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약품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85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32억원, 3분기 27억원 영업손실을 냈음에도 1분기 기술수출 계약금 200억원이 반영되면서 16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덕분이다. 올해 4분기에 소폭 적자를 내더라도 올해 연간 영업흑자를 내는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신약개발 자회사 설립 3년 만에 기술수출 성과
제일약품이 2020년 설립한 신약개발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3년 만에 빠르게 연구개발(R&D) 성과를 내면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제일약품은 2020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이 129억원이었지만 2021년 영업손실 105억원으로 적자 전환하고 2022년에도 135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매출이 꾸준히 성장했음에도 연구개발비가 2020년 243억원→2021년 390억원→2022년 490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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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신약개발 성과가 가시화되기까진 오랜 기간이 걸린다. 그러나 온코닉테라퓨틱스는 P-CAB(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자스타프라잔’을 빠른 속도로 개발해 올해 3월 중국 제약사 리브존파마슈티컬그룹에 총 1억2750만달러(약 16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이는 제일약품 창사 이래 첫 기술수출이었다.
지난 6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자스타프라잔의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해 국산 3호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탄생을 앞두고 있다. 제일약품은 자스타프라잔이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내년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스타프라잔이 출시되면 기존에 발매된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와 삼파전을 펼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은 1449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 중 케이캡이 1321억원, 펙스클루가 129억원어치 처방됐다. 제일약품은 후발주자로서 빠르게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스타프라잔의 적응증을 적극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제일약품은 내년 5월 임상 종료를 목표로 위궤양 환자 대상 자스타프라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그 외 주목할 만한 파이프라인은?
온코테라퓨틱스의 파프(PARP)와 탄키라제(Tankyrase)를 동시에 억제하는 이중저해 표적 항암제 신약 ‘JPI-547’도 주목되는 파이프라인이다. JPI-547은 2021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ODD)를 받고 같은해 6월 국내 식약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 2a상까지 마무리된 후 조건부 품목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현재 JPI-547은 국내 임상 2상을 진행 중인 단계다.
제일약품은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도 뇌졸중, 당뇨병, 항암제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에 도전하고 있다. 뇌졸중 치료제 ‘JPI-289’ 임상 2a상을 마치고 당뇨병 치료제 ‘JP-2266’은 유럽 임상 1상을 종료하고 내달부터 임상 2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혈액암 치료제, 염증질환 치료제 등은 비임상 및 선도물질 도출 단계에 있다. 이 중 혁신 신약인 JPI-289는 임상 3상을 추진할 글로벌 파트너사를 모색하고 있으며, 기술수출도 타진하고 있다.
제일약품은 개량신약 개발에 따른 성과도 꾸준히 도출되고 있다. 제일약품의 당뇨 치료제인 개량 신약 ‘듀글로우정(JLP-2008)’은 지난달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 연말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제일약품은 올해 3분기에 듀글로우정 임상 3상 비용 81억원을 자산으로 회계 처리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일약품이 기존에 의약품 유통 중심으로 사업을 이끌어가다 코프로모션 방식에 한계를 느끼고 신약개발을 꾸준히 해왔다”며 “전략적으로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R&D에 집중해서 단기간에 좋은 성과를 내고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