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도 하향…“밸류 부담 덜었다, 저평가株 발굴 기회”

[상장사 실적 피크론]
제자리 걸음 주가에 PER도 하향
“둔화 우려에도 철강·은행 눈높이↑·저PER”
“밸류 부담↓, 금리 인상기엔 저PER 전략”
  • 등록 2021-10-22 오전 12:40:00

    수정 2021-10-22 오전 12:4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증시 가치 평가 척도인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연초 불거졌던 고평가 우려와 달리 하향 추세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연초 이후 분모인 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분자인 주가는 부진을 겪으면서 PER이 줄어든 것이다. 실적 정점 통과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저평가를 마냥 저점 매수 기회로 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급락장에서 웬만한 종목이 수익을 내던 지난해와 달리 펀더멘털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 강조되는 이유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일 기준 증권사 3곳 이상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170곳의 평균 12개월 선행 PER은 15.14배로, 3개월 전 16.90배 대비 소폭 하락했다.

대한항공(003490)이 3개월 전 100.34배에서 30.97배로 가장 극적으로 낮아졌다. HMM(011200)팬오션(028670) 등 운수업체, 동국제강(001230)세아베스틸(001430)과 같은 철강·화학 업체도 PER이 대폭 하향됐다. 주가 흐름 대비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개선이 가팔랐거나, 반대로 실적 개선을 주가가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대를 넘어선 국제유가와 달러 강세는 부담 요소이나 화물 부문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고 다음 달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라 여객 부문 회복도 기대되면서 올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가 3개월 전 3802억원에서 7971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EPS도 같은 기간 -142원에서 751원으로 증가하면서 PER 수준이 낮아졌다.

대체적으로 PER이 떨어졌지만 오히려 높아진 종목들도 있다. F&F(383220)는 석달전 12개월 선행 PER이 17.54배였지만 19.86배로 높아졌다. 중국 매출을 중심으로 우수한 실적을 시현하면서 3분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기대감 만큼 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11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올해 5월 21일 의류회사 F&F와 지주사인 F&F홀딩스로 분할 재상장한 후 F&F는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문제는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전반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저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상반기였다. 실적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는 이익 증가율이 한자릿수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의 경우 올해 1분기 NAVER(035420)의 1회성 이익 15조원을 제외하면 내년에 10% 전후의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통상 PER은 이익 증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증권가는 국내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낸 만큼 저PER 종목, 그중에서도 외국인 자금 수급이나 지속적인 이익 전망치 상향이 뒷받침되는 종목에 대해 관심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평균 PER을 하회하는 절대 저PER 종목, 이익 대비 저평가 매력이 큰 종목은 자동차, 화학, 식료품, 반도체, 철강 업종에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005930) 12개월 선행 PER은 11.41배 수준으로 석달 전 대비 9% 넘게 미끄러졌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진으로 한동안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준 현대차(005380)기아(000270)도 10% 넘게 하락했다.

12개월 선행 PER이 10배 미만이면서 3개월 전 대비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가 증가한 종목은 총 62개사로 집계됐다. 팬오션은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석달 전 대비 57.1% 증가한 4638억원으로, PER은 8.42배에 머문다. 2.49배에 불과한 HMM도 영업이익 전망치는 42.3% 늘어났다. 해상운수 외에도 현대제철(004020), OCI(010060), 동국제강(001230) 세아베스틸(001430) 등 철강주와 화학주가 비슷한 상황이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전방산업 회복세로 철강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024110) BNK금융지주(138930) DGB금융지주(139130) 등 은행 업종도 전통적인 저평가 업종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회복에 다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특히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선 저평가 가치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광선 베어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가치본부장은 “과거 기준 금리 인하에 따른 할인율 하락(금리 인하)은 고PER 종목의 가치를 정당화했지만 할인율이 상승(금리 인상)하면 고PER 종목의 멀티플은 점차 낮아지는 현상을 보이게 되어 적정가치의 PER도 조정을 받는다”면서 “금리 인상기 기업의 이익 성장이 둔화 되는 경우 고PER 종목에 적정 PER을 부여했던 멀티플도 하락해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 저PER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