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길이만 5.3m에 최고 출력 1200마력에 달하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몰고 장애물 구간에 들어서니 옆에 앉은 BYD 직원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직원 안내에 따라 30도 경사(체감상으로는 90도)의 가파른 벽면을 타고 오른다.
몸이 한쪽으로 쏠렸으나 시트에 설치된 보조대가 움직이며 몸을 지탱한다. “이대로 쭉 경사면을 타고 올라가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직원의 익살스러운 걱정을 뒤로 하고 구간을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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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BYD가 마련한 소규모 트랙이다. 지난 21일 이곳에서 BYD가 출시한 다양한 전기차 세단과 SUV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시승한 차는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 양왕에서 만든 대형 SUV ‘U8’이다. 거대한 크기와 출력을 지닌 U8는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탱크턴, 비상시 물에서 30분간 뜰 수 있는 수륙양용형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차량 내부는 갈색톤 인테리어로 중앙에 대형 화면이 배치됐으며 구간마다 주변은 물론 타이어 옆까지 확인할 수 있는 어라운드 뷰가 인상적이었다. 다만 직각형의 차체와 헤드램프로 구성된 다소 난해한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였다.
U8의 중국 내 가격은 한화로 약 2억원부터 시작한다. U8은 ‘대륙의 디펜더’라고도 불리는데 랜드로버의 디펜더 가격이 1억원 초중반대에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꽤 비싸다. 2억3000만원대인 랜드로버의 대형 SUV 레인지로버나 벤츠의 순수 전기차 G클래스(지바겐) EQ과 비슷한 수준인데 경쟁이 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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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한국 출시 가능성이 높은 BYD의 왕조 시리즈 ‘아토3’와 해양 시리즈 ‘씰’은 공터에서 급가속, 급회전 등을 체험할 수 있었다.
크기를 봤을 때 한국의 코나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판매가에 따라 경쟁이 가능할지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최대 충전거리는 아토3가 510km, 코나 417km였다. 가격은 아토3가 중국 내 판매 가격 한화 기준 1500만원대로 크게 저렴한 편이다.
중형 세단 씰은 기존 왕조 시리즈보다는 좀 더 스포티함에 주안점을 뒀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8초에 도달할 만큼 속도감이 느껴졌다. 급회전 시 안정성도 우수한 편이다. 장기 주행을 하지 못했지만 이 차를 몰다 보면 운전의 재미를 알게 해줄 것으로 보였다.
외형 디자인은 얼핏 보면 테슬라와 비슷한데 상대적으로 밋밋한 편이었다. 내부에는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 화면이 상대적으로 단출하게 놓였다. 디자인에 예민한 국내 소비자들을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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