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발의에서 민주당과 김 의원이 보인 자세는 뜻밖이다. 기업 지원 법안이라면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중대재해처벌법 등 반(反)기업 입법에 올인했던 과거 정책 방향과 확 달라서다. 투자세액공제 기한을 6년 연장해 주려던 정부·여당의 21대 국회 K칩스법이 다수당인 민주당의 비협조로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 것과도 대조된다. 공제 기한을 4년 더 늘리고 시설 투자·R&D 세액공제 비율을 10%포인트 일괄 인상해 주겠다는 점에서 정부·여당 안보다 통이 크다. 법안이 통과되면 시설투자 공제율은 대기업 25%, 중소기업은 35%로 높아진다.
문제는 실천 의지다. 민주당은 종부세, 상속세 개편 논의 과정에서 드러났듯 당내 의견 수렴에서 갈등을 넘어서지 못한 데다 정부·여당과의 경쟁을 의식해 없던 일로 되돌리는 등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만큼은 달라야 한다. 미국·일본·유럽 연합(EU)등이 반도체 패권에 사활을 걸고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퍼붓고 있는 현실을 바로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이념과 진영을 넘어선 건전한 정책 경쟁이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살찌울 수 있음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