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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세계 해운사 간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키우기’ 역시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만큼, 관련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상선과 SM상선 간 합병이 성사될 경우 국내 해운업 부활의 결정적 발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2개에 이르는 국내 근해선사들은 이미 자율적 통합작업을 전개 중이기도 하다.
현대상선, 3대 얼라이언스 ‘막차’…부활 고삐 당겼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011200)은 지난 1일 디 얼라이언스 정식 회원으로 가입하고, 관련 경쟁 당국의 승인을 거쳐 2020년 4월부터 2030년 4월까지 기존 회원과 협력을 펼칠 예정이다. 디 얼라이언스에는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 등 전세계 10대 해운사 중 3곳이 가입돼 있으며, 2M(머스크라인, MSC)과 오션얼라이언스(CMA-CGM, COSCO, 에버그린라인) 등과 함께 전세계 3대 해운 얼라이언스로 꼽힌다.
얼라이언스 가입은 최근 수년간 전세계 해운업계를 괴롭힌 물동량 증가세 둔화 및 선박 공급과잉, 그리고 이에 따른 운임 하락 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얼라이언스 가입 시 단독 운항사 대비 관리 비용의 절감이 가능하고 무리한 운항 역시 줄어들기 때문에 안정적 사업이 가능해진다. 또 기존 회원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잘 계획된 서비스 노선에 선박들을 적절히 배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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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양 선임연구원은 “3대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고 모든 위험이 해소된 것은 아니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의 선복량은 올해 6월 기준 42만5550TEU 규모로,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들인 하파그로이드(170만TEU), ONE(154만TEU), 양밍(65만TEU)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2020년 4월(2만3000TEU급 12척)과 2021년 4월(1만5000TEU급 8척)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인도받아 82만1550TEU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운 업계 내부에서도 이미 양사 간 합병의 필요성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국내 선사들은 2개의 원양, 12개의 근해 컨테이너선사가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스스로도 현재 자신들의 규모를 갖고는 더욱 치열해지는 정기 컨테이너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원양선사는 ‘글로벌 원 메가 캐리어(Global One Mega Carrier)’, 근해선사는 두·세개의 ‘리즈널 메가 캐리어(Regional Mega Carrier)’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중 근해선사 통합과 관련 현대상선의 입지 변화는 구심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근해선사 간 자율적 통합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해운연합(KSP) 관계자는 “근해 선사들은 일단 M&A 형태의 통합보다는 노선 통합으로 협력의 방향을 잡은 상황”이라며 “현대상선이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함에 따라 내년 4월까지 노선 정리를 진행함에 따라, 근해선사들 역시 현대상선 노선에 맞춰 향후 9개월 간 활발한 노선 통합 작업에 속도를 올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노선 통합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자율적인 M&A도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현대상선과 SM상선의 합병이 추진될 경우 근해선사들의 통합 작업도 달리 전개될 수 있다는 설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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