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딜레마'..대중 무역 감소는 위기이자 기회”[만났습니다②]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
中 경제 회복하면 수출엔 숨통, 원자재값 상승은 악재
대중 수출 줄고 베트남·아세안 늘어..수출 다변화 기회
공급망다변화 위해 수입선 점검 등 R&D 투자 확대해야
  • 등록 2023-02-14 오전 6:00:00

    수정 2023-02-14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최근 대중 무역 감소에 대해 오히려 대중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지난 1월 무역수지 적자가 난 것의 가장 큰 원인은 중국”이라면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 시장의 최대 변수도 중국”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은 917억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6.6%나 줄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현재 대중 수출은 우리나라 수출액의 20%를 넘어서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중국의 산업 생산, 소비 수요가 회복되면 그동안 꽉 막혀있던 대중 수출이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라는 견해가 있는데 이는 양날의 검”이라면서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면 전세계에서 원자재를 빨아들여 원자재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이는 중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차이나 딜레마’이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그는 최근 대중 무역 감소도 비슷한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원장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 비중이 25%에서 20% 초반대로 떨어졌는데 이 또한 동전의 양면을 다 살펴봐야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에 대한 비중은 떨어졌지만 베트남을 비롯한 아세안 시장에 대한 비중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4.4% 줄어든 반면 베트남은 7.5%, 아세안은 14.8% 늘어났다.

조 원장은 “현재 기업들의 분위기를 봤을 때 중국을 신규 생산 거점으로 투자하겠다는 비중이 5% 조차 안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제조업 기반도 거의 다 올라온데다 중국의 과도한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으로 글로벌 기업 다수가 빠져나가는 움직임이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나라 무역의 지역별, 권역별 구조를 봤을 때 특정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면서 “이번 기회로 생산 거점, 시장 다변화 관점에선 오히려 이번 중국발 리스크가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유럽 핵심원자재법으로 촉발된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도 탈중국화를 위한 기업과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한국 기업은 현재 딜레마를 겪고 있다”면서 “예를 들어 배터리 업체는 한편에서는 완성차 업체를 찾아다녀야 하고, 또 한편으로는 수산화리튬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중국 기업을 찾아다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는 특정 수입 원자재에 맞춰 생산라인을 갖춘 경우도 있다. 수입선이 막히면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것”이라면서 “민감 품목에 대해 수입선 대체 가능성 등을 점검하고 이를 다변화하기 위한 R&D 투자에 대해선 세액공제 차원이 아니라 보조금 지원 등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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