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3분기 전기료 동결…한전 자금조달 '빨간불'

한전채, 올해 총 발행금액 11.1조
구축효과 우려에…CP, 전단채 눈 돌려
“전기료 인상 없이 적자 해소 어려워”
  • 등록 2023-06-23 오전 4:32:47

    수정 2023-06-23 오전 4:32:47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3분기 전기요금이 동결되면서 한국전력(015760)의 자금 조달에 비상등이 켜졌다. 비용 절감 자구책 발표에도 전기요금 추가 인상 없이는 당분간 적자 해소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한전은 유동성 공급을 위한 한전채 발행과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발행으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2일 본드웹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한전채의 총 발행금액은 11조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4조2200억원) 21.58% 감소한 수준이지만, 연료비와 전력 구입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한전채 발행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들어 만기가 돌아오는 한전채 규모는 3조1000억원에 달한다. 설비투자, 순금융비용을 비롯해 만기채 차환에 필요한 비용을 고려했을 때 한전은 올해 22조7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전채 발행 물량의 금리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조달 부담을 높였다. 지난 12일 한전은 2년물 2600억원, 3년물 1400억원 등 총 4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확정했다. 발행금리는 2년물 4%, 3년물 4.06%로 각각 결정됐다. 지난 5월 초 3%대 후반에서 지속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채는 트리플에이(AAA) 등급의 초우량물로 분류된다. 우량물 발행 확대는 시장의 자금을 빨아들여 민간 기업의 회사채 조달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지난해 말처럼 자금시장 구축 효과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한전은 CP등 단기채 발행을 늘렸다.

실제로 월별 한전채 발행 물량은 △1월 3조2100억원 △2월 2조7100억원 △3월 2조900억원 △4월 1조5400억원 △5월 8000억원 △~6월 22일 8000억원 등의 순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CP의 경우 올해에만 총 1조8000억원을 발행했다. 총 발행 잔액은 5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단채도 지난 4월 순발행액이 1조원을 넘겼으며, 지난 5월 기준 5000억원이 순발행된 상태다.

한전은 지난 21일 연료비 조정단가를 1킬로와트시(㎾h)당 플러스(+) 5원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의 산정 내역을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여섯 분기만의 전기료 동결이다. 냉방비 등 국민 부담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한전의 누적 적자가 45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앞서 산업부는 한전의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안에 최소 ㎾h당 51.6원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2분기를 합한 누적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쳐 올해 안에 최소한 30.5원을 올려야 기존 계획을 달성할 수 있다.

결국 한전의 비용 절감 자구책 발표에도 전기료 추가 인상 없이는 적자 해소가 쉽지 않다. 오는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상황이지만, 연간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한전이) 오는 3분기 소폭 흑자가 예상되기도 한다”면서도 “다만 연간 당기순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사채발행한도 관점에서 부족한 수준으로 판단되며 연내 법안 개정을 통한 한도 확대 또는 추가 요금 인상 조치가 필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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