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출` 상상인 유준원 대표 구속…7개월여 수사 마무리 수순

法 "범죄혐의 소명, 자본시장 공정성·신뢰성 훼손"
`시세조종` 검찰 출신 박모 변호사도 구속
  • 등록 2020-06-20 오전 5:51:08

    수정 2020-06-20 오전 7:13:50

[이데일리 최영지 하상렬 기자] 불법대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 온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20일 구속됐다. 유 대표의 대출을 돕기 위해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 검찰 출신 박모 변호사도 함께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전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오전 3시쯤 “주요 범죄사실이 소명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불법대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유준원 상상인그룹 대표가 1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 부장판사는 “소명된 범죄혐의사실에 의하면 유 대표 등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한 것으로서 사안이 중대하다”며 “피의자들의 지위와 역할, 가담 정도 및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보면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친인척이 운용하는 펀드가 인수한 2차 전지업체 더블유에프엠(WFM) 등에 특혜 대출을 해 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저축은행은 2018년 WFM에 전환사채를 담보로 100억 원을 대출해줬는데, 이 회사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가 대표를 지낸 사모펀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했던 회사다. 상상인그룹은 당시 골든브릿지 증권 인수에 나섰는데 대출을 대가로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관련된 편의 제공을 기대했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검찰은 또 유 대표가 저축은행을 통해 무자본 인수합병이나 주가조작 세력 등에게 돈을 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2018년 3월~2019년 8월 차명 법인 자금 등을 이용해 수백억 원 상당의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여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유 대표가 골든브릿지 증권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상상인그룹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 평소 친분이 깊은 박 변호사가 이를 도울 목적으로 상상인그룹 주식을 사들여 `주가 방어`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금융당국의 수사 의뢰를 받아 지난해 11월 상상인저축은행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유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보강 조사를 거쳐 처벌 대상자를 선별한 뒤 이달 말까지 수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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