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WB의 스태그플레이션 위험 경고, 한국도 안심 못 한다

  • 등록 2022-06-09 오전 5:00:00

    수정 2022-06-09 오전 5:00:00

세계경제가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보고서가 세계은행(WB)에서 나왔다. WB는 7일(현지 시간) 발표한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경제가 낮은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는 경고를 내놨다. WB는 이와 함께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1%(1월 전망)에서 2.9%로 대폭 낮췄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침체’(Stagnation)와 ‘물가상승’ (Inflation)의 합성어로 극심한 불황과 인플레가 장기간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물가는 호황기에 오르고 불황기에는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유가 폭등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닥치면 불황인데도 물가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고 긴축하면 불황이 심해져 통화와 재정 등 전통적 정책수단들이 사실상 무력화되는 속성을 안고 있다. 따라서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지면 헤쳐 나오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세계경제는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영향으로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다. 세계은행은 현재의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당시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에다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공급망 교란에 의해 인플레가 유발된 점, 미국 등 선진국의 긴축정책으로 성장률이 하락하며 개발도상국 경제가 취약해진 점 등을 꼽았다. 실제로 스리랑카가 지난달 디폴트(채무상환 중단)을 선언했으며 아프리카와 남미권에서도 연쇄적 국가부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당장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G2(미국과 중국) 경제가 동반 침체 양상을 보여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글로벌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다분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5.4%로 치솟았으며 6~7월에는 6%대까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490억달러(5월말 기준)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이 든든한 방어막이 되고 있지만 개도국 연쇄 국가부도가 현실화할 경우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파급이 예상된다. 새 정부는 재정 건전화와 투자 활성화 및 경제 체질 강화를 위한 구조개혁 노력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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