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선 신한DS 대표가 39년 동안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었던 비결이다. 조 대표는 신한금융그룹에서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여성이다. 서울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1983년 신한은행 공채 1기로 입행했다. 조 대표는 최근 이데일리 W페스타 참석을 앞두고 진행한 사전 인터뷰에서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입행한 것은 아니었다”며 “처음부터 일이 적성에 맞았던 것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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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조 대표는 과거 인기 있었던 WM·PB(자산관리) 분야로 넘어가지 않고 자신이 재미를 느꼈던 리테일(소매금융) 분야에 남았던 게 지금의 자리에 이르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은행에서 여자가 승진하려면 PB·WM으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수많은 동료들이 떠나던 시절, 장고 끝에 내가 재밌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리테일에 남았다”며 “지나고 보니 유행을 따르지 않고 리테일에서 남자 직원들과 부대끼면서 다양한 업무를 한 게 오히려 커리어상 경쟁력이 됐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때의 기억과 경험을 살려 CEO가 된 지금도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공들이고 있다. 조 대표는 “MZ(밀레니얼+Z) 세대는 나 때와는 달리 이미 회사 밖에 재밌는 게 너무 많다. 퇴사가 잦은 이들 세대를 잡으려면 회사가 나서서 재밌는 걸 제공해야 한다”며 “직원들이 떠나지 않는 게 결국 장기적으로 회사에도 이익이라는 판단에서 직원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한 다양한 필살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외부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팬들이 연예인들에게 선물하는 ‘커피차’를 보내는 이벤트를 시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조 대표도 늘 회사가 재밌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도 ‘퇴사 위기’의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가장 큰 위기는 첫아이를 낳고 휴직하던 당시 찾아왔다. 조 대표는 “IMF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여성들이 많이 그만둘 때 나 역시 퇴사하고 아이를 키워야 할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계속 일을 해서 “결과적으로 행복하다”는 게 조 대표의 얘기다. 조 대표는 “인간은 대부분 일을 하면서 살아야 한다”며 “따라서 가사든, 직장 일이든, 자기가 해야 하는 일의 가치를 만들고 세우는 게 전반적인 인생의 행복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 이 가치를 직장을 다니면서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리는 제11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연사로 나서 일과 자아실현, 행복 등에 관한 자신만의 스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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