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벤처캐피털(VC)에 이어 대기업까지 사로잡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루나소프트의 박진영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다. 루나소프트는 2019년 네이버(035420)로부터 2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이후 2020년 12월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 등 주요 VC들로부터 11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이후에는 국내 일부 대기업이 슬그머니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는 소문이 돌면서 업계가 떠들썩하기도 했다. 내년 상반기 시리즈C 투자를 앞둔 가운데 기존 VC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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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뚝이 정신과 R&D 역량이 비결
VC들은 루나소프트의 R&D 역량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단순 연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도전 정신을 눈여겨봤다는 평가다. 박진영 대표는 “알림톡 제휴가 원활히 진행된 뒤 다양한 쇼핑몰과의 협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며 “상품 정보뿐 아니라 고객 쇼핑 패턴이 쌓이면서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패션 이커머스가 레드오션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쇼핑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보다 편리한 쇼핑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다”며 “이에 회사 내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원 20명을 두고 수년간 R&D를 진행했고, 최근 2030 여성을 겨냥한 쇼핑 플랫폼 ‘쇼아’를 선보였다”고 했다. 쇼아는 다양한 쇼핑몰을 한곳에 모은 패션 플랫폼으로, 이용자 취향에 맞는 아이템을 보여주는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대표에 따르면 쇼아는 출시 3개월 만에 유저 유입 기준 브랜디에 이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루나소프트는 올해 하반기 쇼아앱에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는 “쇼핑 유저들이 자신의 소비습관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앞으로 쇼아앱 고객은 어떤 쇼핑몰에서 주로 어떤 옷을 구매하고, 어떤 패션을 선호하는지 등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뱅크샐러드에서 소비 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금융 습관으로 자리 잡은 만큼, 패션계에서도 꼭 쇼핑을 하지 않더라도 앱에 방문할 수 있도록 개개인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해외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안으로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한국에 비해 훨씬 큰 규모의 이커머스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쇼아를 운영하면서 K패션에 대한 일본 수요를 실감했다”고 설명했다. 알림·챗봇 서비스도 해외에 안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 대표는 “쇼핑 알림 메시지가 일반화된 한국과 달리 일본과 동남아 등에는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드물다”며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업체와 고객 간의 비대면 소통 필요성이 부각된 상황에서 글로벌 고객의 쇼핑 경험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