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道公주식 5천억 현물출자 받는다

  • 등록 2013-06-17 오전 7:44:35

    수정 2013-06-17 오후 3:37:40

[세종=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 정부에서 무산됐던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현물출자가 새 정부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기획재정부와 농협 등에 따르면 최근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과 김태영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 새로 선임된 농협 경영진은 정부 세종청사를 찾아 지난해 정부가 약속한 5조원 지원 여부를 재차 확인했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실물경기 침체와 저금리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을 들어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수차례 밝히면서 현물출자 1조원 지원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우선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 주식 5000억원을 농협금융에 현물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5000억원의 출자대상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측은 도로공사 지분이 아닌 KDB산은금융 지분 등 다른 지원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이 이 처럼 선임되자마자 기재부를 찾아 정부 지원을 재차 확인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3월 농협의 신경분리(금융·경제 사업 분리)와 깊은 연관이 있다.

당초 지난 정부는 농협의 신경분리를 골자로 한 농협 사업구조 개편에 모두 5조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4조원은 농협이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면 정부가 이자로 연간 1600억원씩 5년간 지원하는 이차보전 방식이었다. 나머지 1조원은 KDB산은금융과 도로공사 주식을 5000억원씩 모두 1조원 현물 출자키로 했다.

그러나 KDB산은금융의 현물 출자에 필요한 국회 절차가 지난해 말 무산됐다. 산은 주식의 현물출자를 위해서는 ‘산업은행 외채 국가보증 동의안’을 국회가 승인해야하는 데 산은 민영화에 반대 입장인 민주통합당이 반대하면서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KDB산은금융 주식의 현물출자가 무산되면서 1조원에 대한 지급이 지금까지 미뤄진 셈이다.

정부가 농협금융에 현물출자 방침을 확인함에 따라 농협경제지주의 자금계획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농협금융이 현물출자를 받으면 농협금융은 농협은행으로부터 1조원의 현금을 받아 경제지주에 제공하는 구조다. 농가지원업무를 맡은 농협경제는 그동안 농산물 유통센터 건립과 계약재배 확대 등의 사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 회장은 회사 경영을 본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더이상 늦춰져선 안된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도로공사의 주가가 낮다는 점이 현물출자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농협은 앞으로 상환 조건 등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논의한 뒤 출자방식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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