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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했다. 이와는 달리 중국은 물가가 둔화하는 국면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신발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니에 샹콴 대표의 사례를 통해 디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는 중국의 상황을 전했다.
중국이 3년여만에 코로나19 봉쇄 조치를 해제하자, 니예 대표는 호황을 예상하고 신발 생산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늘어난 신발 재고 물량이었다. 재고를 처리하기에 급급해진 니예 대표는 오히려 1년 전보다 신발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폭은 올해 1월 2.1%, 2월 1.0%에서 3월(0.7%) 0%대에 진입한 후 6월에는 제로(0%)까지 내려간 상태다. 7월 CPI는 9일 발표 예정인데 블룸버그는 마이너스(-)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하락이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2020년말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생산자물가가 동시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중국 물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내부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임대료 및 가구·가전 등 소비재 가격 하락 영향이 크다. 경기가 좋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지출을 꺼리고 수익이 줄어든 기업들은 일자리와 투자를 줄이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지난 수십여년간 일본이 겪었던 저성장의 굴레를 중국에서도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우려했다.
중국의 2~3위 교역국인 유럽연합(EU)과 미국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까지 미국 누적 수출액은 1조9500억위안(약 355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0% 줄었다. EU 수출도 같은기간 2.6% 줄어든 2조1800억위안(약 397조원)이다.
7월 중국의 수입액은 1년 전보다 12.4% 줄어든 2012억달러(약 264조원)다. 이는 현재 중국 국내 소비가 얼마나 나쁜 상황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중국 경제 책임자인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연초부터 나타났던 수입량 회복세가 7월 들어 대부분 꺾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지난 한두달 동안 국내 상황이 상당히 빠르게 악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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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와 FT 등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인민은행, 국가통계국 등 기관들을 동원해 디플레이션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현지 증권사의 한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규제 당국으로부터 디플레이션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고 중국의 한 경제학자도 “규제 당국과 회사 홍보부에서 디플레이션을 공개적으로 논의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경제 지표의 부진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 발표를 더욱 압박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미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 중심의 경제 회복을 위해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및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부동산 시장 활성화 방안과 중앙은행 차원의 부양 조치 등이 기대되는 분야다.
미즈호은행의 켄 청 수석 외환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중국 경제 지표의 지속적인 약세는 소비를 계속 위축시킬 것”이라며 “디플레이션 불확실성으로 인민은행이 추가 통화 완화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