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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가상융합산업(메타버스산업) 지원과 규제 개선을 위한 ‘가상융합산업 진흥법’ 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는 물론, 산업과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규제보다는 여러 진흥책에 초점이 맞춰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예산 1197억원을 투입해 전문인력 양성과 기술 연구개발(R&D)를 위한 기반 조성 등에 나서기도 한다.
오랜 시간 침체기를 겪었던 메타버스 업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여전히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문체부가 메타버스에 대한 규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서다. 당초 가상융합산업 진흥법안은 개인정보보호법, 저작권법 외에 타법보다 우선시 해야 하는 ‘특별법(우선법)’으로 제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체부가 반대하면서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문체부 관계자는 “교육·의료용 메타버스를 게임으로 보진 않는다”며 “다만 메타버스는 플랫폼이니 유저들을 끌어오기 위해 게임물을 올리는 경우에는 전체가 아니라 해당 게임물에 게임법을 적용하는 부분을 과기정통부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의문과 함께 우려를 표하고 있다. 먼저 각종 산업과 융합돼 플랫폼 역할을 하는 메타버스 특성상 게임 요소는 기본적으로 탑재돼 있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의료,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나 서비스에도 게임 요소가 적용돼 있어 문체부의 주장대로라면 게임산업법 적용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의미다.
게임 업계 또한 메타버스에 대한 게임법 적용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만 놓고 보면 게임과는 또다른 영역으로, 완전히 별도로 보고 추진하는게 발전적 측면에서 당연히 맞다”며 “모든 메타버스에 게임이 들어가지도 않을 뿐더러 게이미피케이션의 영역을 게임으로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현대원 서강대 교수(전 미래수석)은 “문체부 입장에서는 기존에 가져왔던 게임 영역의 연장선상에서 산업을 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메타버스는 법적 정의를 떠나서 새로운 삶에 대한 얘기고, 이를 초기 단계에서 게임과 조금 연결이 돼 있다고 해서 게임 산업으로 규제하겠다는 건 맞지 않는 얘기”라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