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사업인 특허사업화 사업 지지부진
2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툴젠은 최근 5년간 매출이 1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4년부터 10년간 매출을 살펴보면 2015년 21억원, 2017년 34억원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20억원 미만의 매출을 내왔다.
장기간 매출 부진으로 인해 9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툴젠은 2014년 1억5900만원 영업 흑자를 내고 2015년 2억1611만원 적자로 전환한 이후 매년 영업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손실만 1041억원에 달할 정도다.
툴젠의 핵심 사업은 유전자교정 플랫폼 기술 기반 특허수익화 사업이다. 문제는 미국에서 크리스퍼 카스나인 유전자가위 특허권을 두고 다투면서 특허수익화 사업을 제대로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다. 툴젠은 미국에 출원된 특허 중 1건에 대해 2020년 12월 저촉심사가 개시되면서 CVC 그룹,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와 경쟁하고 있다.
툴젠 측은 미국 특허 저촉심사를 리스크가 아닌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부분의 특허분쟁은 판결 전에 협상으로 타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 중인 저촉심사는 툴젠이 유리한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회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저촉심사가 길어지면서 원천특허를 활용한 수익 창출 기대 시점도 지연되고 있다.
툴젠은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익 사업으로 유전자교정 종자 사업을 택했지만 이 역시 상용화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
툴젠이 유전자교정 종자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향후 유전자변형(GMO) 종자 시장을 유전자교정(GE) 종자 시장이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유전자교정 종자에는 GMO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점일 것으로 봤다. 여기에 2013년 네덜란드 종자기업 키진(KeyGene N.V.)과 크리스퍼를 이용한 식물 연구개발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세계 최대 종자기업인 몬산토(Monsanto)에 유전자교정 종자 개발에 대한 기술이전을 한 것도 해당 사업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부여했다.
툴젠의 유전자교정 종자 연구는 2017년부터 시작됐다. 2018년에는 종자생명공학 분야의 권위자인 한지학 박사(현 툴젠 종자사업본부장)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고 툴젠 종자연구소를 개소했다. 툴젠은 2020년 1월 종자연구소를 종자사업본부로 승격시키면서 유전자교정 종자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약 100억원을 투자한 충북 오송 연구개발(R&D)센터를 준공해 종자사업을 위한 최첨단 시설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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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종자개발 사업 속도가 느려지자 사업개발(BD) 전략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국내에선 유전자교정 작물을 재배·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이 때문에 툴젠은 2022년 3월 키르기즈 공화국(Kyrgyz Republic)에 곡물·작물 재배업을 영위할 해외법인(TOOLGENKYRGYZ LLC)을 세워야 했다.
또한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주력 종자를 변경하기도 했다. 툴젠은 2020년 해외에서 더 잘 팔리는 작물인 옥수수 종자를 개발하기로 했다. 글로벌 옥수수 시장은 약 2300억달러(한화 약 320조원)로 대두박 시장(882억 달러, 약 106조원), 씨감자 시장(330억달러, 약 45조원)에 비하면 거대한 시장이다. 올해 옥수수의 제초제 내성 여부를 조사한 뒤 내년에는 제품을 상용화하고 라이선싱하겠다는 계획이다.
툴젠은 종자 사업의 연구개발 속도를 높여 올해에는 유의미한 매출을 발생시키겠다는 복안이다. 툴젠 관계자는 “아직까지 (종자 사업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올해에는 해당 사업으로 유의미한 매출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