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1호 상장사 제이엘케이(322510)가 뇌졸중 환자 뇌 이미지를 보고 최대 3일 뒤 예후를 예측하는 AI 기술을 검증한 결과, 전문의보다 높은 예측률을 기록했다. 회사는 환자의 현 상태를 진단하는 것을 넘어 뇌졸중 발생 가능성까지 한발 앞서 예측하는 전주기 시스템 확보에 속도를 내겠단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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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결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환자의 현재 상태 진단이 아닌, 당장 하루 이틀 뒤 환자 상태가 어떨지를 판단하는 초단기 예후 예측 역량을 검증했다는 것이다. 제이엘케이에 따르면 지금까지 AI와 사람 간 뇌졸중 예후 예측 역량을 직접 비교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제이엘케이의 주요 경쟁사인 미국 래피드AI와 이스라엘 비즈AI는 뇌졸중 예후예측과 관련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한 적이 없다. 이번 뇌졸중 예후예측에 사용한 AI 기술은 의료 AI 솔루션 최초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 비급여 수가를 확보한 JBS-01K의 개선된 버전이다. 현재 딥러닝을 통해 계속해서 예측률을 높여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제이엘케이 AI가 단순한 진단 보조를 넘어 향후 의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에서 하나의 기준점을 마련하는 영역까지 확장할 수 있을 거란 평가가 나온다. 향후 미국 진출이 본격화됐을 때 경쟁사는 갖지 못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절반’에 그친 석학 예측률, 왜?
전문의들의 예측률이 50%로 상당히 낮은 건, 뇌졸중 환자의 초단기 예후 예측이 그만큼 어려운 영역이어서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뇌졸중 전문의들은 90% 이상의 높은 확률로 환자의 MR 영상을 보고 현재 상태를 진단할 수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세계적 석학들이기 때문에 진단 정확도는 사실상 95% 이상 으로 매우 높을 것으로 봤고 그렇다면 AI와 변별력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 때문에 전문의들이 계속해서 틀렸던 오답만을 갖고 문제를 맞히게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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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제이엘케이의 AI가 72%라는 예측률로 당장 뇌질환 시장에서 사용된다고 가정할 경우 매년 약 330만명의 환자들이 보다 정확한 뇌졸중 예후 예측이 가능해 질 것으로 분석된다. 매년 전세계에서 발생하는 신규 뇌졸중 환자수는 약 1500만 명으로 알려진다. 이 중 의사의 평균 예후 예측률이 50%라는 점을 적용하면 약 750만명 환자의 예후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제이엘케이 AI 평균 예측률 72%를 적용할 경우 420만명만이 예후 예측이 불가한 범위에 포함돼 이 두 수치의 차이는 330만명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제이엘케이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뇌질환 오진 비율이 17.5%에 이를 정도로 높고 이로 인한 피해자는 매년 약 80만명에 달한다. 이 중 영구장애를 입은 사람은 약 42만4000명, 사망자는 약 37만1000명에 이른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은 오진 환자가 가장 많은 질환이다.
제이엘케이는 중장기적으로 진단을 넘어 예후예측 전주기 솔루션까지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기존에는 진단부터 치료·처방·관리까지만 됐다면 앞으로는 예측 솔루션도 포함하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간이 가장 어려워하는 영역을 AI가 해줄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며 “대결 구도에서 나온 결과들은 솔루션 고도화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이엘케이의 뇌졸중 솔루션은 현재 미국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3개의 뇌졸중 솔루션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청을 마쳤다. 올해까지 총 6개의 뇌졸중 솔루션을 FDA에 신청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JLK-LVO(대혈관폐색 검출)과 JLK-CTP(뇌 CT 관류영상 검출),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까지 3개가 FDA 승인을 받았다. 제이엘케이는 미국 시장 공략에 따른 매출은 내년부터 본격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