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꺾이고 신사업은 '돌발 악재'…속타는 석유화학업계

빅3, 올해 영업이익 전망 뚝뚝
롯데케미칼 소재 유가 급락 직격탄
LG화학, 잇단 화재에 ESS사업 스톱
한화케미칼, 폴리실리콘값 급락 여파
  • 등록 2019-05-10 오전 6:00:00

    수정 2019-05-10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 빅3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나란히 올 한 해 쉽지않은 경영환경을 예고했다. 3사 공통적으로 전통 석유화학 사업의 다운사이클(업황부진) 그늘이 확연해진 가운데, LG화학(전지)과 한화케미칼(태양광)이 앞세운 사업다각화 전략 역시 예상치 못한 악재로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 양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롯데케미칼(011170), 한화케미칼(009830) 등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반토막 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 사별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LG화학은 2754억원(-57.7%), 롯데케미칼은 2957억원(-55.3%), 한화케미칼은 983억원(-42.8%)으로 집계됐다.

침체되는 전통 석유화학…롯데케미칼, 규모로 버틴다

일단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전통 석유화학 사업인 소재부문이 지난해 말 국제유가 급락의 후유증에 시달린 모양새다. 국제유가는 올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시 악화됐던 수요 심리가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지속 및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 복잡한 국제정세 영향으로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남은 분기 미·중 무역전쟁 타결 여부 및 중국의 본격적인 부양정책 등 기대할 대목들은 남아있지만, 그 효과 역시 제한적일 것이란 진단이다. 지난 3년여간 누려왔던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종료됐다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전통 석유화학 사업에 올인하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뒷걸음질 폭이 가장 클 것이란 전망도 이에 기반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3.8% 감소한 1조498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3년간 슈퍼사이클을 지나며 꾸준히 2조원 안팎의 영업이익(2016년 2조5443억원, 2017년 2조9297억원, 2018년 1조9674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대비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LG화학 1조9901억원(-11.4%), 한화케미칼 4870억원(+35.7%) 대비해서도 뚜렷한 감소세다.

롯데케미칼 역시 이같은 업황 흐름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다만 전통 석유화학 사업 내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업황 침체를 버텨내겠다는 전략이다. 회사 관계자는 “예전 슈퍼사이클 대비 실적개선의 여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도 “미국 ESS·EG 설비 증설이 마무리 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완성했으며 이를 통해 꾸준히 실적개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한화 ‘사업다각화’, 돌발 악재 해소가 관건

전통 석유화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LG화학과 한화케미칼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다. 먼저 LG화학의 경우 견조한 실적개선 행보를 보여왔던 ESS(에너지저장장치)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화재사고로 올해 실적악화 주 요인으로 자리했다. 당장 올해 1분기에만 ESS 화재에 따른 가동 손실보상으로 충당금 800억원이 발생했고, 판매 자체가 중단된 영향으로 입은 판매손실도 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ESS 화재 사고 관련 정부의 원인 발표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화재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올해 1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출범하고 이달 중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다음달로 연기했다. 원인 규명이 늦어질수록 판매손실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칫 글로벌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마당이다.

한화케미칼의 경우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는 폴리실리콘이 아픈 손가락이다.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은 1㎏당 8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친다. 손익분기점은 통상 13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인 셈이다.

폴리실리콘 급락은 중국발 악재에 따른 것으로, 이를 해소할 열쇠도 중국이 쥐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은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과 함께 지난해 하반기 중국 정부의 태양광 보조금 삭감 정책 발표로 수요 감소가 겹친 데 따른 것.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국 보조금 지원 정책 발표에 따라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며, 유럽과 미국에서도 수요 성장으로 국제가가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울산시 남구 대성산업가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불이 나 건물 밖으로 화염이 치솟는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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