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벤처캐피털(VC)들이 15건의 딜(deal)에 투자했을 때 단 한 건의 엑시트(투자금 회수)만이 이뤄졌다는 것을 뜻하는 비율이다. 올해 3분기까지 미국 벤처씬(scene)에서 두드러진 현상이기도 하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미국 벤처씬이 투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하며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 상황이 여전히 밝지 못한데다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인수·합병(M&A) 활동도 둔화하면서 엑시트 통로가 좁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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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북은 VC들의 투자 건수 대비 엑시트하는 사례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VC들은 3분기 기준 15:1의 비율로 투자금을 회수했다”며 “(엑시트가 불가능해지면서) 과거 대비 높은 투자 실패율을 겪을 수 있다는 뜻으로, VC 입장에서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VC들이 올해 3분기까지 투자한 건수는 총 1만3636건이고, 같은 시기 엑시트한 건수는 906건이다. 투자 건수(1만7973건)와 엑시트 건수(1875건)가 모두 높았던 지난해 비율(9.6:1)보다 엑시트가 어려워진 셈이다.
이러한 투자건수 대비 엑시트 비율은 특히나 지난 2006년 이후 최고 수준이기도 하다. 피치북에 따르면 지난 16년간 투자건수 대비 엑시트 평균 비율은 9.6:1이다.
그렇다고 M&A를 통한 엑시트가 IPO의 빈자리를 메워준 것도 아니다. 보고서는 “금리 인상을 비롯한 경제 상황 악화로 M&A 활동도 둔화하면서 엑시트가 전망처럼 이뤄지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M&A 건수가 대폭 줄어든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전략적인 논의가 오가는 상황”이라며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매수자 일부는 경기 침체로 시장 경쟁이 줄어든 현 상황에서 가장 의미 있게 M&A를 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피치북은 현 상황이 유지될 경우 올해 엑시트 거래 가치는 1000억 달러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보고서는 “신규 투자 건수만큼이나 유니콘에 등극하는, 즉 엑시트가 임박한 스타트업의 머릿수도 늘고 있다”며 “시장 유동성이 회복되기 전까지는 엑시트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