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1세기 자본’으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신간이다. 피케티는 1000여 쪽에 달하는 자신의 책이 읽기 힘들다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그동안 발표한 저서의 간결한 요약과 함께 자신의 연구가 촉발한 다양한 논의를 되짚는다. 그 중심엔 피케티의 오랜 화두인 ‘불평등’이 있다. “평등을 향한 여정은 오래전에 시작된 투쟁의 역사이고, 이 투쟁은 21세기에도 여전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불평등에 대한 역사적인 비교를 통해 사회적·경제적·정치적 평등의 확대를 위한 장기적인 흐름이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피케티에 따르면 18세기 말부터 평등을 향한 역사적 움직임이 있었으며, 지금까지 세계는 꾸준히 평등을 향해 전진해 왔다. 물론 세계가 평등을 향해 전진해 왔다고 해서 세계의 모순과 불평등까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피케티는 ‘소유’를 역사적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소유는 일련의 규칙, 그리고 사회 집단간 특수한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특정 사회 내에서만 온전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소유는 상위 1%의 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평등을 향한 장기적인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하위 50%의 소유는 변화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피케티는 불평등 완화를 위해 누진세와 상속세 확대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피케티가 신간에서 궁극적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민주적이고, 연방제적이며, 분권화되고, 참여적이며, 환경적이고 다문화적인 사회주의의 가능성”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무수히 많은 경제 모델이 전 세계에 존재해 왔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평등을 향한 여정은 결과가 불확실한 투쟁이다. 이제는 ‘민족적 주권주의’가 아닌 ‘보편주의적 주권주의’ 원칙에 따라 평등을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