구금했다.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구금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모스크바지국의 에반 게르시코비치 특파원. (사진=AFP 제공)


FSB는 “게르시고비치가 미국 측의 지시에 따라 러시아 군수산업단지 내 기업 한 곳의 활동에 대한 국가기밀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며 “미국 정부를 위해 간첩 활동을 한 것으로 의심 받는 게르시코비치의 불법 활동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FSS는 다만 게르시고비치가 어떤 기밀을 어떻게 수집했는지 등 구체적인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게르시고비치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러시아의 용병집단인 와그너그룹을 취재하던 도중에 구금됐다고 전했다. 러시아 형법에 따르면 게르시고비치의 간첩 혐의가 확정될 경우 최고 징역 20년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게르시고비치는 2017년부터 러시아를 취재해 왔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겪고 있는 경제난에 대해 주로 다뤄 왔다. WSJ 합류 전에는 AFP 모스크바지국과 모스크바 타임스에서 각각 근무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안은 FSB 소관”이라면서도 “그 기자는 현행범으로 적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적인 취재 활동을 수행하는 WSJ 직원들의 업무 지속에는 아무 장애물이 없다”며 “허가 받은 기자들은 계속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성명을 내고 “FSB가 제기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한다”며 “신뢰 받고 헌신적인 기자인 게르시고비치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게르시코비치와 그의 가족과 연대할 것”이라고 했다.

WSJ는 아울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뒤 국내 반대파를 탄압한 이후 러시아 내에서 보도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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