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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이른바 대림동 여경 사건 논란의 불똥이 여성 소방관에게도 옮겨 붙는 모양새다. 현장에선 여성 소방관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 선발 비율을 늘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소방관 선발에 대해 남녀구분모집을 폐지하고 선진국처럼 실무 위주의 선발과 역량강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도 나온다.
현장선 “여성 소방관 역할도 중요”…선발 비율도 증가 추세
최근 여경 논란이 여성 소방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여성 소방관은 쓸데가 없다”라는 등 근거 없는 비난까지 등장하고 있다.
특히 여성 구급 소방관의 경우 응급 의료 분야나 구급 대상자 관리 부분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역량을 보이기도 한다. 이들이 겪는 고충도 만만치 않다. 한 여성 구급 소방관은 “야간 근무나 당직 근무를 하게 되면 밤새 수십 번 출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선 주취자로부터 폭행 위협이나 성희롱을 당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소방청도 여성 소방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선발 인원을 확대하고 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시·도 소방본부별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수요에 따라 총 선발 인원인 5641명 중 여성 534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여성 선발 인원의 비율은 9.5%로 성별 구분 없이 선발하기로 한 인원이 236명을 포함하면 여성은 최대 13.6%(770명)까지 뽑힐 수 있다.
“구분모집 폐지, 실무위주 선발과 역량강화 지원해야”
남녀구분모집을 폐지하는 대신 실무능력을 검정하고 지원자 역량 강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선진국들은 남녀구분모집이 없이 실무능력 위주의 선발을 하고 있다. 미국은 소방관을 뽑을 때 남녀 구분하지 않고 계단 오르기와 호스 끌기, 천장 잡아당기기 등 실무 위주의 8가지 종목을 검정한다. 특히 일부 주에서는 시험을 보기 전에 소방서 자체에서 체력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지원자의 역량강화를 지원하기도 한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선발에 대한 남녀차별을 없애는 길은 결국 소방관 직무에 적합한 사람을 성별에 관계없이 선발하는 방법 뿐”이라며 “지금과 같은 필기 및 체력 검정 위주가 아니라 선진국처럼 실무 위주의 선발시스템을 마련해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