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가 글로벌 무대로 속속 진출, 세계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해외에 세운 법인 및 자회사들이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형국이다. 팜이데일리는 혁신 기술과 제품력, 연구개발(R&D) 경쟁력 등을 앞세워 모회사의 도약을 견인하는 K바이오의 해외법인, 자회사들을 시리즈로 집중 분석한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2020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 최근 3년 새 128.4% 매출액 성장,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사노피를 비롯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고객사 확보 등등. 이같이 폭발적인 외형 확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내비치며,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유전체 분석서비스 업체 마크로젠(038290)의 해외법인 소마젠(950200)이다.
소마젠은 마크로젠과 마찬가지로 미국 시장에서 제약 및 생명공학 기업에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해 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 검사(DTCGT)와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등에도 나서고 있다.
소마젠은 성장세의 초입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안정성, 미래가치, 리더십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사실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이자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인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을 제치고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내공과 경험을 바탕한 지속 가능성이 없으면 금세 사라지는 녹록지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소마젠은 2004년 12월 미국 메릴랜드주 설립 후 약 19년간 신뢰를 쌓으며, 이제는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GSK, 사노피, 모더나, 에드메라헬스, 미국 국립보건원(NIH), 존스홉킨스대학 등 고객사로 확보한 글로벌 기업과 현지 기관이 이를 방증한다.
실적도 뒷받침하고 있다. 소마젠의 매출액은 2020년 190억원, 2021년 286억원, 지난해 434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왔다. 올해는 흑자전환도 기대된다.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대부분 수입이 재투자됐기 때문에 흑자전환이 늦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 전망도 밝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은 2020년 81억 달러(약 10조원)에서 2025년 227억 달러(약 29조원) 연평균 22%씩 고성장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이 같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소마젠이 일찍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배경이다.
올해는 지난해 7월 새롭게 수장에 오른 홍수 대표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며, 실적 전망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그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뇌공학과 박사 출신으로 마크로젠에서 생명과학연구소 연구원,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박사후 과정 등을 지냈다. R&D 전반에 걸쳐 높은 이해도와 전문성을 갖춘 생명과학 및 유전체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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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파른 성장의 배경은
△내년이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20년이 된다. 강산이 두 번도 변할 수 있는 긴 시간 우리는 북미 유전체 분석업계의 신뢰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10만명 이상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프로젝트에 영리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했던 배경이다. 분석 품질, 속도, 가격 등에서 차별화를 꾀했고, 이 같은 전략이 실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최근에는 우리의 우수한 유전체 분석 능력이 널리 알려지면서 글로벌 제약회사 및 헬스케어 전문기업들까지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지속적인 성장을 자신하는 이유는
△과거에는 유전체를 분석할 때 DNA만 보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DNA뿐만 아니라, RNA, 단백질체, 미생물 등의 다양한 생명 정보를 통합한 ‘멀티오믹스’를 활용하는 게 대세다. 하지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미국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 특히 소마젠의 경우 현재 미국 내 유일하게 DNA, RNA, 단백질체, 단일세포, 가정용 개인 유전체,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옴) 분석 서비스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정밀의료 분석 사업을 통해 5년 내 연매출액 1000억원, 글로벌 유전체 분석시장 ‘톱10’을 이뤄내는 게 목표다.
-새롭게 주력하는 사업은
△미국에는 자체 개발 진단검사(LDT)가 있다. 미국 실험실 표준인증(CLIA) 등을 받은 업체가 자체적인 성능 평가만 거치면 진단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별도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과정 없이 의사의 처방 하에 환자들에게 서비스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같은 인증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국 진단 기술 보유 업체(파트너사)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고 있다. 상용화를 지원하거나 LDT 상품을 직접 출시하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고, 수익성도 확보할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다.
-미국에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인 국내 기업에 조언한다면
△미국은 제약과 바이오, 의료기기 등의 선진국이자 가장 큰 시장이다. 미국에서 인정받으면 세계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쟁쟁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가 포진한 미국 시장에서 실력만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차별화된 기술력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고, 이를 보여줄 신뢰도 쌓아야 한다. 소마젠의 경우 철저한 납기 준수와 품질 관리로 변화를 끌어냈다. 인내심을 갖고 충분한 시간 공을 들이면 더 많은 기업이 진출에 성공할 것으로 본다. 하나 더 덧붙이자면 이미 북미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많은 네트워크를 가진 국내 기업을 적극 활용할 필요도 있다. 함께 연계해 진출을 시도한다면, 더욱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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