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2의 테슬라’로 주목 받는 미국의 전기수소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주가가 사흘간 36% 폭락했다. “니콜라는 사기”라는 폭로설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니콜라는 “공매도 세력의 주가 조작”이라며 강하게 반박했지만, 주가 폭락을 막지는 못했다.
힌덴버그 이어 시트론마저 “사기”
11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니콜라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14.48% 폭락한 주당 32.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11.33% 폭락한 뒤 또 큰 폭 내린 것이다. 최근 3거래일간 낙폭이 무려 35.80%다. 종가 기준 79.73달러까지 올랐던 지난 6월9일과 비교하면, 석달여 만에 59.70% 빠진 것이다.
니콜라 주가를 흔든 건 금융정보업체 힌덴버그 리서치의 전날 보고서다. 힌덴버그는 “니콜라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버 밀턴의 수십가지 거짓말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기”라며 “상장사에서 이 정도 수준의 속임수를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월가에서 공매도 전문분석기관으로 손꼽히는 시트론 리서치가 힌덴버그의 손을 들어줬다.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시트론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힌덴버그가 (보고사를 통해) 니콜라와 관련한 모든 사기를 드러냈다”고 했다. 시트론은 심지어 법적 공방이 벌어질 경우 힌덴버그에게 관련 비용의 절반을 대겠다고 약속했다.
니콜라 “공매도 세력의 시세 조작”
이에 니콜라는 별도의 성명을 내며 반발했다. 니콜라는 이날 “우리 주가가 하락하는 것으로부터 수익을 내려고 주가를 조종하는 행동주의 공매도 세력이 소위 ‘보고서’라는 걸 냈다”며 “이건 정확하지 않고 보고서라고 할 수도 없다”고 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파는 투자 방식을 말한다.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되산 후 갚으면서 차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약세장에서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낙폭이 더 커질 수 있다. 니콜라는 힌덴버그를 두고 이같은 공매도 세력으로 치부한 것이다.
니콜라의 갑작스러운 주가 급락은 최근 테슬라 주가의 부침과 맞물려 더 관심을 모으는 측면이 있다. 올해 기록적인 폭등세를 보이며 뉴욕 증시 전체를 이끌던 테슬라는 최근 조정을 받고 있다. 이날 역시 장중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0.37% 오른채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는 천재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에서 이름을 딴 스타트업이다. 같은 인물의 성을 따 먼저 창업한 테슬라와 사업 당시부터 비교 대상이 됐다.
니콜라 충격파에 최근 파트너십을 선언한 GM마저 타격을 받고 있다. GM 주가는 전날 5.57% 빠졌고, 이날 0.96% 소폭 반등했다. GM은 “니콜라와 협력을 통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