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심야 택시전쟁…카카오택시도 무용지물

개인택시 운전자 중 65세 이상 40% 웃돌아
개인택시 5만대 중 심야 운행 1만 7000대 그쳐
10대 중 3대 한달에 한 번도 심야운행 안해
"심야 운행 의무화" vs "할증요금 조기 적용 등 유인책 필요"
  • 등록 2015-12-29 오전 5:00:00

    수정 2015-12-29 오전 5:00:00

[이데일리 유재희 한정선 기자] . 회사원 문모(40)씨는 최근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거래처와 송년회 모임을 가졌다. 모임이 파한 시간은 자정 무렵. 이미 도로 곳곳은 택시를 잡기 위해 손짓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문씨는 카카오택시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했다. 카카오택시앱은 5~10여 분마다 수백대 택시를 호출했지만 모두 무응답이었다. 기본요금이 8000원인 고급택시 카카오블랙마저도 묵묵부답이었다. 문씨는 “택시 잡기가 힘들어 저녁 약속이 있으면 일부러 차를 끌고 나와 대리기사를 부른다”고 말했다.

연말 심야 택시전쟁터에서 카카오택시앱마저 ‘먹통’이다. 100대를 배차해 운행중인 카카오블랙 또한 비싼 운임에도 불구 대기수요가 넘쳐난다. 밤새 ‘호출에 응하는 택시가 없습니다’라는 답신에 승객들은 속이 타지만 심야 택시 공급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탓이어서 뽀족한 대책이 없다. 고령 택시기사들이 야간운행을 기피해 자정을 전후한 심야시간에 운행하는 택시는 평소의 절반수준에도 못 미친다. 서울시는 강남역을 중심으로 한 ‘해피존’ 운영이나 ‘개인택시 심야 교대시간 조정’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놨지만 미봉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백발기사님 심야운행 외면탓

심야 택시 승차난이 반복되는 이유는 택시 대부분을 차지하는 ‘개인택시’ 운행률이 자정 이후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현재 운행 중인 택시 대수는 총 7만 2000여대로 이 중 약 5만대가 개인택시다. 부제 운행 등을 고려할 때 심야시간에 약 3만 4000대의 개인택시가 운행돼야 하지만 실제 운행대수는 1만 7000대에 그치는 실정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0시~오전 2시 개인택시 4만 9377대의 운행률을 분석한 결과 월 20일 근무일수 중 이 시간대에 하루도 운행하지 않은 차량이 1만 5261대(30.9%)였고, 5일 이하 5199대(10.5%), 5~10일 5192대(10.5%) 등이었다. 개인택시 절반이 10일 정도는 해당 시간대에 운행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전체 법인택시 2만 2000대 중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는 1만 8000대나 됐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개인택시 운전자의 상당수가 고령 운전자인 만큼 심야 운행을 기피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개인택시 운전자의 평균 연령은 60.4세로 65세 이상이 30%, 70세 이상도 11.7%에 달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인택시 중 40%가 자정이 되기 전에 운행을 중단해 심야 택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개인택시 심야 운행 의무화를 추진했지만 업계 반발이 극심해 추진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시는 올해 초 월 6회 이상 의무적으로 심야에 운행하도록 하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12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92%가 의무 운행에 반대하는 등 개인택시업계가 강력반발하고 있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택시 공급부족에 ‘백약이 무효’

서울시는 심야 택시 승차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매년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앱 택시도 도입됐지만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 공급량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공급을 늘리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시는 최근 강남역 일대를 대상으로 금요일 밤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지정된 6개 승차소에서만 택시를 탈 수 있는 ‘해피존’ 서비스를 도입했다. 해피존에서 승객을 태우는 기사에게는 개인택시조합에서 1회에 3000원씩을 추가로 지급한다. 택시난 해소를 위한 고육책이지면 효과는 미미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역 해피존에선 시행 전과 비교해 택시가 하루평균 400~500대 가량 늘긴 했는데 아직 공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해피존을 종종 이용한다는 직장인 이지은(32·여)씨는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에는 택시가 거의 없다”며 “택시 공급을 더 늘리거나 심야 버스를 대폭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는 또 심야 택시난이 극심한 연말을 맞아 오는 31일까지 휴무 다음날 근무조는 기존 04시에서 자정으로 근무시간을 앞당기고, 기존 근무조의 운영시간은 기존 04시로 유지해 자정~4시 사이 약 1만 7000대가 더 거리로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22~24일 3일간 0~오전 4시에 추가로 운행한 개인택시는 하루 평균 1434대에 그쳤다. 기대 이하의 결과인데다 이마저 한시적 대책이라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개인택시업계 측은 “개인택시기사 평균연령이 60세이고 심야 운행이 힘들기 때문에 강제로 지시할 부분이 아니다”며 “할증요금 적용 시간을 앞당기는 등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면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