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은 지난해 12월에도 ‘한국경제 80년(1970~2050) 및 미래성장전략’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비슷한 진단을 내놨다. 생산성이 낮고 인구가 보통 속도로 감소하면(통계청 중위추계 기준) 연평균 성장률이 2020년대 2.1%, 2030년대 0.6%, 2040년대 -0.1%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가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할 경우(통계청 저위추계 기준) 연평균 성장률이 2040년대에 -0.3%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현상의 근본 원인은 혁신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에게서 ‘무에서 유를 창출하자’는 정주영식 도전 의지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마누라 빼고 다 바꾸자’고 했던 이건희식 혁신 의지도 사그라들고 있다. IT시대 초기를 이끌었던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은 혁신기업 창업도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세계는 IT시대를 넘어 인공지능(AI)시대를 향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안전빵 위주의 경영에 젖어 있는 건 아닌가. 정부는 기업들의 모험과 도전 의지를 북돋울 수 있도록 혁신 생태계를 육성하는 정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