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추석 연휴에도 다채로운 연극과 뮤지컬이 관객과 만나고 있다. 평일(19~20일)에 휴가를 사용하면 22일까지 최장 9일 동안 쉴 수 있는 이번 연휴, 공연장에서 마음 놓고 웃고 울며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취재를 위해 직접 관람한 작품 중 아직 예매 기회가 남아 있는 추천작 다섯 편을 소개한다.
| ‘랑데부’(사진=옐로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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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아보며 닫힌 마음을 열고 싶다면→‘랑데부’(LG아트센터 서울 U+스테이지·16일 공연 없음)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온 두 남녀가 아픈 과거를 함께 풀어가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연극이다. 과거의 아픈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만의 정해진 법칙에 스스로를 가두는 남자 태섭과 세상의 무게를 짊어진 듯한 삶을 살아가는 지희가 마음의 문을 열고 교감해나가는 과정을 촘촘하게 펼쳐낸다. 움직이는 트레드밀을 설치한 런웨이 형식의 무대에서 단 두 명의 배우가 퇴장 없이 1시간 40분간 극을 이끄는 작품이라는 점이 감상 포인트. 공연 때마다 템포, 움직임 등 구성이 달라지는 현대 무용인 ‘접촉 즉흥’을 선보이는 작품이라는 점도 돋보인다.
박성웅·최원연(태섭 역), 문정희·박효주(지희 역) 등 출연. 공연은 이달 21일까지.
|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사진=파크컴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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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이뤄질 날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면→‘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 3관·19일 공연 없음)
전 세계 각국에서 공연 중인 고전 명작인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해 만든 연극이다. 대역 배우 에스터와 밸의 이야기를 다룬다. 에스터와 밸이 각각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의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 역의 대역 배우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두 사람이 공연장의 허름한 지하 분장실에서 예술, 인생, 연극 등에 대화하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출연 기회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연출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그린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 의지하며 꿈을 향한 열망을 드러내는 모습을 유쾌하면서도 철학적으로 펼쳐낸다.
이순재·곽도연(에스터 역), 카이·박정복·최민호(밸 역). 정재원·박수연(로라 역) 등 출연. 공연은 12월 1일까지.
| ‘홍련’(사진=마틴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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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쏟으며 가슴 속 응어리를 털어내고 싶다면→‘홍련’(대학로자유극장·17일 공연 없음)
전통설화 ‘장화홍련전’과 ‘바리데기’를 결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뮤지컬이다. 홍련이 아버지를 죽이고 남동생을 해친 죄로 저승에서 바리공주가 주관하는 사후 재판을 받는다는 설정의 이야기가 국악과 록이 어우러진 음악과 함께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자신의 행동이 정당했다며 무죄를 주장하며 당돌하게 분노를 표출하다가 저승에 오게 된 진짜 이유를 깨닫고 눈물을 흘리는 등 감정 변화의 폭이 큰 홍련의 이야기가 절정에 치달을 때 객석은 울음바다가 된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재판을 이끌어가면서 홍련을 다독이는 따뜻한 면모를 지닌 바리의 모습도 충실히 다룬다.
한재아·김이후·홍나현(홍련 역), 이아름솔·김경민·이지연(바리 역) 등 출연. 공연은 10월 20일까지.
| ‘젠틀맨스 가이드’(사진=쇼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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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리고 싶다면→‘젠틀맨스 가이드: 사랑과 살인편’(광림아트센터 BBCH홀·16, 17일 공연 없음)
백작을 꿈꾸는 청년 몬티 나바로의 인생역전 프로젝트를 펼쳐내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몬티 나바로가 자신이 다이스퀴스 가문의 8번째 후계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서열 높은 후계자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린다. 다이스퀴스 역을 맡은 배우가 캐릭터를 ‘퀵 체인지’하며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모습이 묘미인 대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코미디물이다. LED 스크린을 통해 3D 팝업북처럼 펼쳐내는 영상 연출 기법으로 주인공의 여정에 속도감을 붙였고 오케스트라를 무대 2층에 배치해 웅장함과 보는 재미를 더했다.
송원근·김범·손우현(몬티 나바로 역), 정상훈·정문성·이규형(다이스퀴스 역) 등 출연. 공연은 10월 20일까지.
| ‘하데스타운’(사진=에스앤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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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감정과 도전 정신을 다시 깨우고 싶다면→‘하데스타운’(샤롯데씨어터·17일 공연 없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재해석해 만든 뮤지컬이다. 인간과 뮤즈의 혼혈로 등장하는 신화 속 인물 중 가장 뛰어난 음악가로 꼽히는 오르페우스와 독사에 물려 지하세계로 떨어지는 그의 아내 에우리디케의 이야기, 봄·여름은 지상에서, 가을·겨울은 남편 하데스와 지하에서 보내는 페르세포네의 이야기를 한 데 엮었다. 신화 속 두 개의 사랑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변주해 결합한 독창적 작품이다. 대사가 거의 없는 ‘성스루’(sung-through) 뮤지컬이라는 점이 특징. 중앙 무대를 둘러싸고 앉은 7인조 라이브 밴드가 연주하는 그루비한 재즈, 블루스 음악에 맞춰 사랑이 꽃피우고 도전을 멈추지 말아야 메시지를 품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조형균·박강현·김민석(오르페우스 역), 최정원·최재림·강홍석(헤르메스 역), 김선영·린아(페르세포네 역), 김환희·김수하(에우리디케 역) 등 출연. 공연은 10월 6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