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연구팀, '이산화탄소→에틸렌 전환' 촉매 매커니즘 규명…생성 효율 3배↑

방사광가속기기반 X선 현미경 통해 실시간 반응 관측
'2가 이온 구리상'이 에틸렌 생성 반응 촉진 밝혀
  • 등록 2024-10-14 오전 1:00:00

    수정 2024-10-14 오전 1:00:00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서울대, 카이스트 공동 연구팀이 이산화탄소를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촉매의 형성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촉매 성능을 극대화해 에틸렌 생성 효율을 3배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이산화탄소 전환 촉매 개발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의 서울대 김주원 박사, 이시영 박사(현 미시간 대학교, 공동 1저자), 카이스트 김세준 박사(현 캘리포니아 공대, 공동 1저자)는 12일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인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고효율 전기화학 촉매의 변화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했으며, 촉매 표면에서 형성되는 ‘2가 이온 구리상’의 형성 메커니즘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학교 화학부 임종우 교수(왼쪽부터), 황윤정 교수와 카이스트 화학과 김형준 교수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환원 기술은 신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그리드와 결합해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청정 에너지원 생산까지 가능하게 하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구리 기반 촉매들은 반응 중의 구조적 변화와 이에 따른 성능 저하 문제로 인해 높은 전환 효율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난제를 풀기 위해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연X선 분광-현미경법을 적용해, 반응 과정에서 수산화구리 촉매의 화학적 및 구조적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찰했다. 그 결과 에틸렌 생성 반응이 진행되는 특정 전압에서 촉매 표면에 ‘2가 이온 구리상’이 형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이 ‘2가 이온 구리상’은 계산 및 여러 분석들을 통해 에틸렌 생성 반응을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입증됐다.

각 촉매의 상변이 과정에 따른 촉매 성능 및 표면상 형성을 나타낸 그림.(이미지=연구팀)
연구팀은 또한 이 ‘2가 이온 구리상’을 인위적으로 촉매 표면에 형성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이 처리 과정을 거친 촉매가 그렇지 않은 촉매보다 3배 이상의 에틸렌 생성 효율을 보여주는 결과를 얻었다.

이번 연구는 구리 촉매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구리 기반 촉매의 실시간 변화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다른 구리 촉매에도 범용적으로 적용 가능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또한 구리 촉매의 반응 중 상변화에 관한 논쟁이 오랜 기간 학계에서 지속돼 왔으나, 이번 연구는 그 논란을 종식시키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물리화학 및 에너지 분야 학술지 인용 지수 랭킹 상위 0.8%의 세계적 학술지 ‘줄(Joule)’에 12일자로 온라인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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