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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발생한 날은 2021년 11월 15일이었다. 당시 19년 경력이었던 경위 A씨와 시보 순경이었던 B씨는 112 종합상황실로부터 ‘윗집 사람이 찾아와 신고자 집 문을 발로 차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4시간여 전 비슷한 내용으로 112신고가 들어온 빌라와 같은 곳임을 인지한 뒤였다.
3분 만에 도착한 A씨와 B씨는 진술 청취 과정에서 신고자들과 가해자 C씨 간 말다툼이 벌어지자 일단 C씨를 4층 주거지에 올려보냈다. 그러나 C씨는 이내 흉기를 들고 3층으로 내려왔고 순경 B씨에게 층간 소음 상황을 설명하던 피해자 D씨를 찔렀다.
같은 층에 있던 D씨의 자녀는 양손으로 C씨의 공격을 막는 등 방어했지만 B씨는 이들을 내버려두고 계단 아래로 내려갔다. 이후 1층에서 D씨 남편의 피해 진술을 듣고 있던 경위 A씨를 보고는 목을 찌르는 시늉을 하며 “목에 칼을 찔렸다”고 말했다.
위급한 상황임을 알아차린 D씨 남편은 위층으로 뛰어 올라갔지만 A씨와 B씨는 사건 현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D씨 자녀의 비명까지 이어지는 상황이었음에도 이들은 빌라 밖으로 나가 관할 무전망에 구급차 지원을 요청했다.
경찰이 자동 출입문을 열지 못해 3분이 지나가는 동안 피해자들은 C씨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이들 가족은 C씨와 몸싸움을 벌이며 공격을 막으려 했지만 D씨 남편과 자녀는 얼굴, 손에 자상을 입었고 D씨는 경동맥 등이 손상돼 영구장해까지 갖게 됐다. A씨 등이 계단 위로 올라갔을 때는 흉기에 찔린 피해자들이 이미 C씨를 잡은 뒤였다.
法 “범죄진압 의무 있는데도 현장 이탈”
이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부실 대응 비판이 일자 인천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와 B씨를 해임했다.
추가 조사 과정에서는 신고 접수 당시 112 종합상황실에서 ‘코드1’을 발령했음에도 지휘 책임자들이 현장에 늦게 도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해임 징계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법원은 피해자들이 맨몸으로 C씨와 사투를 벌인 점을 언급하며 “원고는 경찰 조직의 권위와 국민 신뢰를 크게 실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므로 이 사건 처분을 통해 경찰의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공익적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판시했다.
이후 두 사람은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경찰 공무원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고 범죄를 진압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현장을 이탈해 직무를 유기했다”며 “국민의 신뢰를 저해했다”고 판단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C씨에 대해서는 지난해 징역 22년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