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태 프로라젠 대표 “알레르기藥+마이크로니들(라파스)은 최적 궁합”

  • 등록 2024-11-20 오전 8:30:56

    수정 2024-11-16 오후 7:05:08

이 기사는 2024년11월13일 8시30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알레르기 원인 물질인 알레르겐 원료의약품을 보유한 프로라젠이 관계사 라파스(214260)와 알레르기 시장 석권에 나선다. 마이크로니들(미세바늘) 패치 기술을 가진 라파스와 개발 중인 알레르기 비염약 임상 1상이 막바지에 다다랐고, 후속 파이프라인으로는 땅콩 알레르기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김지태 프로라젠 대표이사는 “알레르기의 근본 치료법인 면역치료는 오랜 치료기간과 번거로움 때문에 시장성이 작았는데, 이를 마이크로니들 패치로 해결해 획기적인 알레르기 치료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지태 프로라젠 대표가 이데일리에 현재 개발 중인 알레르기 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선진국병’ 알레르기, 시장가치 무궁무진”

산업화로 오염물질이 많이 발생하고 생활환경과 위생 상태가 변화하면서 발병률이 높아진 알레르기 질환은 흔히 ‘선진국병’으로도 불린다. 이 같은 알레르기를 증상만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면역치료가 필요하다. 면역치료란 환자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인 알레르겐의 농도를 조금씩 높여 투여함으로써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치료방식으로, 이를 위해서는 알레르겐의 상업용 대량생산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프로라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의 대량생산에 성공한 기업이다. 김지태 대표는 “집먼지진드기 같은 경우는 생물이기 때문에 냉동시켜 보관할 수도 없고, 계통을 유지해 365일 키우면서 알레르겐을 추출해야 한다”며 “365일 시설을 가동해 기르는 것, 진드기에서 알레르겐을 채취하는 것이 모두 기술이자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특히 아직까지 국내에서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해 상업화를 시도한 곳이 많지 않았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알레르기가 거의 전염병과 동등하게 취급될 정도로 중요한 질환”이라며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알레르기 질환자가 많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앞으로는 미국, 유럽처럼 중요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30만명이던 국내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2023년에는 이보다 100만명 이상 늘어난 743만명이 됐다. 환자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알레르기 질환 감소를 위한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알레르기관리법 발의 및 국립알레르기 센터 건립을 요구하는 국회 토론회가 열렸고, ‘알레르기 면역요법 진료지침’ 개정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특히 소아의 경우는 아토피피부염, 천식, 알레르기 비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이 순차적으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을 초래할 수 있어 적절한 면역치료가 더욱 중요하다”며 “지금은 면역치료에 필요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및 일부 식품 알레르겐만 보유하고 있지만 곰팡이, 반려동물 털 등 다양한 알레르겐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데이터 헬스케어는 땅콩 알레르기 면역치료의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에는 약 45억 달러(약 6조3000억원)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에는 호주 아라백스의 펩타이드 땅콩 알레르기 면역치료제가 약 150억원의 투자를 받았는데, 프로라젠도 국내 시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계획이다.

“면역치료와 마이크로니들 궁합 잘 맞아”

관계사인 라파스와의 협업은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묘수이기도 하다. 김 대표와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마이크로니들 패치 형식으로 알레르기 면역치료제를 만들어 편의성을 높이면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보유한 라파스와 의기투합해 지난 2017년 프로라젠을 설립했다. 현재 라파스는 프로라젠의 지분 4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김 대표는 “알레르겐 자체를 수출하는 것보다 치료제로 개발해 수출하면 가치도 커지고 기술수출도 비교적 쉬워진다”고 했다. 그는 장기간 지속해야 하는 면역치료에 가장 적합한 투약방식이 마이크로니들 패치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 대표는 “면역치료는 조금씩 지속적으로 오랜 시간 자극을 줘야하는데 기존 치료방법인 설하정(혀 밑에 약물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나 피하주사 방식보다 마이크로니들이 적합하다”며 “현재 라파스와 개발 중인 알레르기 비염 치료제는 기존에 라파스가 국내 판매 중인 마이크로니들 화장품과 바늘 크기나 패치 크기에 큰 차이가 없어 통증도 크지 않고 편의성도 높다”고 했다. 현재 라파스는 ‘아크로패스’라는 브랜드로 국내에서 마이크로니들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이크로니들 패치 방식의 땅콩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비교 (자료=프로라젠)


패치 형식의 알레르기 면역치료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땅콩 알레르기가 심각한 미국의 경우 문라이트가 스테인리스스틸을 소재로 한 마이크로니들에 땅콩 알레르겐을 코팅해 패치 형식으로, 미국 하버드대학교는 땅콩 알레르겐 파우더가 탑재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각각 만들었다. 하지만 대량생산 및 탑재용량 조절에는 이미 나온 기술보다 라파스가 보유한 기술이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현재 라파스와 개발 중인 ‘방울확장’(DEN) 방식의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의 마이크로니들보다 통증이 작고, 하버드대의 용해성 미세바늘보다는 대량생산, 탑재용량 조절에 적합하다”며 “땅콩, 밀가루, 꽃가루 등 사람용 알레르기 치료제와 반려동물을 위한 아토피 알레르기 동물의약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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