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세븐일레븐 지원약속…상인 반발 “왜 대형업체를”

인천시, ㈜코리아세븐과 상생협약
지속성장 위한 정책·행정적 지원 약속
상인·단체 "대형 유통업체 지원 문제"
세븐팜 특화점포 오면 전통시장 피해
  • 등록 2021-05-04 오전 5:55:00

    수정 2021-05-04 오전 5:55:00

안영규(왼쪽서 5번째) 인천시 행정부시장이 시청 대접견실에서 이정윤 ㈜코리아세븐 경영지원부문장과 상생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 인천시 제공)


[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시가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가맹본부인 ㈜코리아세븐을 지원한다는 협약을 했다가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비판을 받고 있다.

시가 편의점 판촉을 지원하면 슈퍼마켓, 전통시장 영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3일 인천시와 인천슈퍼마켓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코리아세븐과 공정경제 실현·상생문화 확산을 위해 상생협약을 했다.

협약에 따라 코리아세븐은 가맹사업 촉진 차원에서 공정거래법, 가맹사업법을 성실히 준수한다. 또 불공정거래행위 사전예방과 인천지역 가맹점사업주(가맹점주)를 적극 지원하고 관련 활동 등에 앞장선다. 시는 코리아세븐이 인천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정책적, 행정적 사항을 적극 지원한다. 인천에서는 현재 세븐일레븐 편의점 700여곳이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의 이번 협약은 2019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가맹본부·가맹점 분쟁 조정,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심사 등의 업무를 이양받은 것의 후속 조치로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분쟁을 예방하고 갑질 문제 해소를 위해 코리아세븐과 업무협약을 했다”며 “앞으로 GS25, 이마트, 미니스톱, CU 편의점 운영사와도 협약을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자체가 대형 유통업체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협약 내용 때문에 소상공인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일고 있다.
인천수퍼마켓협동조합, 인천나들가게협의회 회원들이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인천수퍼마켓협동조합 제공)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등 12개 시민단체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매업, 전통시장 상인을 위해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시점에 인천시는 코로나19로 오히려 매출이 증가한 세븐일레븐 편의점과 상생협약을 한 것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븐일레븐은 협약 시점에 전국 1000개의 세븐팜 특화점포를 지정해 신선식품(야채·과일 등)을 공격적으로 판매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며 “세븐팜 특화점포가 인천에 들어오면 야채와 과일을 팔아 연명하는 전통시장 상인에게 커다란 피해를 줄 것이다”고 밝혔다.

또 “인천시가 코리아세븐을 지원한다는 협약 내용은 소상공인을 죽이고 거대자본을 지원하겠다는 선포와 마찬가지이다”며 “인천시는 파문이 더 확산되기 전에 협약을 취소하고 소매업과 전통상인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골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수퍼마켓협동조합과 인천나들가게협의회는 최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자본과 일본기업의 소자본 시장 침투에 교두보 역할을 하는 인천시의 즉각적인 협약 취소가 없을 시 우리는 요구사항이 관철될 때까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시 관계자는 “코리아세븐을 지원한다는 협약 내용은 선언적인 의미로 넣은 것일 뿐 실제 혜택을 주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소상공인 단체 등의 우려를 감안해 코리아세븐과 협의를 거쳐 협약서에서 논란이 된 문구를 삭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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