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공족 시대]④ 클래식 팬, 조성진 보러 러시아 원정까지

장르마다 공연 즐기는 방식은 '제각각'
'재관람' '나홀로 해외여행' 등 눈길
"누구보다 공연을 사랑하는 관객들"
  • 등록 2018-07-20 오전 5:57:15

    수정 2018-07-20 오전 9:14:24

지난해 8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조성진 공연 로비 모습. 조성진의 공연은 남다른 팬덤으로 다른 클래식 공연에 비해 ‘혼공족’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사진=롯데콘서트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혼공족’도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에 따라 공연을 즐기는 방식은 달라진다. 연극·뮤지컬의 경우 특정 배우를 좋아해서 ‘혼공족’이 되는 경우가 많다. 장미정(30)씨는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왔다 특정 배우의 팬이 돼 ‘회전문 관람’을 하는 마니아가 됐다. 김 씨는 “좋아하는 배우를 보기 위해 재관람 할인 등을 이용하다 보니 혼자 공연을 보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은 다른 장르보다 티켓 가격이 비싼 만큼 할인 노하우를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 공연을 즐겨본 이지은(75)씨는 “혼자서 클래식 공연을 즐겨보다 보니 예술의전당 당일 할인 티켓이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시즌 패키지 등 혼자서도 부담 없이 공연을 볼 수 있는 할인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클래식 ‘혼공족’ 중에는 좋아하는 연주자의 공연을 보기 위해 홀로 해외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클래식계에서 강력한 팬덤을 자랑하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팬들 중에는 지난해 5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열린 조성진의 공연을 보기 위해 홀로 러시아 여행을 다녀온 이들도 있었다. 이미란 롯데콘서트홀 홍보책임은 “클래식은 연극·뮤지컬처럼 팬덤 형성이 쉽지는 않지만 한 번 팬이 되면 굉장히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긴다”고 말했다.

다른 장르에 비해 무용은 아직까지 가족·친구·연인 등 2인 이상 관람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20~30대 젊은 관객을 중심으로 ‘혼공족’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나 마케팅에 대한 고민도 하고 있다. 김세영 유니버설발레단 팀장은 “요즘은 공연 기획 회의를 할 때마다 1인 관객을 위해 어떤 마케팅와 이벤트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며 “영화처럼 공연도 ‘혼공족’이 점점 더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명한 것은 ‘혼공족’은 누구보다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이다. 공연에 대한 애정만 있다면 누구와 함께 보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혼공’으로 이어진다. 고윤희 쇼온미디어 팀장은 “‘혼공족’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의 취미생활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라며 “공연에 어울리는 옷을 골라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가는 것까지 이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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