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어려운 금리인하기는 없었다[생생확대경]

새해 첫 금통위…인하 시작하곤 매번 역대급 난이도
주요 변수간 상충관계 커…선제적 판단도 필요한 시점
51대 49 라면 결국 어디에 '무게'를 둘 것인가 중요
  • 등록 2025-01-16 오전 5:00:00

    수정 2025-01-16 오전 5:00:00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에 20년 넘게 다니면서 금리 인하기도 몇 번 겪었지만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습니다. 결정이야 금통위원들이 하는 것이긴 하지만 내부에서도 도저히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위기예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기와 2023년 2월부터 이어진 금리 동결기를 거쳐 지난해 10월 통화정책방향을 38개월 만에 전환했다. ‘역대급 난이도’의 금리 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른바 ‘7인의 현인’이라고 불리는 금통위원들의 결정이 주목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던 지난해 11월 금통위 본회의. (사진= 한국은행)


한은 내부에서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이번 금리 인하기는 예측도 판단도 힘들다는 평가다. 긴축과 완화라는 어감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금리 인하기는 금리 인상기보다는 통상 수월했으나 이번 국면은 다르다는 것이다. 금리를 인상할 때는 경제 전반적으로 고통이 따르지만 인하기에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있을지언정 경제 주체들이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만약 금통위원들 6명의 결정이 3대 3으로 나뉘면 의장인 한은 총재가 ‘캐스팅 보트’(의사 결정권자)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그렇게 된다면 과거 사례가 있는 지에 대한 문의가 들어올 정도라는 게 한은 내부의 목소리다.

시장 컨센서스를 뒤엎는 ‘깜짝 인하’가 나왔던 지난해 11월에도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인하할 것 같지만 동결해도 이상하지 않다”였다. 최근 현장 분위기는 “종전엔 인하가 대세였지만 갈수록 동결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조금 더 크다”이다. 시장을 매일 보는 전문가들도 경제학 전문가인 교수들도 한은 금통위가 ‘어떻게 결정할지’보다는 ‘이렇게 해야 한다’에 가까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4일 발표한 ‘2025년 2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이달 3∼8일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명 중 6명이 이번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40%는 금통위가 25bp(1bp=0.01%포인트)를 인하하는 ‘베이비스텝’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통상 금통위를 앞두고 한쪽 방향으로 90% 이상 쏠리는 채권 트레이더들 조차 금리 결정을 두고 양방향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6 대 4는 어떤 의미에선 5대 5보다 어렵다. 59대 41인지 64대 36인지 알 수 없다. 그만큼 금리를 묶어두는 데도 내리는 데도 장단점이 분명한 국면이라는 뜻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소위 상충관계(트레이드 오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금리 인하를 처음 시작한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 대선, 비상계엄,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조 변화 등 매 금통위 회의 사이에 예상치 못한 굵직한 변수가 발생하고 있는 점도 결정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국 이제는 판단의 문제다. 오래된 비유지만 물이 반이 담겨 있는 컵을 보고 반이나 담겨 있다고 볼지, 반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볼지는 현재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의 전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금리 결정도 중요하지만 그 배경과 향후 전망에 더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