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애 박경훈 기자] 전국 미분양이 6만 가구를 넘어서며 부동산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자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정부에서 미분양을 매입하는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세제혜택 강화 등 투자자나 실거주자 등 수요자에게 구매할 요인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미분양 대책은 일반 미분양과 준공후 미분양은 상품 성격이 달라 대책에 대한 논의 방향도 달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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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데일리가 부동산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실효성 있는 미분양에 대한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대해 질의한 결과 현재와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 국면에선 건설사들이 공급량을 조절하도록 정부가 제한을 두고 수요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건설사의 무분별한 공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대구처럼 지자체에서 인허가를 해주지 않아 신규 공급을 제한하는 형태부터 대책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며 “쌓인 물건의 해소는 공급한 건설사가 기본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건설사가 고금리 상황 등을 감안하지 않아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결과이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공급량을 조절해야 한다”며 “공급을 제한하기 위해선 택지 허가부터 사업성이 있는 지 등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을 내놨다.
송 대표는 “이와 함께 수요자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확 개편해야 한다”며 “이제는 단순히 실수요자를 넘어서 취득세, 종부세 완화 등 투자수요도 끌어모아야 한다”며 고 조언했다.
| (그래픽=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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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 입장의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준공 후 미분양이 아닌 일반 미분양 구매를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준공후 미분양은 사업성이 없어 끝까지 안 팔린 물량인 반면 일반 미분양은 혜택을 주면 구매할 만한 상품이라는 이유에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 1·10 대책에서는 준공후 미분양에 대해 주택수 제외 등으로 세금 감면 혜택을 주도록 했는데, 현재 지방은 상황이 심각한 만큼 일반 분양시 미분양이 발생해도 세제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아직 준공후 미분양에 대한 세제혜택도 적용되지 않은 만큼 미분양 추이를 봐가며 검토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침체로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자 정부는 이듬해인 2009년 일반 미분양에 대해서 취득세 감면, 양도소득세 일정 기간 면제 등 세제 특례를 적용했다.
전문가들은 악성 미분양은 정부 매입 말고는 대책이 없지만 이는 최후의 수단으로 검토해야한다고 했다. 송 대표는 “준공후 미분양은 태생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며 “혜택을 준다고 해도 안팔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윤 리서치팀장은 “혜택을 줘서 해결되는 사업장이 있는 반면 준공후 미분양은 그마저도 힘든 경우가 많은데 지역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면 LH 등 매입으로 임대하는 형태도 있지만 이건 최악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