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러시아와 북한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상호간 군사지원을 제공하는 조약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서명했다. 파병 논란 속에 북러 양국이 더 밀착하는 기류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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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에 서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북러 조약 비준안을 하원에 제출했고, 러시아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은 푸틴 대통령이 제출한 이 조약의 비준안을 각각 만장일치로 가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비준·서명 절차를 밟고 러시아와 비준서를 교환하면 조약의 효력은 무기한으로 발생한다.
북러 조약은 지난 6월 19일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체결했다. 양국 중 한 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 쪽이 군사 지원을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조약 제4조는 어느 일방이 침공을 받아 전쟁 상태에 처하면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및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 없이 자기가 보유한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제사회가 침략 전쟁에 가담하는 불법 행위라고 비판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서도 향후 조약 4조는 법적 구실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북한군 파병 정황을 뒷받침하는 위성 사진이 공개되자 파병설을 부인하지 않은 채 “우리와 북한의 관계에 관련해 여러분은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비준된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그 조약에는 제4조가 있다. 우리는 북한 지도부가 우리의 합의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절대 의심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