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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사장은 “통상적인 기술이전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빠른 속도로 이뤄졌다고 평가한다”며 “우리는 연구소 인력이 상당히 부족한데, 그만큼 모든 직원분들이 밤낮으로 의논하고 고생해서 만들어 낸 결과”라고 말했다.
설립 후 두 번의 글로벌 기업 대상 빅딜을 통해 누적 계약 규모 약 1조2000억원을 달성한 에이프릴바이오는 내년에도 기술이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딜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은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의 기술이전이었다면 앞으로는 약물 지속형 플랫폼 SAFA를 기반으로 하는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게 회사 목표다.
실제 에이프릴바이오는 ADC(항체-약물 접합체)부터 T셀이나 NK셀 등 면역세포 인게이저(engager, 암세포와 면역세포에서 각각 발현되는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물질),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에 SAFA 플랫폼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약물에 SAFA 플랫폼 적용 가능성을 타진해 공동개발하거나 기술이전을 하는 전략이다. ADC는 현재 항암시장에서 차세대 약물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고 GLP-1 계열 약물은 비만·당뇨 뿐 아니라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와 치매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치료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이 중에서 ADC와 면역세포 인게이저 분야를 특히 주목하고 있다. 그 동안 에이프릴바이오가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은 자가면역질환을 주요 적응증으로 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항암제 분야로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관련해 회사는 SAFA 플랫폼이 어떤 약물에 가장 효율적으로 작용할지 탐색하는 개념입증(POC) 연구를 진행 중이며, 결과 도출은 올해 3분기로 예상한다. 본격적인 전임상 연구는 이르면 내년 초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박 부사장은 “ADC 같은 경우 이를 연구하는 회사와 협력 체계로 가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SAFA가 가진 장점을 이용해 부작용을 줄이거나 약물 효능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연구개발 포트폴리오 구축과 기술협약에 능통한 글로벌 전문가다. 서울대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스탠포드대 의과대학 분자약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헌팅턴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국제 과학자 네트워크 비영리기관인 CHDI 재단에서 20여년 간 연구개발 포트폴리오 구축과 글로벌 기술협약을 주도했다. 나손사이언스, 바이오리더스(현 모아라이프플러스), 파멥신을 거쳐 작년 에이프릴바이오에 합류했다.
에이프릴바이오가 보유한 약물 지속형 플랫폼 SAFA 핵심은 약물 반감기를 늘리는 효능에 있다. SAFA 플랫폼은 혈중에 높은 농도로 존재하는 알부민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 절편을 치료용 단백질에 연결해 약물의 반감기를 연장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IL-18 결합 단백질의 인체 내 반감기는 약 1.5일(33~40시간) 수준이지만, SAFA가 적용된 APB-R3 반감기는 13~14일로 집계됐다. 반감기를 약 9배 가량이나 연장한 셈이다. 룬드벡 발표에 따르면 APB-A1 역시 약 14일의 반감기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