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 곳곳에서 경제 위기의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국가 신인도와 직결되는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고 달러 대비 위안화가 치솟고 있다. 반짝 상승했던 증시도 정체를 겪는 등 삼중고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그동안 부양책에 인색했던 중국 당국도 뒤늦게 대책을 내놓으며 경기 회복에 주력하고 있지만,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중 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보여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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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엠피닥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693%로 전일대비 5bp(1bp=0.01%포인트) 하락하며 사상 최저 수준을 경신했다. 중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올해 2% 초중반대를 유지했으나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이달 처음으로 2%선이 무너졌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34.5% 떨어졌고 이달 들어서만 13% 급락했다. 그만큼 중국 경제 회복에 대한 국제사회 신뢰도가 떨어졌다는 의미다.
| 중국 베이징 도심의 건물들 뒤로 달이 지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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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으로 국채금리는 상승 추세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4.529%로 연초대비 16.2%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과 중국간 금리 스프레드(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외환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달러·위안화 환율은 19일 7.297위안으로 지난해 11월 3일(7.301위안) 이후 약 13개월만에 최고치다. 20일 7.296위안으로 소폭 내렸으나 여전히 높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게 되면 중국으로 유입됐던 해외 자금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그간 상승하던 중국 증시는 최근 들어 약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중국 대표 밴치마크 지수인 CSI300지수는 20일 종가 기준 3927.74로 올해 고점이었던 10월 8일(4256.10)보다 7.7% 떨어졌다.
심각한 경제 상황에 중국 내부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보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9월 중국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서 “현재 경제 운영에 일부 문제가 나타났다”며 이례적으로 적극 부양책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이달 11~12일 주재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는 14년만에 통화정책 기조를 더 완화적인 수준으로 전환했다. 중국의 정치·경제 전문가 이철 박사(‘중국의 선택’ 저자)는 “그간 시장에 인내할 것을 요구하던 중국이 절대 하기 싫었던 것(부양책)까지 내놓을 정도로 정책 기조가 완전히 달라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에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이라는 새로운 리스크가 다가오고 있다. 중국 당국은 내년 3월 열리는 최대 연례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부터 전개될 미·중 관계에 따른 한국 영향도 관심이 높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미국의 대중 관세에 따른 한국 수출 영향과 북·중·러 밀착에 따른 한반도 정세 악화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