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물류창고를 공개한다는 것은 대단한 거죠.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거니까요. 기업 입장에서 배송시스템을 섣불리 공개하긴 어렵죠.”
소셜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배송지연 사례가 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자 이마트는 이마트몰 당일 배송인 ‘쓱(SSG) 배송’의 전 과정을 공개했다. 시스루(See-through) 마케팅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시스루는 ‘속이 비친다’는 뜻이다. 제품의 생산·배송과정 등을 공개하는 것으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해 신뢰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이다. 고객이 온라인에서 구매한 상품이 어떤 과정을 거쳐 집까지 오는지를 공개하고 이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워 신뢰 향상과 충성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게 이마트의 구상이다.
정작 ‘로켓배송’ ‘슈퍼배송’ ‘원더배송’ 등으로 당일 배송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각축전(戰)을 벌인 소셜커머스 3사는 조용하다. 한 관계자는 “이렇게 치열하게 배송전을 해도 우리 위에는 오픈마켓, 대형마트까지 더 큰 공룡이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결국 배송전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빠른 배송 외에 다른 차별화 포인트는 소홀히 하는 듯 하다.
소셜커머스 업계는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소셜커머스를 접은 쿠팡을 비롯해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등 이른바 ‘소셜3사’는 그동안 인터넷·모바일앱 순방문자수로 순위 다툼을 했지만 소셜커머스 업계 전체 방문자수는 줄었다. 지난해 10월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KCSI)에서 이들 업계의 만족도는 전년 대비 하락 했다. 비교적 싼 가격과 빠른 배송이라는 강점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의 장벽이 사라지면서 대형마트나 오픈마켓 등 상위 유통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위해서라도 차별 포인트를 재설정 해야할 때다. 순간적인 고객몰이가 아닌 충성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요구된다. 이마트와 같은 시스루 마케팅을 통한 신뢰 쌓기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때론 속 보이는 마케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