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2세경영 '본격화'…쇄신 가속

최정훈 대보건설 전무, 창업주 구속에 경영 맡을 듯
경주선 동문건설 이사, 워크아웃 졸업 총지휘
  • 등록 2015-01-13 오전 6:00:00

    수정 2015-01-14 오후 3:54:18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중견 건설사들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해외 수주 경쟁 가열로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2세 경영을 통해 분위기를 전환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대보건설은 최근 창업주인 최등규 회장이 구속되면서 최 회장의 장남인 최정훈 대보건설 전무가 경영 일선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최 회장은 200억원대의 횡령과 비자금 조성뿐 아니라 군·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전무는 대보건설 최초의 민간 개발사업인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지식산업센터 ‘하우스디비즈’ 개발과 신라스테이 천안호텔 건립 등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영등포 일대에서 올해 첫 아파트 분양사업도 준비 중이다. 대보건설은 1981년 설립된 중견 건설사로 대보그룹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동문건설 역시 2세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경영총괄 이사로 경주선씨를 임명했다. 경 이사는 경재용 회장의 1남 1녀 중 차녀다. 2009년 워크아웃(기업개선 작업)에 돌입한 동문건설은 올 상반기 충남 천안 신부동에서 2144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올 한해에만 약 1만 가구 공급을 계획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아파트 분양은 2013년 8월 경남 김해 진영읍에서 물량을 공급한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 이사가 그동안 착실하게 경영 수업을 쌓은데다 영업 실적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라고 말했다.

신안그룹도 최근 박순석 회장이 ㈜신안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휴스틸(005010) 지분을 자녀들에게 매각하며 관심을 끌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후계 승계에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던 만큼 71세로 고령인 최 회장이 지분 변동을 통해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휴스틸은 21개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한 상장사로 박 회장의 차남인 박상훈 신안상호저축은행 이사가 지난 2일 지분 150주를 매입해 보유 지분(2.84%)을 늘렸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지현·현선·현정씨 등 세 자녀도 각각 13만8372주(2%)의 지분을 확보하며 휴스틸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휴스틸 지분은 박 회장의 장남인 박훈 휴스틸 부사장(3.13%)도 보유하고 있다. 신안그룹은 1983년 ㈜신안이라는 건설사로 출발했다. 이 회사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으며 지분 100%를 박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계룡건설(013580)과 서희건설도 2세 경영을 가속화하고 있다. 계룡건설은 지난해 이인구 명예회장의 자녀인 이승찬 부사장을 사장으로, 서희건설도 이봉관 회장의 장녀인 이은희 상무를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이승찬 계룡건설 사장(왼쪽)과 이은희 서희건설 부사장(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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