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행기술 연구과제로 진행…“메모리 경쟁력될 것”
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는 각 연구를 담당하는 반도체연구소와 미래기술연구원에서 3D D램 연구개발(R&D)에 한창이다. 3D D램을 메모리시장 판도를 바꿀 주요 미래기술로 보고 있어서다. 양사는 이를 차차세대 기술 연구로 보고 있지만 다양한 로드맵을 토대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D D램을 핵심 과제로 꼽아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며 성과가 나오면 태스크포스(TF)나 사업팀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는 최근 연구인력을 확대하며 선행기술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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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3D D램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이미지센서(CIS) 등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트랜지스터의 3D화는 이제 기초 연구 단계 수준이지만 HBM(고대역 메모리) 양산을 토대로 3D D램 시장에 발을 디뎠다고 볼 수 있다”며 “AI(인공지능)나 챗GPT같은 초거대 모델은 고성능 D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3D D램이 앞으로 메모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최정동 박사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3사는 관련 특허를 내놓고 있어 3D D램이 최근 IP(지식재산) 특허 트렌드”라고 했다.
최 박사는 또 우리 기업들이 D램 스케일링만큼이나 3D D램 개발에 집중하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EUV 장비뿐 아니라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 장비를 통한 D램 스케일링이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3D D램이 개발될 경우 장비 사용을 줄일 수 있어 (3D D램) 연구를 병행해야 하며, 두 가지 연구 비중을 5대 5로 가져가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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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3D D램 제품 개발 시점을 이르면 3~4년 후로 내다보고 있다. 시간 여유가 있다고 볼 순 없다. 3D D램을 현실화하기 위해선 특허와 원천기술을 토대로 한 상용화가 필요한데 메모리 다운턴(불황) 시기에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 “시황 약세가 당장 우호적이진 않지만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하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우리 기업의 실적악화와 후발업체들의 기술 추격을 타개할 방법으로도 3D D램이 꼽힌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삼성전자는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기술적인 감산을 하는 시기를 기회 삼아 3D D램이나 3D 낸드 등 분야에서 기술 개발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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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과 중국 YTM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기술 추격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우리 기업에 위협 요소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232단 낸드 양산, 5세대(1b) D램 등 차세대 제품을 내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후발업체들이 제품을 양산한다고 해도 수율 안정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기술력도 상당 수준 올라왔다”며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가 사라지고 있어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새로운 제품을 선도해야 한다”고 했다.
3D D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미국, 대만 등 반도체 경쟁국에선 투자, 기술에 대한 세액공제가 확대됐지만 우리나라는 국회 통과도 하지 못한 상태”라며 “연구개발 지원에 앞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대학교에 연구비를 지원해 기술 개발에 조력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이 기술을 토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품 개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3D D램은…한정된 공간에서 D램 셀을 늘리는 데 물리적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어 이를 눕히거나 모양을 변형시켜 적층하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