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영업맨 신화 백병하 회장, 한국유니온제약 부활에 지분 20% 무상증여한다

회사 위해 주주 지분 내놓은 백병하 회장
영업맨 신화 명분 이어 제2의 성공 전성기 맞아
  • 등록 2024-08-09 오전 10:00:00

    수정 2024-08-09 오전 10:3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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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영업맨 신화로 일컬어지는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080720) 회장이 결자해지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둔다. 최대주주로서 가진 지분을 대부분 회사를 위해 내놓고, 한국유니온제약의 재도약을 후방에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백병하 한국유니온제약 회장. (사진=한국유니온제약)


회사 재도약 위해 대승적 결단...재정난 해소 물꼬

8일 업계에 따르면 백 회장은 최대주주 지분 19.90%(157만 4298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하기로 했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96억원 규모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같은 이례적인 그의 대승적 결단은 회사의 재무적 리스크를 직접 해소해 새로운 경영진의 혁신에 물꼬를 터주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한국유니온제약은 내달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 200억원 규모의 제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 조기상환의 적절한 대응 여부에 생사가 달렸다는 의미다.

다행히 백 회장의 이번 지분 무상증여로 활로가 트일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유니온제약은 기존 보유 중인 자사주 68만 9333주와 더불어 100억원 이상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주주 NBH캐피탈 조성의 유니온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인수하는 신주 69억원과 전환사채(CB) 발행금액 41억원까지 합하면 BW 조기상환 청구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백 회장의 이번 결단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회사의 신뢰를 지켜냈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 신뢰를 가장 큰 경영가치로 내세웠던 그는 임직원, 투자자, 시장과 약속을 마지막까지 지키는 셈이다.

사실 회사가 어렵게 된 것도 그가 경영인으로 나서며 스스로 약속했던 ‘소비자를 위한 제대로 된 제약사를 만들자’라는 목표를 추구한 결과였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만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위기상황 대신 목표를 이뤘을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영업맨의 신화라는 이명처럼 그는 제약업계 40년 넘게 몸담으며, 많은 성공의 역사를 써왔다. 백 회장은 신풍제약(019170) 영업팀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후, 제신약품과 한국메디텍제약 등에서 영업이사까지 초고속으로 올랐다.

이후 2001년 폐업 위기에 몰렸던 한국유니온제약(당시 유니온제약)을 인수하며, 일생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선다. 20여년간 한국유니온제약을 이끌며, 목표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유니온제약은 백 회장이 이끌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17년 매출 500억원을 처음으로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어 2018년 코스닥 상장을 이뤄냈다. 그사이 단 한 번의 영업손실도 내지 않으며, 경영인으로서 모범도 보였다.

(사진=한국유니온제약)


야심차게 추진했던 문막 제2공장 신축...코로나19에 발목

위기는 한국유니온제약 글로벌 기업 성장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강원 강릉시 문막 제2공장 신축에서 시작됐다. 연 3000만 앰풀 규모 주사제 2개 라인과 연 5억정 규모 고형제 1개 라인 등 기존 1공장 대비 2.5배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최첨단 시설이었다. 매출과 생산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위탁생산(CMO) 사업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와 공장 가동의 지연 등으로 자금난을 맞게 됐다.

백 회장은 문막 제2공장이 위기를 가져왔지만, 결국 회사 성장의 최선봉에 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자신이 일궈온 자산을 후배들에게 내놓은 또 다른 이유다. 오는 23일 한국유니온제약의 최대주주가 변경되고 양태현 대표를 필두로 하는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된다. 이들은 백 회장의 비전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앞서 양 대표는 연구개발(R&D) 중심으로 생산제품의 수익성을 제고하고, 동시에 문막공장 생산라인의 효율성을 극대화해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한국유니온제약이 자랑하는 문막공장의 생산시설과 제품개발 경험은 양 대표 등 새로운 경영인과 만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백 회장이 일궈온 성과의 마지막 퍼즐을 새로운 경영진이 맞추는 셈이다. 한국유니온제약의 정제, 캡슐제, 앰풀, 주사제(액상·분말) 등 기본 제형의 생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문막 1, 2공장이 완전가동될 경우 생산캐파가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한국유니온제약 관계자는 “회사의 재무적 리스크를 타개하고 새로운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백 회장이 이번 결정을 하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8일 무상증여 계약을 체결했고, 해당 주식은 오는 23일 이전에 회사로 입고 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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