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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 어떤 업종에 얼마나 도입됐나요?
  • 애플페이, 어떤 업종에 얼마나 도입됐나요?[궁즉답]
  • 애플페이 사용 화면(사진=현대카드)[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최근 다니다 보면 스타벅스 등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 단말기가 종종 보이는데요. 애플페이 도입 이후 현재까지 단말기 도입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주로 어떤 업종에서 많이 도입했는지 궁금합니다.지난 3월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 이후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최근 다양한 업종의 매장 계산대에는 ‘Apple Pay’라는 마크가 있는 곳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아이폰과 현대카드를 쓰는 사람이라면 애플페이를 지원하는 매장에서 실물카드 없이 애플페이로 결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가 구비돼 있어야 결제가 가능합니다. NFC는 10cm 이내의 거리에서 무선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로,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기기에 접촉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블루투스 페어링이 됩니다. 복잡한 설정 과정 없이 쉽고 빠르게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기기를 연결하며, 근거리 통신을 지원하기 때문에 암호화 과정에서 보안성이 좋다는 장점도 있습니다.하지만 출시 당시 국내 매장에 보급된 NFC 단말기 비율은 전체 단말기 가운데 10% 안팎에 불과해 결제 가맹점이 적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는데요. 현재 15만~20만원으로 알려진 NFC단말기 교체 비용은 초기 현대카드에서 일부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별도로 정부도 가맹점들의 NFC 단말기 도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과 동반성장위원회는 연매출 30억원 이하의 영세·중소가맹점을 대상으로 NFC·QR 단말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애플페이 출시가 본격화되고 시간이 갈수록 NFC 단말기 비용이 저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별한 지원금 없이도 자발적으로 가맹점을 신청하는 업체도 증가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반면 학계 등에서는 NFC 결제 단말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자영업자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애플페이를 찾는 고객이 한 풀 꺾이게 되면 가맹점들은 굳이 NFC 단말기를 새로 들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애플 이용자들이 다양한 신용카드 가맹점에 애플페이를 쓰길 원하느냐에 따라 NFC 단말기는 가맹점주에게 여전히 부담으로 다가오거나, 혹은 필수적 비용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애플이 현대카드와 함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지난 3월 21일 한국에서 출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커피전문점 매장에서 애플페이로 상품을 결제하고 있는 모습.현재 애플페이 국내 참여 브랜드는 총 150여개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편의점, 백화점·쇼핑, 마트·슈퍼, 커피, 제과·디저트, 외식, 호텔·리조트, 주유·충전, 영화·도서, 레저·여행 등으로 나뉩니다. 그렇다면 애플페이는 어떤 업종에 많이 도입됐을까요. 도입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지만 주 사용처는 확인해볼 수 있었는데요. 현대카드 통계에 따르면 애플페이 도입 후 910만건 결제 내역을 분석한 결과 GS25에서 결제된 비율이 25%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많은 금액이 결제된 곳은 생필품을 구매하는 코스트코(22%)였습니다. 다만 이는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이 아직 편의점과 같은 소액 결제처에 그친다는 점을 방증하기도 합니다. 아이폰의 사용층이 저연령층에 국한돼 있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이는 데요. 최근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 중 MZ 세대의 비중은 8할에 이를 정도입니다. 이중 20대가 51%로 가장 많았다고 하는데요. 실제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애플페이가 도입된 직후 4월 한 달간 개인 일시불 카드 이용 금액은 7조629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도입 전인 3월의 이용 실적과 비교하면 오히려 1000억원 넘게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가 젊은 층을 단기간에 빠르게 흡수했지만 정작 효과적인 돈벌이가 되는지는 아직도 퀘스천 마크가 붙는 이유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6.13 I 정두리 기자
기후변화로 대기 불안정…여름철 낙뢰사고 예방법은?
  • 기후변화로 대기 불안정…여름철 낙뢰사고 예방법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주말 새 강원 양양 설악해변에서 벼락 맞은 30대 남성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낙뢰를 마주했을 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행동요령은 무엇인지, 또 미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지난 10일 오후 7시 33분께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설악해변에서 낙뢰 추정 사고로 6명이 쓰러졌다.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지난 10일 양양군 해변에서 낙뢰를 맞은 3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낙뢰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로 한반도 대기 상층과 하층 온도 차이가 커져 낙뢰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낙뢰 발생 시 대처행동을 숙지할 필요성도 제기된다.양양군 설악해변을 방문한 30대 남성 조모씨는 지난 10일 오후 5시 33분께 낙뢰에 맞은 후 병원 치료를 받다가 11일 오전 4시 15분께 사망했다. 조씨는 낙뢰에 맞은 뒤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10분 만에 호흡과 맥박이 돌아왔지만 끝내 숨지고 말았다. 조씨 외에도 이번 낙뢰사고로 서핑을 끝내고 해변에 있던 4명과 근처에서 우산을 쓰고 가던 1명도 낙뢰사고를 당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낙뢰는 뇌우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발생하는 번개 현상으로 통상 ‘벼락’이라고 부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한 해 평균 10만 8719번의 낙뢰가 발생했다. 지난해는 3만 6750건으로 전년 대비 66.20%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낙뢰의 90%는 호우가 집중되는 여름철(6~8월)에 주로 일어났다. 다만 낙뢰로 인한 사망 피해는 크지는 않은 편이다. 행정안전부(행안부)에 따르면 지난 10년간(2013~2022년) 낙뢰 사고 사망자는 7명, 부상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낙뢰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당부된다.여름철 낙뢰 사고를 막기 위해 필요한 행동요령은 무엇일까.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낙뢰 사고 예방 행동요령’을 살펴보면 가장 좋은 방법은 낙뢰가 예보됐을 시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다. 야외활동 중인 경우에는 뾰족한 물체나 홀로 서 있는 나무 등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게 좋다. 낙뢰는 나무나 깃대 등 뾰족하고 높은 물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한쪽 발만 땅에 접촉하면서 짧은 보폭으로 걷거나 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일 우산, 낚싯대, 골프채 등 금속성이거나 길고 뾰족해 낙뢰를 유발할 수 있는 물품은 접거나 눕혀 놔야 한다.한국전기연구원은 통상 낙뢰로 인한 사고 가능성은 낮지만, 위험성이 높은 낙뢰를 구분하기 위해서 ‘30-30 규칙’을 활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30-30 규칙’이란 번개를 본 이후에 천둥소리가 들릴 때까지의 시간을 센다. 이 시간이 30초 또는 더 짧다면 즉시 건물이나 자동차(오픈카 제외)와 같은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비가 그치거나 천둥소리가 작아져도 천둥소리가 난 후 최소한 30분께 더 기다렸다가 움직여야 한다고도 덧붙였다.이번 양양에서처럼 해변의 경우에는 천둥소리가 나면 즉시 그 자리를 피해야 한다. 낙뢰전류는 물속에서 매우 넓게 퍼져 나가므로 물에서 빨리 벗어나는 방법 외에는 없다. 해변에서는 뇌격지점에서 약 100m 지점까지도 위험하다. 부득이하게 개방된 해변 장소에 있다면 손은 귀를 덮고 머리는 가능한 땅에 가깝게 해 웅크려 앉아야 한다. 땅 위에 다리를 모으고 서 있는 사람은 직격뢰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한국전기연구원 관계자는 “낙뢰 예보를 잘 살피고 예보가 됐다면 외출하지 말고 집안에 머무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야외에서 활동할 경우에는 반드시 예보를 확인하고, 낙뢰가 예상되면 우산보다는 비옷을 준비해 가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2023.06.12 I 송승현 기자
지역 축제장 바가지요금, 지자체가 막을수 있나요?
  • 지역 축제장 바가지요금, 지자체가 막을수 있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Q. 최근 방송된 TV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에선 옛날 과자 바가지 논란이 일었습니다. 출연진이 영양의 한 시장에서 전통 과자를 세 봉지 사려고 하자 상인이 한 봉지에 7만원을 요구했기 때문인데요. 최근 이 같은 전통 시장 바가지 논란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전통 시장과 이동 상인에 대해 점검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높은 가격을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개별 상인의 영업을 막을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이런 논란이 어디 ‘1박 2일’로 유명세(?)를 탄 영양 뿐일까요.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는 지역 축체가 열리면 이런 바가지 요금에 대한 불만이 간간이 있는데요.‘1박 2일’의 과자 한봉지 7만 원이 나오기 전에는 함평 나비축제, 남원 춘향제, 진해 군항제 등 축제에서 고기 십여점 올라간 돼지수육 4만 원, 유치원생 손바닥만한 파전 두장에 2만 원, 어묵꼬치 하나에 3000원 등등등.기분 좋게 축제를 즐기기 위해 방문한 관광객들의 기분을 잡치게 만드는 축제 속 먹거리 바가지 요금 사례가 있습니다.KBS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방송 장면.축제장 상인들의 바가지 요금을 콕 집어 제재할 만한 규정은 없지만 지자체들은 허가를 받지 않은 노점 형태의 상인들의 영업을 막으려고 하면 막을수는 있다고 합니다.하지만 즐거운 축제의 현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만큼 바가지요금을 걱정해 상인들의 영업행위 자체를 막기에는 부담이 있습니다.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대형 축제 대부분이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운영하거나 각종 단체에 위탁해 열리고 있는데 지방자치단체는 개별 상인들이 터무니 없이 비싸게 음식값을 받는 것을 금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는 입장입니다.게다가 이런 축제장 바가지요금에는 행사장만 찾아 다니면서 장사를 하는 속칭 ‘전문장사꾼’으로 불리는 상인들의 역할도 큽니다. 이번 ‘과자 한봉지 7만 원’ 논란을 낳은 것 역시 매번 상인들이 이동하면서 영업을 하는 이유로 지자체 관리 범위 밖에 있는 ‘꾼’들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그렇다고 매번 지자체들이 손을 놓고 있다가 문제가 터지면 사과하는, 이런 방식으로는 국민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합니다.지자체들이 점검을 하겠다고 하는 것 역시 이런 상인들이 판매하는 음식의 가격에 직접 관여한다는 것은 아닙니다.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해 위생상태 및 원산지 등에 대한 집중 점검으로 이런 상인들에게 ‘가격을 내리세요’라는 의미를 담은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입니다.여기서 더 나아가 외부 상인들의 축제장 진입 자체를 막는 지자체도 있습니다.‘파주개성인삼축제’와 ‘장단콩축제’ 등 매년 대형 축제를 여는 경기도의 파주시는 축제장 내 먹거리 판매를 새마을회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봉사단체에 일임하고 있습니다.판매 가격 역시 시와 협약을 통해 책정되고 수익금은 다시 지역사회로 환원돼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됩니다.그렇다고 해서 ‘전문장사꾼’, ‘이동상인’ 모두를 바가지요금을 받는 상인들로 매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이 가진 ‘5일장’이라는 전통문화를 지탱해 온 한 축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한 지자체 관계자는 “최근 지자체 축제장 바가지요금으로 논란이 있는데 이런 행사장에서 장사하는 모든 상인들을 싸잡아 비난해서는 안됩니다. 올바른 축제·행사장 판매문화를 정립하기 위해 지자체가 예방적 차원의 관심을 갖는다면 이런 불편한 상황들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합니다”고 전해 왔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6.08 I 정재훈 기자
'범죄도시' 속 조폭들은 왜 유독 '구찌'를 좋아하나요
  • '범죄도시' 속 조폭들은 왜 유독 '구찌'를 좋아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범죄도시3 스틸컷. (사진=범죄도시3)Q. 박스 오피스 1위를 달리는 영화 ‘범죄도시3’에서 조직폭력배 패션으로 온몸에 구찌를 착장한 모습이 여러 번 나오는데요. 온 몸에 문신을 한 남성이 구찌 가방을 옆구리에 낀 모습이 온라인 상에서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영상)으로 돌기도 해 웃음을 사곤 합니다. 많은 명품 브랜드 가운데 유독 구찌가 조직폭력배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A: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범죄도시3’에서 구찌가 조직 폭력배들이 즐겨 입는 옷이란 고정관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요. 브랜드 이미지 나락 보낸 책임으로 구찌가 범죄도시에 소송해야 할 판이죠.”영화 ‘범죄도시3’가 전작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어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는 시리즈마다 주연 마동석뿐만 아니라 악당 역할과 감초 역할을 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늘 화제가 되어왔는데요. 특히 이번 영화의 경우 관람객 사이에서 감초 캐릭터 ‘초롱이(고규필 분)’의 명품 패션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초롱이는 극 중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제품을 자주 착용하고 나오는데요. 양팔을 휘감은 문신 위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구찌 티셔츠를 착용하는가 하면, 꽉 끼는 티셔츠에 형광색 반바지에 구찌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클러치를 든 모습은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밈 ‘문신 돼지’를 연상케 하는데요.범죄도시3 스틸컷 배우 고규필(좌)과 온라인 상 떠도는 밈. (사진=범죄도시3, 디젤매니아커뮤니티)구찌가 소위 ‘갱스터’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 중심에는 구찌의 전성기를 이끈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알렉산드로 미켈레의 영향도 작용했다는 게 패션업계의 공통된 반응입니다. 지난 2015년 구찌의 CD로 발탁된 미켈레는 침체일로를 겪던 구찌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은 인물로 유명합니다. 미켈레를 상징하는 ‘맥시멀리즘(화려하고 과장된 경향)’과 독특하고 튀는 디자인, 강렬한 로고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구찌는 당대 가장 트렌디한 명품으로 제2의 전성기를 쓰게 되는데요. 미켈레 부임 후 구찌는 2017년 에르메스, 2018년 샤넬을 제치며 2020년 브랜드가치 기준 1위 루이비통에 이은 2위 브랜드로 도약합니다.구찌 2017년 알렉산드로 미켈레 컬렉션. (사진=구찌)미켈레는 가방과 의류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모든 제품에 절반 이상을 구찌 로고로 뒤덮은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젊은 감성과 화려한 디자인에 깡패들도 매료됐던 걸까요. 특히 미켈레는 뱀, 호랑이, 나비, 벌 등 다양한 동물과 곤충을 디자인에 활용하며 밋밋한 디자인에 생명을 불어넣었는데요. 구찌만의 강렬한 동물 무늬는 깡패들이 몸에 새긴 다양한 문신과 함께 더 강렬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흔히 조폭들의 경우 주목받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하다”며 “당대 구찌가 강조해온 로고, 디자인에 젊은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찌는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릴 펌 ‘구찌 갱’ 뮤직비디오 캡처(좌)와 제시와 염따. (사진=유튜브 캡처)구찌가 갱스터 브랜드의 상징이 되면서 유행을 선도하는 국내외 힙합 가수도 ‘구찌’를 직접 언급한 가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미국 힙합 아티스트 릴펌은 지난 2017년 ‘구찌 갱’이란 노래를 내면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제시도 같은 해 ‘구찌’라는 노래를 냈죠. 염따도 지난 2021년 구찌(9ucci)라는 제목의 앨범을 출시했습니다. ◇ 브랜드 이미지 타격…디자이너 교체까지 구찌 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렉산드로 미켈레(왼쪽)와 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사바토 드 사르노. (사진=구찌)하지만 미켈레의 디자인에도 명과 암이 있었습니다. 강렬한 스타일과 개성의 디자인이 인기 요인이었지만 이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찌를 멀리하기 시작한 거죠. 특히 깡패나 소위 ‘일진’이 찾는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구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됐습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굉장한 타격을 입은 셈이죠. 앞서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구찌와 같은 수난을 겪은 바 있습니다. 2000년대 버버리는 일명 ‘차브(농촌 하층 계급 출신의 일탈 청소년 또는 젊은이)족’이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화하면서 매출이 급감합니다. 이후 버버리는 차브족이 애용하던 야구모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죠. 구찌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지난해 11월 디자이너 전격 교체를 결정한 거죠. 미켈레는 2002년 이후 구찌에 발을 들인 이후 20년 만에 구찌를 떠나게 됐습니다. 이후 구찌는 지난 1월 30대 신진 디자이너 사바토 데 사르노를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했습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RBC캐피털마켓은 “미켈레가 7년간 구찌의 창조적 엔진을 담당한 뒤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구찌의 재점화를 위해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2023.06.07 I 백주아 기자
후쿠시마 오염수 설비 객관적 검증 방법 있을까요?
  • 후쿠시마 오염수 설비 객관적 검증 방법 있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추진하는 가운데 전문가 현장 시찰단이 시찰을 마치고 돌아와 지난달 31일 오염수 처리 설비들이 설계대로 설치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검사와 유지관리 계획 자료를 확보해 성능 판단을 하겠다고도 했는데,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사업자인 일본 도쿄전력에서 관련 설비를 다루고 각종 자료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본법을 따릅니다. 원자력 안전을 위한 행정기관인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의 관리·감독을 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한국원자력안전위원회의 규제를 받는 것과 유사합니다. 가령 우리나라에서 원전을 건설하거나 주요 부품 등의 성능을 확인할 때 원자력안전위원회 규제기준을 만족해야 합니다. 원안위에 따르면 일본정부도 NRA를 통해 다핵종제거설비(ALPS) 기기 성능, 처리기준 등을 심사했고, 이에 따른 해양 방류 승인과 안전성 검토를 했습니다.그동안 일본 정부는 ALPS 오염수 해양 방출이 한국, 중국 등 원자력 시설 보유국에서 실시하는 방사성 액체 폐기물 방출과 유사하게 국제기준인 ICRP(국제 방사선 방호위원회) 권고에 따라 규정된 규제 기준이나 법령을 준수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해양 방출 시에는 규제 기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물을 처리해 규제 기준치를 밑돌 때까지 정화한다고 하고 있습니다.도쿄전력은 홈페이지에서 “해수로 희석한 후의 방출수 중 삼중수소 농도는 1리터당 1500베크렐 미만으로, 일본 기준(1리터당 6만 베크렐)이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하는 음료수 수질 지침(물 1리터당 1만 베크렐) 보다 충분히 낮은 농도”라며 “국제법이나 국제 관행에 따라 인체, 환경에 대한 방사선 영향 평가를 한 후 내용을 공포하고, 방출 후에 계속 감시를 통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통해 국제 안전 기준에 입각한 객관적이고 투명성 있는 검토를 반복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지난 1일 한국, 미국, 스위스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와 IAEA 실험실이 참여하는 시료 분석 결과 보고서에서 일본이 오염수를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IAEA는 빠르면 이달 중 시료를 분석한 최종보고서를 낼 계획입니다.결국 관건은 우리나라가 일본 규제당국으로부터 기준, 지침을 제대로 확보하고 설비가 제대로 설치됐는지 자료를 계속 요청하고 검증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방사성 물질 농도와 영향 평가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장기적인 인체 영향성 평가를 살펴보면서 장비 유지보수 등이 제대로 이뤄지는지도 계속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6.02 I 강민구 기자
위급재난문자로 인기 급상승한 재난가방…필수품목은?
  • 위급재난문자로 인기 급상승한 재난가방…필수품목은?[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경계경보 재난문자로 인해 비상대비용품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재난상황이 벌어졌을 때 필수로 챙겨야 할 물품이 있을까요? 재난가방 필수품목이 궁금합니다.지난 5월 31일 기준 네이버 쇼핑 트렌드 차트에서 1위로 재난가방이 이름을 올렸다. (사진=네이버 쇼핑 화면 갈무리)[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전날(5월 31일) 북한의 우주발사체에 대해 서울시가 같은 날 오전 ‘경계경보’ 위급재난문자를 발송하자 처음 겪는 상황에 시민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한때 정부 지정 공공 지하 대피소 위치를 안내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안전디딤돌’이 먹통이 되는가 하면, 쇼핑몰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재난가방’이 오르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현재도 재난가방 또는 생존가방에 대한 인기는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재난가방을 추천해달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을 정도입니다. 네이버 쇼핑몰에 올라온 5만 7000원짜리 재난가방의 품목을 살펴보면 △배낭 △방진 2급 마스크 △다목적 장갑 △생존팔찌 △방수용 손전등 △건전지 △구급낭 △라이터 △보온비닐담요 △구조손수건 △간이화장실 △핫팩 △고글 보안경 △산소통 등 18개 품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밖에도 재난가방은 판매자에 따라 가격도, 품목도 천차만별입니다.비상시 물품은 생존가방을 구매해야만 구비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1일 행정안전부(행안부)에 따르면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비상대비 물자 준비요령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먼저 행정안전부는 ‘평상시에 가정에서 구비할 수 있는 생활필수품과 비상사태에 대비해 상비약품, 화생방 대비용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주기적으로 물자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교체해 관리하라고까지 조언합니다.국민재난안전포털에서 제시하는 비상대비 용품 권장사항. (사진=행정안전부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행안부가 안내하는 비상대비물자를 살펴보면 비상용 생활필수품으로 △가급적 조리와 보관이 간편한 쌀, 라면, 밀가루, 통조림 등 30일분 △식기(코펠), 버너 및 부탄가스(15개 이상) 등 취사도구 △담요, 내의, 라디오(건전지 포함), 배낭,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의류는 최소한 한 벌씩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따뜻한 옷과 신발을 준비해 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또한 가정용 상비약품으로는 소독제,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화상연고, 지혈제, 소염제 등이 있습니다. 의약외품으로는 핀셋, 가위, 붕대, 탈지면,반창고, 삼각건 등이 비상시 유용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화생방 상황을 대비해 방독면과 보호 옷 또는 비닐 옷, 비옷(우비), 방독장화와 장갑 또는 고무장화와 장갑, 피부 세척를 세척할 비누, 합성세제 등도 챙겨야 한다고 조언합니다.정부에서 위급 상황 시 필요한 품목이 많지만, 꼭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재난가방이나 생존가방 형태로 구비해 둘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행안부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비상대비물자를 휴대·이동이 쉽도록 배낭, 캐리어 등에 보관하는 게 좋다”며 “다만 식품의 경우는 가방에 넣어 방치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주기적인 교체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6.01 I 송승현 기자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는 왜 아직도 부족할까요
  •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소는 왜 아직도 부족할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전기차 충전 모습.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Q: 고속도로에선 전기차 충전이 너무 불편해요. 충전 중인 전기트럭 때문에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합니다. 간혹 고장 난 충전기가 있어서 더 답답하고요.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늘어나고 있다는데 고속도로에선 왜 여전히 불편한 걸까요.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치상 고속도로가 시내 등과 비교해 충전 인프라, 특히 장거리 운행에 필수적인 고속 충전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입니다. 주로 어느 구간을 운영하시는지 알면 좀 더 정확히 알아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론 그렇습니다.고속도로는 상대적으로 전기, 특히 고속충전에 필요한 고압전기를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참 어렵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계속 노력하고 있다지만, 전기를 끌어오는 건 시간과 비용이 드는 문제이기에 단기간 내 이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진 현실적으로 전기차 운전자가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에 앞서 충전 계획을 잘 짜고 오셔야 할 것 같아요.◇충전 인프라 세계 최고라지만…단거리 주행용에 몰려수치를 살펴볼까요. 아직은 도로 위의 대세인 휘발유·경유·LPG차(비중 약 99%)와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전체의 1%를 차지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수치상으론 최근 꽤 나아졌습니다. 매년 빠르게 좋아지고 있더라고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2.0대(작년 말 기준 전기차 39만대·충전기 20만5000기)로 30여 조사 대상국 중 가장 적었습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전기차를 충전하기가 월등히 좋다는 거죠. 유럽은 1기당 13대, 중국은 1기당 8대, 대상국 전체 평균은 1기당 10대였습니다. 다만, 우리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30분~1시간 내 전기를 든든히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기가 아니라, 퇴근 후 충전하는 등의 저속충전기 위주입니다. 작년 말 기준 국내 전체 충전기 20만5000기 중 90%인 18만4000기는 저속충전기이고 급속충전기는 2만1000대이더라고요. 현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의 장거리 주행보다는 집과 회사를 오가는 단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거죠.지하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 전용 공간. (사진=연합뉴스)완속충전기는 1기당 충전해야 할 전기차가 2.3대인데, 급속충전기는 하나당 18.6대가 나눠 써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더라고요. 최근 상대적으로 장거리 주행 가능성이 큰 전기 트럭 보급이 늘어나면서 장거리 주행용 고속 충전기에 대한 ‘경쟁률’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완속충전기 역시 숫자는 많지만 전기차 운전자 편의, 즉 소비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지만, 소비자가 느끼기엔 여전히 부족할 수 있다는 거죠.정부나 업계가 당장 충전 인프라를 늘리는 데 급급한 데 따른 부작용일 수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 시대 초기의 과도기적인 상황이랄까요.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충전 인프라를 늘리고자 관련 사업자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고, 사업자 역시 직접적인 충전 서비스 수익보다는 이 같은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성장해 왔습니다. 사업자로선 자연스레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곳에 충전기를 설치하려 하기보다는 일단 설치 가능한 곳에 많이 설치하는 쪽으로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고장 수리가 늦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아직 실제 서비스에서 나오는 수익이 크지 않다 보니 사업자로선 고장이 나더라도 굳이 돈 들여 빨리 수리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민간 사업자도 이런 상황이니 환경부 같은 정부부처나 한국전력공사 같은 공기업, 서울·제주 같은 각 시·도에서 운영하는 전기차 충전소는 더더욱 소비자 친화적이지 않겠죠.◇정부도 노력한다지만…현실적 비용 문제 해결 ‘난망’전기차 운전자 대부분이 느끼는 상황인 만큼, 정부와 관련 공기업도 이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시장을 운영하고 전력수급계획을 짜는 준정부기관 전력거래소가 지난 2021년 전기차 충전기 보급·이용 현황 보고서도 휴게소의 급속충전기 이용 횟수·시간이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다고 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더 많은 급속충전기가 필요하다는 거죠.국회의원들도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인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2월 국토교통부에 전기차 보급 현황 집계에 연연하지 말고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에 더 노력하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같은 위원회 소속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9월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기가 860기에 불과해 ‘전기차 충전 난민’이란 신조어가 생길 지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국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공기업 한국도로공사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거죠.경부고속도로 모습. (사진=연합뉴스)다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개선하려면 80% 완충에 30분가량이 걸리는 200킬로와트(㎾) 이상 초급속충전기를 많이 설치해야 합니다. 또 그러려면 여러 기관이 힘을 모아 적잖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합니다.도로공사가 충전기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고, 한국전력공사가 고압전기선을 끌어와야 합니다. 특히 한 휴게소에 초급속충전기 5기, 즉 1000㎾ 이상의 전기수용설비를 구축하려면, 전기안전관리법상 전기안전 관리자가 상시 근무해야 합니다.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고, 국회가 이를 허락해주지 않는 한 이 같은 인프라를 대폭 늘리는 게 쉽지 않습니다. 전기차 충전소 운영 자체로는 큰돈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간의 자발적인 전기차 충전소 설치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특히 최근 정부는 세수 부족에 허덕이고, 이런 정부가 한전을 비롯한 공공기관에 꼭 필요한 곳 외엔 돈을 쓰지 말라고, 질책하는 상황입니다. 국회도 정부와 기관의 세수부족과 방만 경영을 비판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총대를 메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맞춰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비용을 투입할 수 있겠습니까.그렇다고 정부가 전기차 충전 산업에서의 민간 사업자 참여를 유도한다며 충전요금을 올리는 것도 어렵습니다. 탄소중립 시대에 맞춰 전기차 사용을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니까요. 소비자로선 충전요금이 오르면 전기차를 살 이유가 사라집니다. 고속도로 전기차 충전 문제와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가 실타래처럼 얽힌 상황이죠.정부도 주어진 예산 내에서 갖가지 방안을 내놓고 있기는 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 2월 내놓은 올해 전기차 충전기 보급사업 개선방안을 보면 올 한해 10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충전 인프라를 지원한다고 합니다. 주유소 등 공용시설 사업자가 급속충전기 1기를 설치하면 설치비용의 50%, 최대 8950만원까지 지원합니다. 또 산하기관인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충전사업자가 고장·불량 등에 대한 대처에 미흡한 사례를 관리하고, 급속충전기 이용시간을 최대 50분, 충전용량을 80%로 제한해 한 차량이 충전기를 독점하는 일을 막기로 했습니다.그러나 이런 조치가 답답한 현 전기차 장거리 운전자의 불만을 언제, 얼마만큼 해소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전기차 비중이 더 늘어나면 달라지기는 하겠죠. 전기차 충전 사업자도 충전 수요 증가와 함께 수익을 내기 시작하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죠. 그러나 당장은 과도기적인 현 상황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전기차 증가 속도에 맞춰 전기차 충전 인프라도 빠르게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이 ‘둘’의 조화가 휘발유차와 주유소의 관계처럼 안정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전기차 시대가 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현 시점에서 장거리 주행이 잦은 사람은 전기차 대신 휘발유·경유 같은 내연기관차를 타는 게 현실적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 번 충전에 오래갈 수 있는 수소전기차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수소전기차 역시 아직은 비씬 가격 대비 충전 인프라가 열악한 만큼 충분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정부, 그리고 전기차 (충전)업계에서도 좋은 방안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인류의 눈앞에 닥친 기후위기 대응과 현실적 비용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함께 고민해봅시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6.01 I 김형욱 기자
응급실 '뺑뺑이’ 사망, 왜 반복될까?
  • 응급실 '뺑뺑이’ 사망, 왜 반복될까?[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31일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이 수술할 병원을 찾아다니다 구급차에서 숨졌다고 합니다. 인근 대형 병원들이 병상이 없다고 받아주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총 11곳이 거절했다고 합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제도적으로 보완할 수는 없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70대 노인이 오늘(31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의 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하고 2시간 동안 병원 11곳을 돌아다니다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한 것입니다. 지난 3월에는 대구에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응급실을 뺑뺑이 돌다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응급실에 갔는데도 거부당해 다른 병원으로 재이송하는 사례는 2021년 기준 7634건에 달하는 것입니다.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요?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해 11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의료계에서는 이같은 뺑뺑이 사망의 원인으로 응급의료 인프라의 붕괴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오늘 입장문을 통해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은 의뢰한 병원의 배후 진료 능력 부족 때문”이라며 “환자를 치료할 만큼의 의료자원이 없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같은 인프라 붕괴의 원인으로는 경증환자가 지목됩니다. 경증환자가 응급실에 오며 의료 인력과 병상 모두 부족해진다는 것입니다.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응급실에 오지 않아도 될 환자들이 응급실에 오며 의료 체계가 무너진다”며 “그러다보니 병원은 여력이 없어지고 환자를 거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의사회는 “상급종합병원 과밀화 문제 해결을 위해 경증 환자 119 이송금지 및 상급병원 경증 환자 이용금지 특별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증환자의 응급실 내원을 원칙적으로 봉쇄하고 남은 여력으로 중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응급환자 이송을 거부하는 병원들에게 원인을 찾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실제로 대구에서 추락해 사망한 10대 여학생의 경우 4개의 병원에서 별 다른 이유 없이 이송을 거부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습니다. 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수는 “외국에서 응급환자 (이송을) 거부하는 경우 환자당 수억원을 보상해줘야하고 벌금까지 물어야 한다”며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진료 거부를 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대구 10대 여학생 사건에서 이송을 거부했던 병원 중 한 곳은 과징금 3674만원과 보조금 4800만원 지급 중단에 그쳤습니다.이같은 사건이 반복되며 오늘 당정은 응급실 뺑뺑이 재발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당정은 ‘지역 응급의료 상황실’을 설치하고 이를 통해 이송하는 환자는 병원에서 반드시 수용하도록 했습니다. 상황실이 컨트롤 타워로서 병상 등 현황을 모두 파악한 뒤 이송 거부를 막겠다는 의미입니다.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에 대한 응급진료 시스템 이원화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권역 응급의료센터가 응급실 진료 전 중증도를 분류해 경증 응급환자는 수용하지 않고 하위 종별 응급의료기관으로 분산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전문가들은 근본적인 대책으로 의사 정원 확대를 통한 응급인력 확충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021년 기준 2.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3.7명)보다 훨씬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김윤 교수는 “우리나라 응급의학과 전문의 수는 외국의 3분의 1 수준”이라며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고 응급의학과 정원을 3배 가까이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31 I 김형환 기자
위조 신분증으로 신용카드 발급 후 결제, 책임은?
  • 위조 신분증으로 신용카드 발급 후 결제, 책임은?[궁즉답]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연합뉴스Q: 최근 위조한 신분증으로 신용카드가 발급된 사건이 알려졌습니다. 특히 카드사가 피해자에게 대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위조된 신분증으로 카드를 발급하면 카드사 책임이 아닌가요?A: 발급 과정만 보면 신용카드 회사에 책임을 묻기는 어렵습니다.금융거래 시 실지명의(실명)를 확인하도록 규율하는 법인 금융실명법을 봐야 하는데요. 카드사를 포함한 여신전문금융회사는 금융실명법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이 때문에 금융실명법이 규율하는 금융자산에 신용카드는 빠져 있습니다. 금융실명법은 예금, 주식, 채권 등을 거래할 때 적용합니다.그렇다면 카드사는 본인 확인 없이 카드를 발급해도 되는 걸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제14조)이 규정하는 신용카드 발급 요건 중엔 ‘본인이 신청할 것’이라는 조건이 있습니다. 다만 이 조항이 전부입니다.현재 카드사는 주로 핸드폰이나 인증서를 통해 본인 인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위 사례의 경우 해당 카드사는 핸드폰으로 신분증 확인을 해 카드를 발급했습니다. 카드사가 현행 법령에서 할 수 있는 일은 했다는 것이죠.그럼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요?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피싱범 소행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메신저피싱 등으로 개인정보를 탈취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이 경우 피해자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습니다. 문자메시지 등으로 온 악성 URL(인터넷주소)을 클릭한 경우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탈취됐다면 피해자 본인에게도 일부 과실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문제는 이러한 피싱 사기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금융당국도 이를 인지하고 신용카드 발급 시에도 금융결제원을 통한 신분증 진위확인시스템을 활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지난해 9월 밝혔는데요. 그런데 시행일이 오는 9월입니다.금융결제원의 이 시스템은 사진정보 등을 신분증 발급기관에 등록된 정보와 비교해 진위를 확인합니다. 현재 카드사는 신분증의 문자정보만 확인하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피싱 사기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됩니다.하지만 업계는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가짜 신분증으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알뜰폰을 통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 피해도 이렇게 발생했습니다.업계 고위 관계자는 “허위 신분증으로 알뜰폰이 많이 개통된다”며 “알뜰폰을 통하면 막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본인 명의로 알뜰폰이 개통되면 휴대폰으로 문자가 발송되는데 대부분은 이를 스팸으로 인식한다”며 “그러한 문자가 오면 신속히 확인해 본인이 개통한 게 아니라고 알려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한편 이 피해자는 피해 금액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 전망입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제16조)은 위조되거나 변조된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는 결제액을 카드회원에게 주라는 의미이지 위조 신분증으로 발급한 책임을 지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2023.05.25 I 서대웅 기자
나도 몰랐던 ‘수상한’ 해외 결제, 카드사는 어떻게 아나요
  • 나도 몰랐던 ‘수상한’ 해외 결제, 카드사는 어떻게 아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게티이미지뱅크)Q. 최근 카드 번호를 도용당해 결제된 적이 있는데요. 결제가 이뤄지자마자 카드사로부터 부정거래가 의심된다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이 ‘부정거래’는 어떤 방식으로 인식하고 분류를 하는 건가요. 그리고 이의신청을 하고 본인이 결제한 것이 아니면 대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데 본인 결제 확인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평소와 다름없던 평일 늦은 저녁. 자정 무렵 잠자리에 들려던 A씨에게 ○○카드사에서 ‘이상거래로 확인돼 승인이 거절됐다’는 여러개의 메시지가 왔다. 처음에는 카드사를 사칭한 스미싱 문자가 아닌가 의심했지만 알고 보니 카드 번호가 유출돼 카드사가 자체 결제를 차단한 것이었다. 와인을 마시고 싶어 집에 가다가 편의점에서 15만원어치 와인을 결제한 B씨. 다음날 카드사로부터 “어제 □□지역 편의점에서 결제한 것이 맞나. 이상거래로 의심돼 일단 카드를 일시 정지했다”는 연락이 왔다. B씨는 “내가 결제한 것이 맞다”고 답한 후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일시 정지를 해제했다.A.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카드를 쓰고 있었는데 별안간 카드가 부정 거래로 의심된다는 연락을 받은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것은 바로 카드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따른 조치입니다.FDS란 카드 부정 사용에 따른 피해를 적극 보상하고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한 금융소비자 보호 제도입니다.카드사별로 자체적인 사고 탐지 모형을 운영하는데 고객의 연령·성별·결제금액대 등 다양한 기준과 결제 패턴 등을 적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게 됩니다. 유의가맹점이나 업종 등을 수시로 업데이트해 이상 또는 부정거래를 인식합니다. 특히 기술의 발달로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사고 탐지 모형을 운영하면서 고객들의 여러 사고를 학습하면서 승인된 거래에 대해 위험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쉽게 말하면 카드 고객이 평소와 극히 다른 패턴의 카드 결제를 했다면 이상·부정거래로 판단하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말입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의 결제 패턴이 가장 주효하게 작용한다”며 “고객마다 카드를 쓰던 패턴이 있는데 이례적인 사용건이 발생하면 이상·부정거래를 의심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약 오늘 저녁 서울의 식당에서 결제했는데 몇시간 뒤 뉴욕 호텔에서 카드를 긁었다면 카드사의 FDS가 이상함을 감지해 카드를 정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카드가 도용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 부정사용 건수는 2만1522건으로 전년대비 19.8%나 증가했습니다. 부정사용 금액은 같은기간 30.8% 늘어난 64억2000만원입니다.구글 같은 온라인상에서 해킹을 통한 카드번호 등 유출이 있을 수도 있고 해외에서 직접 도용 피해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금감원은 해외 레스토랑·기념품숍에서 직원이 카드를 긁을 때 카드 정보를 빼돌리거나 아예 카드 IC칩을 바꿔치고 카드의 마그네틱선을 복제하는 등 다양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카드 부정사용 피해사례. (이미지=금감원)카드사가 고객 동의 없이 마음대로 카드의 이상·부정거래를 판단해 정지할 권한이 있을까요? 고객들은 미처 몰랐을 수 있지만 카드사의 ‘신용카드 개인회원 표준약관’을 보면 이러한 근거가 있습니다. 카드사별로 약관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카드 거래가 부정 사용 또는 비정상거래로 판단되는 이유가 있는 경우 카드 이용을 정지할 수 있다’고 명시됐습니다. 고객이 카드를 신청할 때 약관도 확인할 테니 결국 FDS에 의해 카드가 정지될 수 있음을 동의한 것이죠. 결국 우리가 무심코 눌렀던 약관 동의에 따라 대규모 카드 도용 피해를 예방할 수 있던 셈입니다.FDS에 의해 이상·부정거래로 판단되고 본인이 쓴 게 아니라면 해당 결제에 대해선 납부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몇시간 전 홍콩 쇼핑몰에서 수백달러가 결제됐는데 고객은 서울에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 보호를 받게 됩니다.본인 확인은 어떻게 할까요. 해외 결제에서 발생한 이상·부정거래의 경우 비자·마스터 등 해외 브랜드사에서 해외 가맹점을 통해 본인 결제 여부 등을 확인해 사고 여부 판단을 하게 됩니다. 국내에서 발생한 경우도 고객이 이의제기를 하면 카드사에서 본인 여부를 판단합니다. 본인 확인 방법은 접속 IP 주소, 비밀번호 입력 여부, 결제영수증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합니다.현실적으로 복잡한 본인 확인 여부를 거치기보단 대부분 고객을 믿고 이의신청을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게 카드업계의 전언입니다. 이렇게 고객이 부담하지 않은 이상·부정거래의 부담은 카드사가 지게 됩니다.(이미지=금감원)다만 고객이 카드번호를 부주의하게 유출했거나 카드를 잃어버리고도 분실신고를 하지 않는 등의 고의·중과실이 있다면 보상에도 변동이 생길 수 있습니다.한편 카드사의 FDS 기준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꾸준히 업데이트와 전산 개발을 하면서 보강해 기준이 수시로 바뀌는 데다 카드사만의 내부 영업 사항에도 해당하기 때문입니다.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는 ‘부정한 부정거래’ 악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드물겠지만 본인이 실제 결제를 해놓고도 카드사에는 “이상거래가 발생한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는 ‘블랙컨슈머’도 있다고 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FDS의 기준을 외부에 공개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카드 도용 등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자세도 중요합니다. 금감원은 카드 뒷면은 반드시 서명하고 해외여행에서는 사기범 조작이 가능한 사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을 최대한 삼가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카드를 타인에게 맡기지 말고 카드 결제는 반드시 본인이 직접 확인해야 할 필요도 있겠습니다.
2023.05.23 I 이명철 기자
무기징역수한테 추가 형량 선고 의미 있나요?
  • 무기징역수한테 추가 형량 선고 의미 있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사진=JTBC 뉴스화면 캡처)[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Q.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교도소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치료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신창원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후 탈옥했다가 다시 붙잡혔는데요. 그 뒤 22년 6개월 형을 추가로 선고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무기징역 선고 이후 추가 형량을 선고받은 사례가 신창원 외에도 있는지, 무기징역에 추가 형량을 더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가석방은 형법 제72조에 따른 행정처분입니다. 징역이나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이 뉘우침이 뚜렷한 때에는 △무기형은 20년, △유기형은 형기의 3분의 1이 지난 후 행정처분으로 가석방할 수 있습니다. 즉, 무기징역수라도 20년 이상의 형기를 채우고 모범적인 생활을 하면 사회에서 남은 형기를 보내도록 하는 것입니다. 가석방 기간 중에는 보호관찰을 받게 됩니다.일명 ‘희대의 탈옥수’로 알려진 신창원(56)의 경우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약 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이후 1997년 1월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해 2년 반 동안의 도피생활 끝에 1999년 7월 다시 검거돼 22년 6개월의 형을 추가로 선고받았습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대표 변호사는 “무기징역수라도 20년 이상의 형기를 채우는 등 일정 요소를 채우면 행정처분을 통해 가석방 심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며 “신창원과 같이 탈옥으로 인해 추가 형량을 선고받은 경우는 가석방이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교도소 안에서 동료 수용자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6)씨가 올해 1월 2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A씨는 2021년 12월 21일 공주교도소 수감 생활 중 같은 방 수용자(42)의 목을 조르고 가슴 부위를 발로 여러 차례 때리는 등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A씨는 공범들과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빨래집게로 집어 비틀고 머리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행위를 이어갔으며,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날까 봐 피해자가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게 하고 가족이 면회를 오지 못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처음부터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살해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사형을 선고했습니다. 법무법인 동인 허인석 변호사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추가로 또 무기징역을 선고받으면 이른바 ‘쌍무기’라고도 표현한다”면서 “종종 이러한 사례는 일어난다”고 말했습니다.허 변호사는 이어 “가석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무기징역수에게 추가 형량을 선고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 폐지 국가이기 때문에 무기징역과 사형은 현실적으로 같다”면서 “모범수라도 가석방 심사가 될까 말까인데 무기수가 사형을 추가로 선고받았다면 가석방 심사 대상에서 아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23 I 박정수 기자
도심 출몰한 '동양하루살이' 대체 왜 생기나요?
  • 도심 출몰한 '동양하루살이' 대체 왜 생기나요?[궁즉답]
  • 최근 엄청난 수의 하루살이떼가 도심을 습격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 맘때쯤이면 특히 한강 주변에 벌레떼가 엄청난데요. 대체 이렇게 많은 벌레는 왜 생기는 건지, 그리고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지 궁금합니다. 동양하루살이 (사진=남양주시)[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한강변 주변을 중심으로 동양하루살이(Ephemera orientalis)가 떼로 출몰하고 있습니다. 하루살이과의 곤충으로 몸 길이 10~20㎜인데, 날개를 펴면 5㎝에 달합니다. 날개가 반투명하고 불빛을 좋아해 ‘팅커벨’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몸집이 커 떼로 나타나면 시야를 방해할 정도입니다. 지난 주말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 불빛을 보고 수만 마리가 밀집해 경기를 방해할 정도로 야구장을 메웠습니다. 관중들은 수십마리가 비처럼 떨어졌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불빛을 좋아하는 습성에 LED 조명을 보고 달려들면서 주변 자영업자들도 장사에 방해가 된다고 호소합니다.수온이 상승하고, 수질이 개선하면서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2급수에 서식하는 수질지표종으로 어른벌레는 수일 정도면 죽기 때문에 따로 방역할 필요는 높지 않습니다. 하루살이는 전 세계에 분포하며 종류가 19과 2100여종에 달하며 이 가운데 11과 50종 정도가 국내에 서식합니다.동양하루살이는 하천의 하류나 저수지 가장 자리 등에서 애벌레로 발견되며 땅속에 굴을 파고 살다보니 물고기에 잘 잡혀 먹히지도 않습니다. 5~6월이 짝짓기 철로, 기온이 초여름에 가까울 만큼 더위가 나타나면서 출몰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올해 유독 동양하루살이가 우리의 주목을 끈 이유는 가뭄이 이어지고 기온이 높아지면서 강 수온이 상승해 번식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동양하루살이의 도심 출몰은 2006년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떼로 출몰하며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이후 2013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떼로 나타난 것이 꼽힙니다. 이 때 ‘압구정벌레’란 또 다른 별명도 얻었습니다. 최근엔 성수동 등 한강과 가까운 곳에서 목격담이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동양하루살이는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지않고 감염병을 옮기지 않아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 벌레입니다. 빛을 좋아해 도시화된 도심으로 몰려들었을 뿐 ‘사람이 보기에 징그럽다’고 해서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대처방법은 ‘불 빛’입니다. 밝은 불빛을 좋아하므로 조명의 밝기를 낮추거나 백색 등을 황색 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충은 아니지만 사체가 부서져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지자체는 소독을 강화하기도 합니다. 성동구청은 “한강, 중랑천변 등에 친환경 해충퇴치기를 가동해 풀숲 등 동양하루살이 휴식처에 방역소독을 강화하고 있다”며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면 힘없이 떨어진다”고 대처 방법을 소개합니다. (자료=이데일리DB)
2023.05.22 I 김경은 기자
RE100 이행 어려워서 CF100?…확산 가능성 있을까요
  • RE100 이행 어려워서 CF100?…확산 가능성 있을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Q. 정부가 원전(원자력발전)도 활용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이른바 CF100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재생에너지만 사용한다는 기존 RE100 캠페인으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한계가 있다는 판단입니다만, 글로벌 주요 기업이 RE100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CF100 캠페인을 널리 확산시킬 가능성은 충분한지 궁금합니다. CF100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 재생에너지 비율이 설정돼야 할 텐데, 구체적인 비율은 어떻게 논의되는지 등 알려주세요.정부와 산업계가 지난 17일 CF100 캠페인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겠다며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포럼을 만들었습니다. 내년까지 CFE 인증제도를 만들 계획입니다. 국내에서 CF100 캠페인을 위한 기준을 만들고 이를 국제 스탠다드로 만들어 보겠다는 목표입니다. 영국 클라이밋그룹 등이 2014년 시작해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포함한 400여 기업이 참여한 RE100 캠페인처럼 말입니다.결론적으로 이제 막 개념 정립에 나선 CF100 캠페인이 단시간 내 국제 캠페인화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국제 정세 흐름을 보면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고, 이 같은 노력이 한국, 특히 우리 산업계에 유리할 수 있기에 정부와 업계가 함께 도전에 나선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무탄소에너지(CFE) 포럼 출범식에서 주요 관계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 (사진=산업부)◇RE100은 알겠는데…CF100은 또 뭐야우선 이 두 캠페인이 무엇인지 또 어떤 배경에서 나온 건지 살펴보죠.모든 것의 시작은 기후위기입니다.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기후위기가 우리 생존을 위협한다는 판단에 기후변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기로 했습니다. 국제연합(UN)이 1992년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며 스타트를 끊었고, 1997년 교토의정서로 이를 구체화했습니다. 현재는 2015년 파리협정으로 모든 나라가 반드시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즉 탄소중립을 달성해야 하게 됐습니다.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지키면 좋고 아니면 마는 개념이 아닙니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은 이 약속에 맞춰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탄소 배출량에 탄소세를 물리는 방식으로 거대한 장벽을 쌓고 있습니다. 얽히고설킨 글로벌 산업 공급망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모든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합니다.에너지경제연구원이 2021년 12월 펴낸 ‘한국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내용과 과제’(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중 한국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실현 가상 경로. (표=에너지경제연구원)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캠페인도 이 같은 흐름에서 나왔습니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클라이밋 그룹과 탄소공개정보프로젝트(CDP)는 2014년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을 모두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으로 충당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또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세계 굴지의 기업을 포함한 400여 곳이 차례로 이 캠페인에 참여했습니다. 이들 기업에 부품·서비스를 공급하는 수많은 기업도 계약 관계를 포기하지 않는 한 캠페인에 참여해야 합니다.수출로 먹고사는 한국 기업은 큰 부담을 느끼는 중입니다. 당장 이를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만들어 실천에 옮겨야 합니다. 하필 우리 산업은 제조업, 그것도 전기를 엄청 많이 써야 하는 반도체나 석유화학, 철강 등이 주를 이룹니다.여건도 좋지 않습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 비중이 10%도 안 됩니다. 30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가장 낮습니다. 40%를 넘어선 영국이나 독일 같은 선도국과는 비교 불가입니다. 정부가 최근 2036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30.6%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기는 했는데, 주요 경쟁국과 비교하면 이 역시 턱없이 부족합니다.핑계일 수 있겠지만, 우리 환경도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좋다곤 할 수 없습니다. 전력망 측면에선 사실상 섬나라입니다. 유럽처럼 유사시 전기가 부족하다고 다른 나라에서 끌어올 수 없습니다. 국토도 넓지 않고 그나마 산지 위주입니다. 아예 섬나라인 대만과 비교하면 바다 면적도 좁습니다.정부가 올 1월 확정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중 2036년까지의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계획.이런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우리가 CF100를 확산해 보면 어떨까’ 하는 것입니다. CF100은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 청정수소, 탄소 포집·저장(CCS) 등 모든 온실가스 감축 기술을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꼭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만 갖고 탄소중립할 필요 있나, 중요한 건 어떤 방식으로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우리가 새로이 만든 개념은 아닙니다. 유엔에너지와 구글 등이 2018년 하루 24시간 주7일 CFE를 사용하자며 내놓은 개념입니다. 한국에선 CF100라고 부르지만, 국제적으론 24/7 CFE로 통용합니다. 특히 재작년 2021년엔 유엔 고위급 에너지 회담에서 이 개념이 다시 거론되며 최근 전 세계적 확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습니다.◇확산 쉽진 않지만 韓에 유리할 수도CF100 캠페인이 대세로 자리 잡는다면 한국, 특히 한국 산업계는 여러모로 유리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발전이 뒤처졌으나, 원자력과 청정수소에는 강점이 있으니까요.한국은 원자력발전소(원전)를 운영하는 세계 20여개국 중 하나입니다. 원전 25기가 국내 전체 전력생산의 약 30%를 맡고 있죠. 더욱이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5개국(한국·미국·프랑스·러시아·중국) 중 하나입니다. 청정수소를 활용한 발전도 아직 상용화 이전 단계이기는 하지만 현 시점에선 세계 선도국으로 손꼽힙니다.에너지경제연구원장 출신인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CF100이 자리를 잡는다면 원전 비중이 높고 청정수소 투자를 확대 중인 우리나라에 매우 유리하고 그만큼 기업도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CF100(24/7 CFE) 캠페인 로고다만, 그 과정은 만만치 않으리란 게 많은 기업과 전문가의 전망입니다. RE100은 꽤 오랜 기간에 걸쳐 확립한 명확한 기준이 있습니다. 각국 정부는 이 글로벌 스탠다드를 토대로 대형 발전사에 신재생에너지공급 의무를 부여(RPS)하고 부족분을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거래토록 하고 있습니다. 기업도 이 기준에 따라 RE100에 동참 여부를 결정하고 이행 여부를 확인받습니다.그러나 CFE는 아직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 없습니다. 원자력, 청정수소, CCS 같은 걸 포함한다는 식의 얼개는 이미 잡혀 있지만, 글로벌 스탠다드로 인정받는 단계는 아닙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준을 만들고, CFE 인증서를 거래할 시장이 만들어져야 비로소 CF100 캠페인도 확산을 모색할 수 있습니다. 정부와 산업계가 당장 국내에서부터 CFE 인증제도를 만들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시장을 형성한 REC와 충돌하는 일이 없도록 설계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습니다.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산업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이를 “고차원적인 방정식을 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표현했습니다.가능성이 없진 않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자국 친환경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과정에서 그 기준을 CFE로 삼았습니다. 미국 주도로 결성을 추진 중인 14개국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에서도 친환경 에너지의 기준을 CFE로 삼아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완전한 탈원전으로 RE100을 선도 중인 독일 등 일부 유럽국과 달리 달리 미국, 영국, 일본 등 나머지 주요국은 여전히 원전을 주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활용합니다. 이들 국가로서도 CF100 확산이 나쁠 것 없습니다. 우리 정부도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CF100 캠페인 확산을 모색할 계획입니다.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전경. (사진=한수원)◇CF100·RE100…대체재 아닌 보완재주의할 게 있습니다. CF100 캠페인이 활성화하더라도 RE100 캠페인의 대체재가 될 순 없다는 겁니다. 지금껏 없던 어려운 개념이다 보니 언론 보도에서도 ‘대체재’로 불리기도 하지만, 또 먼 훗날 그렇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 시점에서 CF100과 RE100은 완전히 별개의, 보완적 개념입니다.우리 주도로 CF100이 활성화할 순 있겠지만, 그렇다고 민간 비영리단체와 민간 기업이 자발적으로 시작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RE100을 위축시킬 순 없습니다. 즉, 기업으로선 CF100 캠페인 확산 여부를 떠나 RE100 캠페인 확산에 발맞춰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을 이용률을 늘려야 한다는 건 변함없다는 겁니다. 심지어 한참 후 CF100 캠페인이 대세가 되더라도 기업은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려야 할 겁니다. 현 시점에서 완벽한 무탄소 에너지원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원전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기술로 대안을 모색 중이지만, 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같은 대형 사고 여파로 주민 수용성이 낮다는 어려움이 여전합니다. 사용 후 핵연료, 즉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 문제 역시 여태껏 해결 못 한 난제입니다. 청정수소 역시 이론상으론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원이지만, 현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어디까지 상용화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현 시점에선 어떤 에너지원이든 장단점이 있고, 인류는 탄소중립이란 생존 목표를 위해 현 석탄·가스화력발전소를 대체할 수 있을 모든 에너지 신기술을 가치 중립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입니다.정준환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이 RE100 이행에 불리한 만큼 우리도 우리 여건에 맞는 대안을 만들어 국제적으로 확산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CF100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RE100과 CF100은 대체관계가 아닌 별개의, 보완적인 제도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도 “원전은 물론 재생에너지도 상당 폭 늘려야 당장 RE100의 직접 압력을 받는 국내 기업을 돕는 것은 물론 CFE 확산 움직임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CF100이 마치 RE100을 대체할 것처럼 인식하거나 기대하는 건 대단히 위험합니다. 자칫 전 세계의 대세적 흐름인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에 뒤처져 도태할 수 있습니다. 가짜 친환경, 이른바 ‘그린 워싱’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에너지전환포럼 같은 에너지 전문가 단체가 현재 정부와 산업계가 CF100 확산을 꾀하는 걸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RE100 달성에 집중해도 될까 말까 한 현 상황에서 정부가 그 집중력을 분산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새만금해상풍력단지 조감도 (사진=새만금개발청)CF100 개념을 처음 제시한 구글부터가 2017년 일찌감치 RE100을 달성한 이후에서야 2018년 들어서야 CF100을 꺼내 들었습니다. 구글이 RE100을 달성해놓고 보니 전력 생산량이 불규칙한 태양광·풍력 발전만으로 필요한 전력을 100% 충당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개념을 꺼내 든 거죠. 현 RE100은 실제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 전력으로 충당하는 대신 녹색프리미엄이란 ‘웃돈’을 주고 전기를 사는 방식으로도 달성할 수 있습니다. RE100 캠페인만으로 석탄·가스발전 같은 온실가스 배출 산업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기에 이를 보완한 방법을 모색한 거죠.결국 우리 산업계가 그럼에도 CF100 확산을 모색하는 건 RE100, 재생에너지 일색인 현 국제적 탄소중립 흐름에 ‘숨통’을 트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전 세계에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만이 탄소중립의 정답은 아니다. 원전도 청정수소도 답이 될 수 있다’고 얘기하겠다는 거죠. 특히 원자력·수소산업계로선 이 같은 움직임을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2023년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국내 원자력계도 전 세계 에너지 환경 흐름에 맞춰 SMR 개발 등 전 주기에 걸친 혁신과 성장이 필요하다”며 “이에 더해 수소,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와의 융합과 CF100으로의 확장 등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지난 18일 제주에서 열린 한국원자력학회 춘계학술발표회에서 특별강연하는 모습. (사진=한수원)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19 I 김형욱 기자
'신고자 신원보호' 원칙인데…외부에 알려져도 되나요
  • '신고자 신원보호' 원칙인데…외부에 알려져도 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주>Q. 최근 “사위가 마약을 가지고 있다”고 장모가 신고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더니 실제 마약 ‘’양성‘’이 나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장모가 제보한 것을 기사로 공개해도 되느냐, 장모의 신원은 보호해 주지 않는 것이냐”는 지적들이 많았습니다. 신고자 신원이 외부에 알려져도 되는 건가요?[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경찰 신고는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도 목격자, 제보자 모두 가능합니다. 신고가 들어온 순간부터 경찰은 누구든지 신고자의 신원을 보호하며 수사를 진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신고자가 누군지 알게 되면 피의자가 앙심을 품고 보복할 가능성이 있고, 신변보호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신고자 신원보호는 ‘기본’으로, 이를 위반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지난 13일 경기 김포에서 30대 남성 A씨가 마약을 소지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장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씨의 가방 안에서 엑스터시 30여 정을 압수하고, A씨에 대한 마약 간이 시약 검사를 시행해 양성 반응을 확인했지만, 신고자의 신원 보호엔 실패했습니다.특정범죄신고자 등 보호법(범죄신고자법)에 따르면 △살인·존속살인 △강간·강제추행 등 △강도 △마약 등 특정범죄에 대해선 국민이 안심하고 자발적으로 협조할 수 있도록 범죄신고자 등을 실질적으로 보호해야 합니다. 해당 법 8조에선 이 법에 규정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이 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는 범죄신고자라는 정황을 알면서 인적 사항 또는 범죄신고자임을 미루어 알 수 있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거나 공개 또는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경찰은 신고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거나 종종 누설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경찰이 아닌 지인 등을 통해 신고자 신상이 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2월엔 성범죄 수사 담당 경찰관이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찰관이 “수사 관행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변하자 피해자는 해당 경찰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성폭력특례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실제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신고자의 휴대전화 뒷번호를 피신고자에게 알려준 경찰은 “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점이 인정돼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해자는 2012년 3월 “사무실에서 도박하는 사람이 있다”고 신고했는데, 단속된 이들 중 한 명이 담당 지구대 경찰관에게 신고자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입니다. 법원은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 4자리만으로도 사용자가 누구인지 식별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신고자들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등을 할 수 있지만, 일단 자신의 신원이 알려진 이상 보복범죄에 노출될 수밖에 없어 이들에 대한 각별한 보호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9월 광주광역시 동구에선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자신을 경찰에 신고한 50대 남성 B씨의 눈을 수차례 때려 실명하게 한 60대 남성이 폭행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18 I 조민정 기자
'전세사기 특별법' 없어도 피해자 보증금 회수할 수 있나요?
  • '전세사기 특별법' 없어도 피해자 보증금 회수할 수 있나요? [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입구에서 ‘제대로된 전세사기 및 깡통전세 특별법 제정’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Q. 전세사기가 극성을 부리면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전세사기 특별법이 발의됐으나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새로운 법 외에, 기존 제도 중에서는 전세사기 피해자를 구제할 대책이 무엇이 있는지, 또 가장 중요한 전세보증금 회수 방법은 없는지 궁금합니다.전세사기 피해자들은 법률상담, 긴급 주거, 대출 등의 피해회복을 위한 구제수단이 기관별로 흩어져 있어 적기에 신속한 지원을 받기 어려웠지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지자체별로 ‘전세피해 지원 센터’를 설립,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전세사기 피해가 극심한 강서구 화곡동을 시작으로 2023년 초에는 인천, 수원, 부산지역에 추가 개설됐습니다. 센터에는 HUG 직원, 변호사, 법무사 등 전문가들이 상주해 법률지원, 긴급 주거지원, 금융지원, 심리상담까지 한 번에 제공하고 있습니다.◇보증금 회수 위한 법적 절차 ‘전세피해 지원 센터’에서 제공먼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는 맞춤 법률상담을 제공합니다. 보증금 회수를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 절차가 필요한데 이에 생소한 피해자들을 위해 변호사, 법무사, 법률구조공단 직원들이 각 피해자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또 주거 이전이 필요한 세입자들을 위한 긴급주거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중 기존에 살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있거나 주거 이전이 필요한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공공임대 주택을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저리 금융지원도 강화됐습니다. 피해자들이 신규 주택으로 이사하거나 기존의 고금리 전세대출을 저리대출로 대환할 수 있도록 주택도시기금을 통한 저금리 대출을 지원합니다. 특히 피해자들이 이사 가는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어 피해자들의 부담과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을 수용해 전세사기 피해자 저금리 대환대출은 지난달부터 앞당겨 시행했습니다.경제적 지원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심리상담도 지원합니다. 피해자들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날린 상실감과 좌절감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피해자들이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심리 전문가 심층 상담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찾아가는 피해지원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해당 지역에 현장 부스를 설치하고 찾아가는 상담 버스 운영을 통해 관계기관 전문가들이 직접 피해자들을 찾아가 법률·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안심전세앱’으로 사기 차단…보증가입 필수무엇보다 전세사기 예방도 중요한데요 ‘안심전세 앱’과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하 전세보증)을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안심전세 앱은 HUG에서 제공하는 임대차계약 필수 플랫폼으로 임차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악성 매물에 대한 계약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합니다.이 앱을 통해 임차인들에게 정확한 주택가격 파악이 어려워 전세 사기에 집중 타깃이 됐던 연립·다세대 주택 등에 대한 정확한 시세정보를 제공하고 보증가입 가능 여부를 안내합니다. 또 임대인의 보증사고 여부 및 세금체납 여부 등을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흩어져 있던 다양한 필수 서류들을 원스톱으로 제공합니다. 이달 안심전세앱 2.0이 출시되면 광역시, 오피스텔까지 확대되고 신축주택 준공 전 시세도 제공되므로 전세계약 체결 전 앱을 활용해 전세금은 매매시세 대비 적정한지, 해당 물건이 전세 사기 위험 물건인지, 전세보증에 가입 가능한지 등을 확인 후 계약을 체결해야 합니다.계약체결 후에는 반드시 ‘전세보증’에 가입해야 합니다. 전셋집을 찾아볼 때부터 전세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인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전세보증은 전세계약 만기에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을 보증기관으로부터 반환받는 보증상품으로, 현 시점에서 ‘전세사기’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실제 HUG에 따르면 2013년 상품 출시이래 지난달까지 HUG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는 세입자는 1만4343세대에 이릅니다. 해당 세대들은 전세보증을 통해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습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17 I 김아름 기자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가해자 개명 가능한가요?
  • 대구 중학생 학교폭력 가해자 개명 가능한가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사진=이미지투데이)[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Q. 지난주 ‘꼬꼬무(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10여년전 대구 학폭 중학생 자살 사건을 다루며 다시금 화제가 됐는데요. 당시 중학생이었던 가해자 2명은 2년의 짧은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인터넷상에선 가해자 2명의 실명이 언급되며 ‘개명해서 잘 살고 있다더라’ 등 소문의 진위 여부가 논쟁인데요. 범죄자도 개명이 가능한지 궁금합니다.A. 지난 11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중학교 2학년이었던 권모군이 당했던 학폭 피해를 조명했습니다. 대구의 한 중학교 학생인 서모군은 2011년 3월 권군에게 자기 대신 인터넷 게임을 해 캐릭터를 육성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권군이 키워 온 서군의 게임 캐릭터랑 아이템이 해킹으로 인해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서군은 우모군과 함께 권군을 상습적으로 괴롭혔습니다. 서군과 우군은 권군 집까지 찾아와 폭력을 행사했으며, 심지어는 단소, 목검, 권투 글러브 등을 사용해 권군을 지속적으로 구타했습니다. 또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24시간 권군을 감시하기도 했고, 권군의 돈까지 뺏었습니다. 끝내 권군은 2011년 12월 A4용지 4장을 꽉 채운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학교 폭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일으켰고, 재판을 통해 서군과 우군은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1심과 2심은 서군과 우군이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급우에게 폭력을 휘둘러 자살까지 이르게 한 책임이 크다며 실형을 선고했고,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서군과 우군에게 각각 징역 장기 3년에 단기 2년6월, 장기 2년6월에 단기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습니다. 다만 최근 인터넷상에선 가해자 2명의 실명이 언급되며 ‘개명해서 잘 살고 있다더라’ 등 소문의 진위 여부가 논쟁입니다. 우선 범죄자라고 해서 개명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자가 성만 바꾸지 않는다면 관할 가정법원에 신청만 하면 됩니다. 법무법인 동인 허인석 변호사는 “과거에는 법원장들이 직접 담당했기 때문에 개명 신청을 엄격하게 봤다”며 “지금은 대부분 개명 신청을 받아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는 대한민국 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개명신청이 가능합니다. 온라인으로 본인의 인적사항과 개명 전 이름, 개명 후 이름, 신청취지, 신청이유 등을 작성해 기본 서류를 첨부하고 인지대를 납부하면 됩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대표변호사는 “개명 이유를 신청자 관점으로 작성한다”며 “관할 법원에서 신청자의 범죄 이력 등을 의무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는 없다. 여러 번 개명하지 않은 이상 한 번의 경우 개명을 대부분 받아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더구나 범죄자가 개명한 뒤 이름으로는 전과 조회가 제한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허 변호사는 “결국에는 주민번호 등을 통해 전과 이력이 파악되기는 한다”면서 “다만 이름으로만 검색할 때에는 해당자 없음으로 뜬다. 마치 전과가 없는 것처럼 착오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범죄자들이 개명을 많이 한다고도 합니다. 김 변호사는 “법원에서 개명 사유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도 있다”면서 “입법적으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2023.05.17 I 박정수 기자
9호선 환승게이트 불편한데 왜 있나요?
  • 9호선 환승게이트 불편한데 왜 있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지하철 9호선이나 공항철도로 환승하려면 환승 게이트에서 카드를 한 번 더 찍어야 해 번거롭습니다. 카드를 한 번 더 찍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서울 지하철 9호선을 타다 보면 1~8호선에는 없는 환승 게이트를 볼 수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환승 게이트의 역할은 이동 경로를 확인해 환승 요금을 구체적으로 계산하기 위함입니다.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2004년부터 대중교통 통합환승제도를 적용해 오고 있습니다. 통합환승제도는 지하철에서 버스 또는 수도권 지하철 및 버스에서 서울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추가적으로 기본요금을 내지 않고도 탈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제도입니다. 기본요금은 지하철과 버스 중 높은 기본요금을 적용하고 환승을 할 경우 10km가지는 무료, 이동하는 거라 5km 늘어날 경우 100원씩 부과됩니다.먼저 환승을 할 때 요금 분배에 대해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기본요금에 더해 거리 비례 식으로 나눠 가져가고 있습니다.예를 들어 지하철을 탄 뒤 버스로 환승해 10km 이내를 간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지하철 기본요금은 1250원, 버스요금은 1200원입니다.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을 할 때 총 발생하는 요금은 2450원입니다. 이때 요금 배분은 버스 기본요금은 1200원을 총 발생요금인 2450원으로 나눕니다. 이후 지하철과 버스 중 높은 기본요금인 1250원을 곱하면 최종 요금이 나오는데 버스는 612원을, 지하철은 638원을 갖게 됩니다.지하철 9호선에 있는 환승게이트는 지하철끼리 환승을 함에도 불구하고 왜 필요한 것일까요. 지하철끼리도 일부 노선은 운영 주체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요금을 나눠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선별 운영 주체를 살펴보면 △1호선 서울교통공사와 코레일 △2~6, 8호선 서울교통공사 △7호선 서울교통공사와 인천교통공사 △9호선 서울메트로와 서울교통공사 등입니다.특히 다른 노선과 달리 9호선의 주된 운영 주체는 서울메트로라 확실하게 요금을 분배할 필요성이 있는 것입니다. 환승게이트를 통해 9호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의 명확한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적정한 요금을 분배하려는 의도인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천공항철도에도 환승게이트가 있는데, 이 역시 운영주체가 공항철도(AREX)이기 때문입니다. 이용객이 공항철도에서 서울 지하철로 환승하면 부과된 요금을 서로 나눠 갖게 됩니다. ※ 이데일리 궁즉답에서는 독자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이슈에 기자들이 직접 답을 드립니다. 채택되신 분들에게는 모바일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이메일 : jebo@edaily.co.kr 카카오톡 : @씀 news
2023.05.16 I 송승현 기자
반으로 갈라진 의료계…‘간호법’이 뭐길래?
  • 반으로 갈라진 의료계…‘간호법’이 뭐길래?[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현재 간호법을 놓고 대한간호협회와 의료연대가 극심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간호법은 의료법에서 간호를 분리하고, 간호사의 활동 범위에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왜 이 법을 놓고 오래전부터 의료계에서는 국민 생명을 볼모로 치열한 갈등을 보이고 있나요. 핵심은 무엇이고 어떤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는지 궁금합니다.[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이는 지난달 초 양곡관리법에 이어 취임 후 두 번째 거부권 행사입니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의결된 간호법은 간호인력의 자격·업무 범위·책무·처우개선 등을 골자로 하는 법입니다. 간호법을 두고 의사·치과의사·간호조무사·방사선사·임사병리사·응급구조사·요양보호사 등은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습니다. 간호사는 처우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 사이에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까요.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간호법 제정안 거부권을 행사한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간호법 제정 추진 범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이 간호법 공포 촉구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간호계의 오랜 숙원 ‘간호법’우선 간호법을 제정하게 된 배경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는 의료법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1951년 제정된 의료법 2조에 따르면 의사의 업무는 ‘의료와 보건지도’, 간호사는 ‘의사 지도 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의사와 간호사가 수직적 관계로 의사가 지시하면 간호사는 따르는 체계입니다.간호계에서는 70년 가까이 유지된 현 의료법 체계가 급속한 고령화·감염병 대유행 등 변화한 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병원 등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뿐만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관리 중심의 간호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노인요양원, 학교 등 많은 곳에서 간호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게다가 간호사 처우 개선은 간호계의 숙원입니다. 간호사들은 대부분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간호사들은 데이-이브닝-나이트로 이어지는 3교대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간호사 수도 부족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인구 1000명당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는 우리나라는 3.8명으로 OECD 평균(8.9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규칙한 3교대 근무와 간호인력 부족 문제가 겹치며 많은 간호사들이 생업을 떠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1년 내 사직을 하는 간호사는 2018년 42.7%, 2019년 45.5%, 2020년 47.7%로 높아지고 있습니다.이러한 상황에 간호계는 1970년부터 간호법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2005년 열린우리당 소속 김선미 당시 의원이 간호법을 대표발의했으나 의료계 등의 반발로 17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발의와 폐기를 거듭한 이후 21대 국회가 들어오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간호법을 발의하고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대통령 후보로 나오며 간호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달 27일 최연숙·서정숙 국민의힘 의원, 김민석 민주당 의원이 각 대표발의한 법안을 묶은 대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윤석열 대통령이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앞에서 보건복지의료연대 소속 의료단체 대표들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역사회 문구·간호조무사 학력이 쟁점이제는 간호법 내용을 살펴봐야 합니다. 쟁점이 되고 있는 간호법 조항은 ‘지역사회’라는 문구와 간호조무사의 학력 상한 관련 규정입니다. ‘지역사회’ 문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간호법 1조는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고 명시해 있습니다. 이에 간호계를 제외한 나머지 의료계는 ‘지역사회’라는 문구로 인해 간호사가 의사 지도 없이 단독으로 개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인력 부족을 겪고 있는 간호사가 병원 등 의료기관이 아닌 데이케어센터 등으로 대거 이탈하며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게 간호계를 제외한 의료계의 우려입니다. 간호계에서는 의료법에서 간호사의 단독 개원을 막고 있기 때문에 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게다가 간호법에서도 간호사의 업무를 ‘진료 보조’라고 명확히 명시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간호계의 주장입니다.다음으로 간호조무사 학력 제한을 살펴보겠습니다. 간호법에는 간호조무사 조건으로 ‘특성화고 졸업’ 또는 ‘간호조무사학원 이수’ 등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간호조무사들은 이러한 학력 제한으로 일종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간호계에서는 현행 의료법을 그대로 따온 것이기도 하고 대졸 이상 학력자도 간호조무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간호법안 관련 보건복지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태형 기자)◇수십년째 간호사 방치한 보건복지부의료계에서는 간호법과 관련한 갈등을 사전에 조율해야 할 보건복지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간호계의 어려움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닙니다. 수십년째 간호사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지만 복지부는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간호사들의 업무 강도는 폭증했습니다. 그럼에도 간호사들에 대한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이제 다시 간호법은 국회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의료공백은 국민의 건강권 위협으로 고스란히 이어지게 됩니다. 이제라도 여야가 머리를 모아 미래의 의료보건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야 합니다.
2023.05.16 I 김형환 기자
동해 지진 한 달 새 벌써 36번…왜 자주 일어나나
  • 동해 지진 한 달 새 벌써 36번…왜 자주 일어나나[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 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오늘(15일) 아침 강원도 동해시 인근 해상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는데요. 동해 지진이 최근 들어 자주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혹시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어느 정도 될까요?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한 15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지진 발생 위치와 진도 분석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15일 오전 6시 27분 37초에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지진 발생 10초 뒤인 47초에 지진관측망에 처음 탐지됐고, 관측 6초 후인 53초에 지진속보가 나왔습니다.이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총 36차례(규모 2.0 미만 미소지진 포함)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번 지진을 본진(本震)으로 본다면, 앞서 34차례 전진(前震)이 있었고 이날 오전 8시 6분 규모 1.8 여진(餘震)이 1차례 있었던 셈입니다. 다만 이후 규모가 4.5를 넘는 지진이 발생한다면 해당 지진이 본진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특히 이날 지진은 올해 들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총 44차례 규모 2.0 이상 지진 가운데 처음으로 4.0을 넘으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1978년 이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5 이상 지진은 총 28차례 발생했습니다.기상청은 이번 동해시 북동쪽 해역 연속지진은 ‘역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역단층은 상반이 위에 자리하고 하반이 밑인 단층으로 횡압력(양쪽에서 미는 힘)으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하지만 정부 당국이 현재 이번 지진과 관련해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역단층에서 발생’과 ‘진원의 깊이 31㎞’ 정도입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지각인 유라시아판 내부에 자리한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은 대개 진원의 깊이가 10㎞ 내외로 기록돼 왔는데 이보다 깊은 수준입니다.기상청은 이날 ‘지진전문가 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은 동해시 해역지진이 과거 지진활동과 유사한 특성을 보이며 역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 중”이라면서 “해역지진의 분석은 오차가 크기 때문에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전문가들은 “과거 지진사례 수준의 간헐적 지진 발생 가능성은 상존한다”면서도 “일정기간 연속지진으로 발생한 유사사례와 비교해 보면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배제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이 해역은 동해에서 강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되는 두 단층 중 해저 큰 단층인 후포단층보다는 북쪽이고 대보단층보다는 서쪽입니다. 전문가들은 두 단층은 아직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만약 각각 한꺼번에 붕괴하면 규모 7.0 큰 지진까지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기상청은 현재 강원권과 동해 중부해역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한반도 지하 단층·속도구조 통합모델’ 연구·개발(R&D) 사업을 통해 동해 해역지진의 발생 원인 규명과 24시간 365일 모니터링 등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23일부터 25일 오전 9시까지 동해시 북동쪽 해역에서 15차례 지진이 연속 발생하자 선제적 대비를 위해 지진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2023.05.15 I 김범준 기자
맥주도 제로슈가 제품이 나오는데…원래 설탕이 들어가나요?
  • 맥주도 제로슈가 제품이 나오는데…원래 설탕이 들어가나요?[궁즉답]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음료업계에 제로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소주에 이어 맥주도 제로슈가 저칼로리(라이트) 제품들이 많이 보입니다. 그런데 맥주에도 설탕이 원래 많이 들어가나요. 라이트 제품은 칼로리만이 아니라 도수도 3%로 일반 제품에 비해 낮던데. 칼로리를 낮추려다 보니 도수도 낮아진건지 궁금합니다.A.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제로슈가’는 음료업계 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콜라, 웰치스, 밀키스 등 음료뿐 아니라 소주와 맥주 등 주류까지 제로슈가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사진=각사)국내 슈가제로 맥주 대표제품으로는 롯데칠성(005300)음료의 저칼로리 맥주 ‘클라우드 칼로리 라이트’, 하이트진로(000080)의 ‘하이트제로’ 등이 있습니다. 왜 맥주가 제로슈가 마케팅을 하는지 의아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는 ‘맥주=고칼로리’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주류회사가 제로슈가 마케팅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일반 맥주에는 설탕(당류)이 들어갈까요. 일반 완제품 맥주는 당류가 거의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원재료인 보리에서 추출한 당은 나오지만 이는 맥주로 발효되는 과정에 알코올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맥주 제조과정에서 싹을 틔운 보리(맥아)를 따뜻한 물에 불리면 당이 나옵니다. 이 당은 효모와 섞어 발효시키는 과정에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로 전환합니다. 이후 이 맥주를 숙성·여과시키면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만들어집니다. 즉 당은 맥주의 도수를 끌어올리는 역할만 하고 대부분 발효됩니다. 다만 발효시킨 맥주에 설탕을 넣어 바디감과 풍미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맥주는 순수 보리를 발효시킨 맥주보다는 풍미가 덜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맥아를 적게 쓰고 전분, 물엿 등 당류를 사용하는 맥주가 발포주입니다.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 오비맥주 필굿 등이 발포주입니다. 순수맥주향은 적고, 과일 등 다양한 첨가물로 맛을 잡는 것이 특징입니다.결론적으로 맥주를 만드는데는 당류가 들어가지만, 완제품에는 설탕이 대부분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라이트 제품의 도수가 낮은 것은 칼로리 때문일까요? 도수와 칼로리는 연관이 있습니다. 맥주의 영양분은 대부분 알코올로 구성됐고 탄수화물과 단백질 함유량은 극미하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맥주를 꺼리는 것도 칼로리 때문입니다. 논알콜 또는 비알콜 맥주의 열량이 낮은 것도 알코올 도수가 낮아서입니다.카스 라이트는 알코올 도수 4%로 일반 카스 대비 칼로리를 33% 낮췄습니다.(사진=오비맥주)알코올의 칼로리는 1g에 7㎉입니다. 지방(9㎉)보다는 낮지만 1g에 4㎉의 에너지를 내는 단백질이나 탄수화물보다 고칼로리입니다. 예를 들어 도수 5%의 국산맥주 500㎖가 있으면 알코올 함량은 25㎖입니다. 이를 칼로리로 환산하면 175㎉입니다. 이는 일반 쌀밥 한공기(300㎉)의 절반을 살짝 넘기는 수준입니다.이에 칼로리에 예민한 소비자의 니즈를 고려해서 나온것이 저칼로리의 라이트맥주입니다. 카스라이트의 경우 고발효 공법으로 카스 프레시 대비 칼로리를 33% 낮췄습니다. 카스라이트 500㎖는 알코올도수가 4%로 칼로리는 140㎉입니다. 하이트진로의 에스라이트도 기존 제품 대비 열량을 34% 낮췄습니다. 500ml 기준 130kcl입니다. 알코올도수는 3.8%입니다.하지만 칼로리가 낮다고 해서 방심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몸은 술을 마시면 알코올 칼로리를 먼저 분해 시키는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술과 함께 안주를 섭취하면 안주는 제대로 분해되지 않고 지방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안주를 안먹는 경우에도 살이 안 찌는 것은 아닙니다. 알코올이 지방 분해를 방해해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을 불러오기도 합니다.즉,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다면 알코올을 마시지 않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래도 마셔야 한다면 분해속도가 빠른 알코올도수가 낮은 주류를 마시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023.05.15 I 윤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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