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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전력산업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생산, 수송, 판매 등 전 부문을 한전 1개사가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다. 발전 부문은 한국수력원자력과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한전의 6개 발전 자회사의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여기에 한전은 발전사들이 생산한 전력을 100% 구입하고(도매), 송·배전망을 활용해 전력을 중개하며(수송), 최종 소비자에게 전력을 판매(소매)하는 역할까지 도맡아 전력산업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전력업계에서는 이 같은 독점체제가 한전의 경영 비효율과 전기요금의 왜곡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며 경쟁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한전이 독점한 전력 판매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고, 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내용의 전력시장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민영화 논란에 불이 붙으며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전력 판매 시장을 다수가 참여하는 경쟁구조를 만드는 것이 전력시장 민영화를 의미한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전력시장 개방이 시급하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는 석탄비중이 압도적인 한전이 전력시장을 독점하다 보니 탈탄소 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정부도 한전을 통해 전기요금을 통제하고 있어 신재생에너지 판매자들의 시장진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말미, 홍 교수는 한전발(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저평가)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지분 51%를 갖고 있어 한전의 최대주주인 정부가 제 손으로 자기 회사를 망가뜨리고 있다”면서 “상장 기업인 한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적자 경영 행태에 실망한 해외 금융기관들이 한국 공기업 전반에 대한 불신 현상이 나타날까 걱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