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태흠 충남지사는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되자 즉시 자신의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에서 계엄해제요구안이 가결된 만큼 헌법 절차에 준수해 사회질서유지와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23일 송년 기자회견에서는 탄핵 심판 서류를 받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서류를 받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당당하지 못하다”며 “법조인 출신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끌지 모르지만, 국민 처지에서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통치 행위라고 해도 (비상계엄 선포는) 비정상적, 비이성적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 지사는 “우리(국민의힘)는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 여당으로 대통령의 비상식적인 결정 속에서 당의 간판을 내릴 정도로 환골탈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단언했다.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에 대한 문제점 보다는 개헌을 주장하는 단체장도 나왔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4일 오후 2시경 입장문을 내고 “정치권이 진영 논리에 입각해 극단적으로 대립함으로써 국민의 민생과 안정을 저해하는 현실을 보면서 현행의 단원적, 대립적 통치구조는 근본적으로 재검토돼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37년 전 민주화 시대의 헌법 구조는 선진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규모와 위상을 고려할 때 더 이상 맞지 않는 제도”라며 “평행적인 대립과 대결 구도와 단절하고 보다 신중한 정책 결정을 위한 통치구조와 제도에 관한 본격적인 개헌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흠 충남지사가 진영논리를 떠나 충청권의 신뢰할만한 정치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는 사이 시종일관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이 비판을 받고 있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해야 한다. 광역단체장은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국민적 지지가 있다면 언제든 국가 지도자로 갈 수 있는 막중한 자리이다. 소속 정당과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를 떠나 반헌법적이고 불법적인 계엄에 대해 이제라도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하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정치 지도자의 길을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