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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센트럴은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나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처럼 중심부를 뜻한다. 다만 우리나라 아파트의 센트럴은 입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삼산대보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지난 10월 분양을 진행한 ‘두산위브 더센트럴 부평’을 보면 부평의 중심인 수도권 광역전철 1호선 부평역이나 7호선 부평구청역과 거리가 있는 편으로 중심부라 불리기에 다소 애매하다는 평가다.
홍은 제1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지난 5월 분양을 진행한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펫네임이 무색하다는 목소리다.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는 서대문구 동북단인 홍은 1동 산지에 자리 잡은 아파트다. 철도교통과는 거리가 먼 외곽이라 센트럴로 불리기 어렵다는 결론이다.
단순 아파트명으로는 ‘파크’가 29곳(아아파크 혹은 센트럴파크 등 중복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파크는 개천 주변이면 리버파크(e편한세상 당산 리버파크), 호수 주변이면 레이크파크(성성자이 레이크파크) , 그린파크(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등 실제 지형물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형명이 아닌 쉽게 이해가 어려운 ‘라틴어’ 계열 펫네임도 눈에 띄었다. 선두주자는 삼성물산이 시공한 아파트로 올해만 원펜타스, 레벤투스, 센트리폴이라는 이름을 갖다 붙였다. 얼핏 보면 뭔 뜻인지 모르는 해당 펫네임은 해석도 난해하다. 원펜타스(One Pentas)는 하나를 뜻하는 원(One)과 라틴어로 숫자 5와 엘리트를 의미하는 펜타스(Pentas)의 합성어다. 삼성물산 측은 “삶의 기쁨이라는 꽃말을 가진 별모양의 꽃 펜타스와 같이, 반포의 중심에서 단 하나의 빛나는 별과 같은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위치 불명의 센트럴이나 알 수 없는 라틴어, 독일어, 프랑스 합성어 등은 외래어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난해한 아파트명은 집값과 큰 상관이 없다고 피력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소비자의 심리적 신뢰를 활용해 중심지 이미지를 부각하는 마케팅 전략이겠지만, 입지와 가치를 왜곡하며 부동산 시장의 신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아파트 가치 상승을 위해 외래어 명칭을 붙이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면서 “시공사 브랜드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만 펫네임은 그다지 영향이 없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