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현재 파이프라인(탐색단계 포함)은 신약 9개, 개량 신약 6개 등 총 15개에 이른다. 첨병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Zastaprazan, 개발코드명 JP-1366)’이다.
자스타프라잔은 기존 위식도 역류질환 등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기존 프로톤펌프저해제(PPI)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P-CAB) 계열 신약 후보 약물이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프로톤펌프저해제 약물과 달리 위산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없이 직접 칼륨 이온과 결합한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프로톤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기전이다.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는 식사 여부와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하고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 지속시간이 길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서 선호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경쟁제품은 HK이노엔(195940)(옛 CJ헬스케어)이 2019년에 출시한 케이캡(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069620)이 지난해 출시한 펙수클루(펙수프라잔)가 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추후 자스타프라잔의 개발과 허가, 상용화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1억1250만달러(약 1450억원)를 받는다. 제일약품은 올해 자스타프라잔의 국내 임상 3상을 완료하고 내년 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일약품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이유는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에 732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15%의 성장률을 보였다. 글로벌시장 조사기업 TAM(Target Addressable Market)에 따르면 미국, 중국 등을 포함한 글로벌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약 21조원으로 추정된다.
신약 개발로 연구개발비용 규모 증가세
제일약품은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중저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인 ‘JPI-547’은 폴리 아데노신 2인산 리보오스 폴리머레이즈(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폴리 아데노신 2인산 리보오스 폴리머레이즈는 세포의 유전자(DNA) 손상을 복구하는 효소로 암세포 유전자까지 복구하기 때문에 폴리 아데노신 2인산 리보오스 폴리머레이즈를 억제해야 암세포 사멸을 유도할 수 있다. 탄키라제는 암세포 생성에 필수적인 효소다. JPI-547은 이 둘을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이중저해 작용기전을 갖고 있어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JPI-547은 난소암뿐만 아니라 췌장암으로도 적응증을 확대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JPI-547은 췌장암의 경우 2021년 3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지정(ODD)됐고 같은 해 6월 개발단계 희귀의악품지정을 받았다. 현재 임상 1b상을 진행중이다.
제일약품은 신약 개발에 따라 연구개발 비용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경상연구개발비)은 411억원으로 전년(390억원)보다 5.4% 증가했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은 2020년 5월 온코닉테라퓨틱스를 설립하기 전인 2019년 221억원과 비교하면 약 두 배 늘었다.
제일약품은 온코닉테라퓨틱스 설립과 연구개발비 증가 등의 이유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21년(-105억원)과 지난해(-135억원)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제일약품은 신약 개발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인 신약 개발은 오너 3세 한상철 대표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다”며 “제일약품은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경쟁력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꾸준히 개발 및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