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현재 중국 상황에 대해 문일현 정법대 교수는 미국 ‘패권 전략’에 가장 큰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문 교수는 “트럼프 1기에서 시작한 무역 전쟁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재 범위가 넓어지고 방법 또한 정교해졌다”며 “(트럼프 2기가) 전방위에 걸쳐 (대중 압박에)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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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미국이 러시아와 손을 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연러항중’(聯俄抗中)이다. 문 교수는 “냉전 시기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은 협력해 당시 소련을 견제했는데 이번에는 정반대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이 공동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연구항중’(聯歐抗中)도 있다. 문 교수는 “트럼프가 유럽과 손잡고 중국을 옥죄는 보수 정권간 협력”이라며 “최근 유럽 정치 지형이 우파가 득세하는 추세여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문 교수는 “러시와 협력을 공고히 해 미국 이간질에 대응하고 미국과 유럽 마찰이 증폭될 때 이를 기회로 삼을 것”이라며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등을 통해 글로벌 사우스를 포용하고 주변국들과도 안정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에 대한 비자 면제 정책도 같은 맥락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경제 분야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산 제품에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 압박에 따른 정부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 문 교수는 중국 내 전문가들이 최소 3조위안(약 596조원)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과 관련 산업 등 대부분 분야가 압박을 받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불가피하다”며 “관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위안화 평가절하도 고려 중이고 더 많은 돈을 풀어 내수를 진작하는 확장 재정 정책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과 견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영향권에 놓인 우리 정부도 철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높은 관세를 매기면 한국의 대중 수출이 영향 받고 (미국이) 한국에 첨단 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 설상가상”이라며 “탈중국 기조를 유지하면 중국 시장에서 설 땅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외교 안보 측면에선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한반도 정세가 전례 없는 난기류에 처했다”며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 압박하면 북·중·러 3국을 밀착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교수는 “국익을 위해 미·중 어디든 할 말을 하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며 “줄타기 외교면 어떤가, 생사존망의 위기의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